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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재다능르코 Sep 13. 2020

나는 3,480원이였다.

돈.알.못에겐 시간이 없다

[매주 금, 토, 일 브런치를 통해서 발행합니다]

이번 르코의 돈공부보고서는 #프로경험러실험보고서[https://brunch.co.kr/magazine/experiencepaper]의 결과물인 셈이요. 돈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담아갈 예정인데요. 이 글을 읽어가시다 보면, 나는 왜 돈과 친해지지 못할까라는 질문에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는 힌트가 될 수 있어요. 그리고 같이 실천해갈수 있고요. 돈. 알. 못이었다가 돈과 친해지고 있고, 최종 목표는 #경제적 자유예요. 함께 생각하고 나아가요! 잘 부탁드립니다!



#돈을 몰랐던 과거


03. 나는 3,480원이였다.


2020년 최저시급은 8,590원입니다. 최저시급이라는 말에서 사람들은 대부분 '시급'에 초점을 맞추곤 합니다. 나는 시간당 얼마를 벌 수 있나? 라는 부분이죠. 제가 대학생이 되어 아르바이트를 하던 해는 2007년이였습니다. 당시 최저시급은 3,480원이였죠. 이 글을 지금 읽으시는 분들 중 이 숫자를 보고 '나는 더 적었지 / 맞아, 그땐 그랬지' 혹은 '저걸로 어떻게 살아' 라며 다양한 반응을 보이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같은 돈을 보고도 다른 관점을 갖기 때문이죠.


하나 당시의 저는 그 관점이 없었습니다. 처음 친구의 소개로 하루 일당 오만원의 일일아르바이트를 했던 날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하루 종일 서서 매대의 물건을 팔고, 목표보다 더 팔면 더 주겠다라는 제안, 최저시급이 5,000원도 안되는 시점에 하루를 일한다고 이만큼을 준다니 라며 그렇게 좋아했습니다.


'우와, 하루에 5만원이면
일주일에 35만원,
한달이면 150만원이네?
매일 이렇게 일하면 금새 부자되겠지?'

라는 생각으로 다른 사람보다 높은 시급을 받으니 이득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최저'가 아닌 '시급'에만 초점을 둔 가치관은 제게 꽤 많은 시간을 빼앗아갔습니다.


시급을 기준으로 저는 돈을 많이 버는 사람, 돈을 적게 버는 사람으로 나누어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나보다 적게 버는 사람과 나보다 많이 버는 사람의 기준점을 시급이라는 말에 둔겁니다. 이건 생각보다 더 어려움을 많이 만들었습니다.


한달에 10만원을 벌다가, 20만원을 벌게되니 더 시간을 투자하면 더 벌지 않을까라는 욕심이 점차 커졌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일하면 금세 제가 처한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않을까라는 생각에 빠져버리자 제가 좋아했던 모든 일들이 사치가 되고, 불행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좋아하던 독서도 슬럼프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는 시간에 일을 더 하는 게 낫지않을까? 라는 생각때문이였습니다.  대학생 제가 벌 수 있는 시간은 한정적이였습니다. 학교가 끝난 시간을 이용해야했고, 과제가 많으면 두개를 다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스트레스도 많았습니다. 돈을 벌 수 있는 건 시간이 있어야한다는 강박은 놀거나 쉬거나 시간낭비를 부리는 저를 용서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하고싶은 일에도, 좋아하는 일에도 재미가 사라졌습니다.


제 스스로 자신을 1시간 3,480원짜리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대학을 장학금을 받고 다니고 있는데도 그게 자랑이라고 생각하기는 커녕 다른 친구들은 학비낼 돈이 있고, 나는 없으니 해야한다고 마지막 배수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매일 저녁 노는 친구들이 부러웠고, 시험성적에 연연하지 않아도 되어보이는 동기들이 밉기도 했습니다. 조별과제를 해야하는 시간은 정말 큰 사치였습니다. 그 시간에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내게 주어진 과제를 조금이라도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내가 조금 더 과제를 하더라도 밤을 새기 일 쑤였습니다. 장학금은 학교를 다닐 수 있는 유일한 길이였습니다.


게다가 다른 사람에게 가난한 사람으로 보이는 게 싫어 돈이 없어 점심을 못 먹는 날은 도서관에 가야한다며 핑계를 대고 하루종일 박혀있었습니다. 학생답게, 그 시절답게 보내는 법을 잃어야했습니다. 결국 저는 2년을 다니고 휴학을 선택했습니다. 주변에는 편입을 해보겠다고 말했지만 사실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었습니다. 타인과의 비교에 지쳤고, 생존의 두려움에 떠는 제가 싫었습니다. 휴학 후 최소한의 아르바이트 외에는 전부 시간을 낭비했습니다. 나도 이런 사치를 부릴 수 있어라고 시위하듯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놀았습니다. 6개월 쯤 시간을 낭비하다가 그제야 조금 정신이 들었습니다.


이대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겠네, 방법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하다가 아르바이트를 늘려봐야겠다고 찾던 중 기존의 승,하차 담당을 하던 영어유치원에서 제안을 받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승차 1시간 1만원, 하차 1시간 1만원해서 하루 딱 2만원을 버는 일이였는데요. 돈이 아까워 다른 데는 못가고 총무 선생님의 배려를 받아서 유치원에서 일을 도우며 점심을 먹고, 남는 시간에 책을 읽거나 쉬는 시간으로 활용을 하고 있었는데 할 수 있는 일을 도와드린 거였는데 때마침 아이들 배우는 교재에 맞는 영어단어장을 자체제작해야하는 일이 필요했고 총무선생님의 추천으로 제게 기회가 온 것이였습니다.


