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재다능르코 Nov 29. 2021

생애 처음으로 연예인과 영상통화하다

04. 영상통화 후기

영통, 영통팬싸: 코로나이후 직접 팬들을 만날 수 없자 생긴 행사, 영상통화 혹은 영상통화팬싸인회를 개최하여 지정된 시간동안 연예인들과 통화를 할 수 있다.


평상시와 별다를 거 없이 유니버스(엔씨소프트에서 개발, 운영하는 K-POP엔터테이먼트 앱. 아티스트와 팬을 만나게 해주고 다양한 온,오프라인 팬덤활동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플랫폼)를 보다가 오마이걸이 메인에 떠있는 걸 우연히 눌렀다가... 



오마이걸과 1:1 LIVE CALL 이라는 이벤트를 발견했다. 처음에는 대체 이게 뭔가 싶어서 쳐다보니....무려 1:1 영상통화를 3분동안 할 수 있는 기회였다. 처음으로 팬싸인회며, 콘서트를 가고 싶어진 덕질이였기에... 직접 만나는 건 아니여도 만약 당첨만 된다면 어마어마한 기회였다. 팬이 되고나서 덕분에 정말 삶이 즐거워졌고, 행복해졌다고 꼭 한번은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기에 더더욱 눈에 들어왔다.

멤버당 30명씩 총 210명을 뽑는다면, 내가 뽑힐 확률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당연히 들었지만 해보고 싶은 건 하고나서 후회하자였고 응모권을 획득할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늦덕인 내가 꾸준히 접속한 다른 팬들의 응모권 갯수를 따라잡을 방법은 딱히 없어보였으나 6일간 클랩(유니버스 내 포인트)을 모을 방법으로 나는 게임을 시작했다. 잘하지도 않는 게임어플을 동시에 깔고 레벨업에 도전했다. 주변에서 내가 게임하는 걸 보고 대체 왜하는거야? 원래 안하잖아? 라는 말을 엄청 들었다. 응, 맞아...게임을 위해 하는 게 아니라 덕질과 관련이 있어서 하는거야. 라며 이야기를 했다. 다들 어리둥절했다. 덕질을 하면서 평상시와 전혀 다른 나의 모습들에 사람들은 신기해했다.


모으면서도 대체 몇개면 될까 가늠도 안되었다. 팬카페에 들어가보니 마감날에는 서버가 불안정하니 응모될 때 미리미리 하라는 말과 몰빵(한 멤버에게)을 해야 뽑힐 확률이 높다는 꿀팁(?)들을 볼 수 있었다. 


안되겠지...
그래도 한번은 시도해봐야지!


기대를 크게는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6일간 뭔가 두근두근했다. 만약 되면 얼마나 좋을까하면서 말이다. (마치 로또사서 기다리는 일주일같은 느낌이랄까?) 





결과는....?








내 인생 첫 덕질은 행운과 행복이였다. 두명의 멤버인 승희, 비니를 응모했는데 둘다 되다니...이것도 초심자의 행운이 있나라며 엄청 기뻐했다. 당첨자가 적는 구글폼을 적는데 정말 이렇게 신중하게 뭔가를 적어본 적이 있나 싶을정도로 신중을 기했다. 그리고 기다리는 일주일 정말 ................... 두근두근


두근두근은 좋았는데, 일주일내내 문제도 있었다(?). 3분이라는 시간이 주어지는데 나는 대체 무슨 말을 해야할까를 엄청 고민했던 것이었다. 나도 매우 당황했다. 2시간짜리 강의안을 준비하고, 500명 넘는 사람들 앞에서 강의할 때도 이렇게 떨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대체 나는 왜이리 떨리는가를 고민했다. 뭐든 처음은 설레임이 너무 높았다.......


다른 가수를 덕질하는 친구랑 이야기를 하면서 무슨 말을 할지 생각해보고, 유튜브에서 다른 팬들은 대체 영통시에 뭘 하는지 엄청봤다. (다들 뭐이리 재주가 좋은가..좌절하고) 팬카페에 가서도 물어봤다. 미라클분들이 미리 하고싶은 이야기만 준비하라고 하고, 평소 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보라고하고 응원도 해주었다. 일주일내내 나름 할말을 정리했는데 3분...할말을 제대로 못하며 버벅대는 시뮬레이션.....만 몇번을 했는지 모르겠다.


결론은 "솔직하게"이야기하자.



그리고 다가온 D-day. 

