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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회중년생 Oct 09. 2019

시작

아침, 커피, 책 그 환상의 조합



독서의 시작


매일 아침, 스타벅스에서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은 2018년 3월 19일부터였다. 지식 열등감이 조금씩 커지던 시기, 이직에 대한 필요성을 느껴 매일 아침 카페에서 이직 준비를 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때 느낀 상쾌함은 아직도 너무 싱그럽다. 살짝살짝 닿는 차가운 공기. 아침 햇살이 닿아 질감이 더 눈에 띄는 책 종이들. 손 끝으로 종이 질감을 느끼며 책을 읽으면 알 수 없는 호르몬이 막 샘솟는 기분이다.

별생각 없이 '잘 어울리긴 하지' 생각했던 커피와 책이 이렇게나 찰떡같은 조합임을 몸소 느끼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6개월이 지난 후 가고 싶은 회사로 이직을 했다.(야호!) 그래도 모닝 북타임은 계속되었다. 책 읽기가 습관이 되고 나니 아침에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듯 하루를 개운하게 해주는 일상의 낙이 되었다.






초보 독서가의 책 읽는 방법


2019년 한 해 동안 총 20권의 책을 읽었다. 원래 목표는 48권이었다.(일주일에 한 권씩 읽어야 하는 빠듯한 일정이었다.) 알차고 빡센 걸(?) 좋아하는지라, 한 해 권수 목표도 버겁게 잡고 매일 읽을 할당량을 정해 쫓기듯 책을 읽었다. 소설은 읽다 보면 등장인물을 까먹어 버린다. 그래서 나중에 캐릭터가 다시 등장하면 기억이 잘 나질 않아 소설에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이를 해결할 방법으로 등장인물들을 메모했다가, 그 인물이 다시 등장할 때 적어둔 메모를 참고하면서 읽으면 스멀스멀 기억나 소설에 집중할 수 있어 유용했다.
읽은 책이 점점 쌓이니 지나간 책도 점점 잊혀갔다. 더욱이 쫓기듯 책을 읽다 보니 빨리 읽은 만큼 기억에서 더 빨리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다. 독후감을 거창하게 쓰려니 부담스러움에 안 쓰게 될 것 같아 메모장에 간단하게 인상 깊은 구절이나 느낀 점을 적기 시작했다. 일단 가끔씩이라도 들여다보고 기억할 목적이었다.
그렇게 1년을 작성한 독서 메모 리스트를 보니 책을 다시 기억하고 떠올리기 좋았다. 또한 독서 흔적이 남아 뿌듯했다.


2019년을 돌아보니,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가 미련에 남는다. 사실 과학 & 철학의 조합이라 관심이 가는 것도 있고, 급하게 읽다 보니 체한 기분이 들어 다시 한번 정독해보고 싶긴 하다. 연초에 책 휴가를 내고 코스모스를 다시 읽어볼까 생각도 든다. 이건 좀 고민해봐야겠다.(결국 고민하다 연초에 휴가를 내지 못 냈다.) '다자이 오사무'라는 작가도 인상 깊다. 인간실격과 사양. 우울한 감성이 마구 묻어 나오는 문체가 참 매력적이다. 내년에도 그의 책을 더 읽어보고 싶다.





2020 책 다짐


2019년 한 해 동안 책을 읽은 후, 2020년 또 새롭게 책 계획을 세우려다 보니 문득 '방향이 잘못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는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읽었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2020년은 권수 목표를 만들지 않기로 했다. 책을 얼마나 이해하고 통찰하느냐를 목표로 할당량은 그때 그날의 컨디션에 맡기기로 했다.

그리고 메모하는 김에 좀 더 다듬어서 브런치에 서평을 적어볼까 한다. 다행히 2018년에 써 둔 독후감 몇 개로 브런치 작가로 등단(?)했다.

책을 읽고 흔적을 남겼던 2019년을 지나, 그 흔적을 좀 더 보기 좋게 정리해서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서를 하며 배운 지식과 생각을 글로 잘 정리해볼 생각이다. 차곡차곡 쌓여 2020년 연말에는 더 뿌듯한 한해로 기억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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