영어단어장을 만드는 일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였습니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잘 못 다루는 사람들에겐 오래 걸릴 작업이였지만 평상시 많이 쓰는 제게는 익숙하고 쉬운 일이였습니다. 한달에 40만원정도를 벌다가 한 주에 18-20만원을 벌게 되었습니다. 학원에 머무는 시간은 같았는데 월급이 2배가 넘게 차이가 났습니다. 능력을 인정받으니 같은 시간에도 돈을 더 벌 수 있구나를 배운 시간 이였습니다.


그제서야 제 주변분들이 받는 월급이 궁금해졌습니다. 어떤 직업이 얼마를 받는 지 검색해보며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모두가 단순히 '시급'을 기준으로 받는다고 생각했는데, 관심이 생기고 찾아보니 달랐습니다. 모두가 같은 시급을 받는 게 아니였습니다. 직업에 따라, 직무에 따라, 능력에 따라 전혀 다른 시급을 받았습니다. 그제서야 왜 '최저시급'인지를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1시간을 기준으로 받는 돈이 모두 달랐습니다. 국가에서 노동자를 보호하겠다고 최저로 받을 수 있는 법정금액을 정해둔것이지, 각 사람이 벌 수 있는 가치를 환산한 게 아니였던거죠. 그제서야 경영학을 전공하면서 배웠던 내용들과 도서관에서 읽은 많은 경영, 경제서의 내용이 제대로 와닿기 시작했습니다. 돈의 기준을 시간으로 보면 #빨리 와 #많이 밖에 보이지 않게 됩니다. 그러면 지금 현재 살고 있는 삶의 가치가 하찮아집니다. 시간은 금이다, 인생은 한번뿐이다라는 의미도 퇴색되어져버리고 수치에 이르지 못한 나를 하찮게 대하게 됩니다.


어릴 적 읽은 '개미와 배짱이'가 얼마나 잘못 각인되어 있었던 걸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경제관념은 단순히 돈을 많이 벌고, 빨리 번다는 게 아니라, 살아가는 삶에서 내가 놓치고 있는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는 데에 진짜 가치가 있습니다. 시급으로 스스로를 생각하며 산다는 건, 내가 받는 월급을 다른 사람과 끊임없이 비교하며 더 많이 벌지 못하는 나를 자책하게 되는 겁니다.


저라는 사람을 생각하는 기준이, 제가 가진 능력이 '시급'으로 단순하게 환산되어야할 이유가 없었는데도 그렇게 생각해왔던 것입니다. 누군가가 나를 알아봐주기만을 또 기다린거죠. 그때부터 가치에 중점을 두고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였고 제가 잘하는 걸로 돈을 벌 수 있되 효율이 높은 걸 찾기 시작했습니다. 작은 회사에서 온라인 마케팅을 했고, 성과가 좋아서 회사에서 저만 정시출근, 정시퇴근을 요구해도 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후엔 같은 시간대비 더 돈을 받을 수 있는 일도 선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바뀐 태도는 많은 것을 바꿀 수 있었습니다.


휴학 후 돌아간 학교에서 더이상 선택적 제약에 목매고, 동기나 선,후배에게 가난한 사람으로 보일까 눈치를 보는 제가 사라졌습니다. 더이상 탓을 하기보다 제가 잘하는 걸 알리며 사는 게 이득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입니다. 생각이 바뀌고 들었던 학과에서 만든 프레젠테이션 수업에서 저는 제 강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제가 생각하기엔 연습량이 턱없이 부족했는데, 교수님들은 칭찬을 해주셨고 이 기회로 학술제와 타학과 학생들 100명 앞에서도 발표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들이 주어졌습니다. 그리고 교내경진대회에서도 2차례 수상을 하며 상금을 받았습니다. 그 상금으로 저는 '시간'의 가치를 더 공부하고 싶어서 플래너를 구입했습니다. 하찮아서 기록하지 못한 시간들을 제대로 기록하며 가치를 보기로 한 것이였습니다. 하나에 10만원을 넘게 주며 사면서 내 시간이 이 가치를 넘어설거야라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자 저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나눠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대학생활을 힘들어하는 후배들에게 대인관계나 학점관리에서 도움을 주게 되었습니다. 달라진 시간의 가치가 행동을 바꾼 것이였습니다. 실제로 4학기 중 3학기를 장학금을 받게 된 후배도 있었습니다. 그 후배는 이후에 저보다 사회생활을 먼저 시작했고, 제게 좋은 성장의 기회였던 일자리를 소개시켜주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외부활동도 하면서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하자, 더 이상 시급에 매여 생각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장학금을 받는다는 게 얼마나 가치있는 일인지가 명확해졌고, 학교 다니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비용만 벌며 다른 시간들을 스스로에게 더 투자한 결과 4년평균 4.5만점에 4.44라는 평점으로 1년의 휴학은 있었지만 실제로는 7학기만에 졸업할 수 있었습니다. 대단해서 해낸 게 아니라 잘못된 관념을 벗어나자 해낼 수 있었습니다.


독자님은

독자님의 월급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독자님의 시간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어떻게 하면 더 돈을 벌 수 있을까에 치중하여

혹시 지금 제대로 바라봐야하는 본질을 놓치고 계시진 않으신가요?


스스로의 가치를 어떻게 보고있는지
한번 생각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가치있는 나라는 사람을 놓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월급과 시간에 대해서 더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르코에게 연락주세요.  https://bit.ly/2Ikiq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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