영상통화 자체가 처음이여서 실수라도 하지 않을까 엄청 떨리는 마음으로 대기하고 있었다. 처음에 테스트콜이 있는지 몰라서 부재중에 엄청 놀라고, 담당직원분의 전화를 한번 끊기도하고 (죄..죄송해요) 당황당황x100. (모르는 게 너무 많았다) 


두명의 멤버가 당첨되어서 순번이 서로 어긋나 있었는데, 오마이걸 비니는 순번이 5번, 오마이걸 승희는 순번이 27번이였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종이가 떠있어서 "뭐지..."이러면서 화면을 가까이에서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화면이 변하더니 브이하며 웃고있는 비니가 나타났다! (내 얼굴이 너무 놀란 표정이라 스티커 붙........ 친구가 비니 얼굴도 놀랍지만 네 얼굴이 더 놀랍다고 했...) 


나름 하고싶은 말 열심히 준비해간다고 "배유빈"으로 삼행시 준비해서 했는데, 굉장히 밝게 이야기했는데 갑자기 비니가....울어서 매우 당황했다. 처음 보는 사람의 말인데도 엄청나게 경청해주는 자세가 참 따뜻해서 괜히 팬들이 배다정이라고 부르는 게 아니구나 싶었는데, 갑자기 듣다가 1분만에 눈물을 보이는 비니를 보면서 팬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참 크구나를 더 느꼈다. 


그 모습을 보고있으니 비니가 한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 생각났다.


제가 하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고
그걸 보고 누군가
치유받을거란 생각은 못했는데
너무 감사했어요.
그런 보람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것 같아요.
- 오마이걸 비니


안 울려고하는 모습이 더 이쁘게만 다가왔다. 나 참 좋은 사람들을 좋아한 거 맞구나라고 다시금 느꼈다. 그리고 부탁도 했는데, 갑자기 울먹울먹하던 표정에서 씩씩하게 표정이 바뀌면서 "네!"하고 뭔지 들어주는 모습도 참 귀여웠다. 책을 쓰고 있는데 원고쓰는 게 너무 힘들다고 책 잘 쓰라고 응원해달라고 했는데... 책 나오면 꼭 읽어보겠다고 약속을 해줬다. ( ㅠㅠ감동)... 나는 모든 걸 다 얻었다. 



두번째 멤버는 승희였는데, 승희는 재간둥이답게 꺼진 화면에서 직원인듯 "OO씨 맞으시죠?" ...라고 해서 "네..? 화면이 꺼져있는데요?"라고 묻자마자 갑자기 짜짠! 하고 저렇게 등장해서 난 또 놀랐다...(내가 이렇게 잘 놀라는 사람이였나...?) 


나는 오마이걸을 승희를 통해서 알았기에 그 부분을 이야기해주고 연예인 처음 좋아한다고 이야기하고 "현승희"로 삼행시 준비해서 갔는데, 승희가 정말 감동이였다고 했다. 이런 큰 감동을 받아도 되는지라며 이야기를 해주는데 승희는 한마디한마디가 진짜 깊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구나 싶었다. 


승희는 평상시에도 팬들에게 친구같이, 가족같이, 연인같이 말해주는 걸로 유명하다. 


다른 누구도 아닌
그대여서 늘 고맙습니다.

사람 대 사람으로
서로 많이 사랑하자.

오늘도 많이많이 사랑했고
내일도 많이많이 사랑할게!
- 오마이걸 승희


3분의 통화안에서도 정말 그게 느껴졌다. 짧다고 하면 짧은 그 시간 처음보는 사람과의 대화에서도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시간이였다. 삐삐빅 하고 시간알람이 울렸는데도 해주고 싶은 말을 위해 몇초를 더 사용해주었다. 진짜 고마웠다. 승희에게도 응원을 받았는데 승희역시 책을 내면 꼭 읽어보겠다고 이야기를 들었다.


내가 영상속에서만 보던 오마이걸은 영통에서는 더 따뜻하고 좋은 사람들이었다. 받았던 응원을 상기할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오늘도 이글 쓰면서 그날 생각하니 마음이 따뜻해진다. 2주나 지났는데도..)


두 사람과의 통화는 더더욱 팬심이 불타오르기도 했지만, 그 짧은 시간의 통화에서 많은 태도를 배웠다.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통화에서 나도 더 응원해줘야지. 저렇게 들어줘야지, 말해줘야지 하며 다짐하게되는 시간이였다. 덕질은 내 생각보다 삶의 순기능이 많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의 응원은 힘이 쎄요.
여러분은 누구의 응원을 받으면
더 힘이 날 것 같은가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