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과 다른 늦은 점심을 먹었습니다.
그냥 먹을 수도 있고 떼울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떼우고 싶지 않았습니다.
굳이
기어이 나를 위한 식사를 했습니다.
시간을 들여서 메뉴를 선택했고
충분한 시간을 두고 식사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굳이
산책을 갔습니다.
하늘이 하늘빛으로 다림질을 해놓은 것처럼
파랗고 맑고 깨끗한 날이였습니다.
산책을 하다가 그 풍경 한가운데에 자리를 하고는
제가 읽은 텍스트를 곱씹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뭐하나 싶은 모습이였을겁니다.
하지만 곱씹고 또 곱씹고
쏟아져나오는 제 생각을 종이에 적고 또 적었습니다.
신기하게도 그동안 정리되지 않았던 꽉 막힌 생각들이
글로 쏟아지는 순간 몇번을 울컥했습니다.
갑자기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마음을
제가 감당하지 못해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습니다.
왜그리 오랫동안 제가 괴로웠는지 알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굳이
시간을 들여서 나에게 다정한 행동을 해줘야 합니다.
가끔 계획에도 없는 사소한 일들을 해줘야 합니다.
생각도 하지 않았던 작은 순간들을 만들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을
만나는 순간을 만들려고 노력한,
친해지고 싶어했던 마음을,
기억해보세요.
내가 나를 만나는 길을 잊지 않을 수 있도록 해줘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