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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연양 Oct 15. 2019

자꾸만 모텔에 들어가자고 하는 여자.



 그녀는 감정 기복이 꽤나 심한 편이었다.

 과거에 우울증을 한번 앓고 나서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모두 잃고 자신이 왜 사는지까지 의문을 품은 적도 있다고 했다. 그걸 반영하는 듯이 그녀의 폰에는 비오는 날에 어울릴 법한 잔잔하고 저음의 목소리를 가진 가수들의 노래들이 가득했고, 그러다가 몇 주 몇 개월을 집에만 있었던 적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역시 그렇게 살 수는 없었기에 다시 용기 내어 사회생활에 나왔다. 그래도 그 어떤 곳도 오래 버티지 못하고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그녀는 술을 참 좋아했다. 술 자체를 좋아하는 것으로 보였지만, 술자리로 인해서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떠들고 웃는 자리 자체가 좋다고했다.

"술이 들어가면 거리낌도 없고 뭔가 우울했던 마음도 풀리는 것 같아서 좋아요."

 뭐가 그렇게 그녀를 우울하게 했던 것인지. 굳이 묻진 않았다.


 하지만 그 술들로 인해서 살이 계속 찌는 건 당연했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을 했다가 혐오스럽다는 반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아무리 그래도. 사람이 사람을 좋아한다는데, 그렇게 싫어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에 상처는 처음엔 얕았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계속 곪아갔다. 무엇보다 자기가 좋아하고 끊을 수 없는 것으로 그런 말을 들은 것 같아 스트레스를 받는 연속의 굴레나 다름 없었다.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술로 인해서 풀고 도망쳤고, 술로 인해서 또 다시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만드니 스스로의 외모에 콤플렉스까지 가져가고 당연히 자신감도 낮아지는 것 같았다.

 그런 그녀에게 운동이라도 열심히 하라는 말은 할 수 없었다.

 그건 그것 조차도 스트레스가 될 것이니 말이다.

 그래도 그런 말은 자주해주었다.

"담배 끊어. 몸에 안좋아." 라고.

 하지만 그녀는

"싫어요. 내 몸이잖아요." 라고 말했다.

 그렇게 대답이 돌아오니 뭐라 말할 수가 없었다.

 그런 내 감정이 표정에 드러났는지 그녀는 이내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랬었다고 한다.

 그건 나만 아는 그녀의 사실이고 과거였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는 그녀에게선 그런 걱정을 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쾌활했다.

 그녀는 사회생활을 정말 잘한다고 느낄 정도로 상사의 기분에 다 맞춰 추며, 우울증이라는 마음의 병을 앓을 거라는 상상도 할 수 없어 보인다. 잘 웃고 잘 어울려주고 불합리에도 잘 참는 그런 사회원이 되어 있었다. 그 어떤 상사도 그녀를 싫어하는 사람도 없었고 그녀가 있고 없고의 분위기 차이는 상당했었다. 


 무엇보다 그녀는 나에게 너무나도 저돌적이었다. 위협적이라고 느낄 정도로.




 그녀와의 첫 만남은 그녀가 신입사원으로 입사했을 때부터였다.

 몇 주 전에 면접이 진행된 것은 알고 있었지만 갑작스럽게 마주해서 살짝 놀라기도 했다. 나는 상사의 소개로 앞으로 케어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직속 후배처럼 여기저기 같이 다니면서 일을 가르쳐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작은 규모의 회사다 보니 직속 후배니 어쩌니 할 것도 없이 나 말고는 일을 가르쳐줄 사람도 없었다. 누군가에게 모르는 것을 가르쳐준다는 것은 내가 좋아하는 일이기도 했었고, 후임이 생기니 좋기도 했었다. 

 

 사실 그녀는 나에게선 첫인상이 좋았던 건 절대 아니었다.

 일을 가르쳐주려고 이것 저것 알려주고 지적을 했더니 돌아오는 말은

"지금 저한테 텃세 부리는 거에요?" 라는 생각치도 못한 답이었다.

 그런말은 처음 들어보았다.

 여태것 그런 곳에서만 일했던 것인지 아니면 내가 그런 곳은 피해서 일했던 것인지 후임에게 알려주는 행위가 텃세로 보일 거라곤 생각치도 못했다.

 하지만 이내 불편했던 마음은 지우기로 하고 같이 잘 지내보려고 애썼다. 어디까지나 앞으로 같이 일할 사람으로서 인식을 했을 뿐이지 남성이니 여성이니 따로 바라지도 가리지도 않았다. 무엇보다 그 정도로 회사의 일손이 부족하기도 했었고, 무엇보다 나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에 반갑기도 했다. 나이도 한 살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서 선후배간이기도 하지만 상사들이 없었을 땐 조금 친근하게 지내기도 했다.


 그렇게 일을 가르치고 열흘 정도 지났을 때, 그녀는 평소와 다른 것을 느꼈다.

 개인 사정이 있겠다고 여겨서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했지만, 자꾸 다른 생각을 하며 일을 하는 게 마음에 걸려서 따로 이야기를 해보았다.

"저기... 사실은요."

"뭐길래... 그냥 말해. 윗사람들에겐 말하지 않을게."

 그녀의 사정은 이러했다.

"원래. 이 회사 면접을 보기 전에 다른 곳의 회사 면접을 봤었어요. 근데 합격을 통보해주고선 계속 대기상태로 있었거든요. 처음엔 계속 기다렸다가 그게 길어지니까, 저는 그게 불합격한 거나 다름없다고 생각해서 이곳에 오게 되었는데 이제 와서 그쪽에서 연락을 주시더라고요."

"그쪽으로 오라고?"

"자리가 생겼는데 오겠냐고 묻더라고요."

 그 직장은 상대적으로 규모는 꽤 큰 편이었다. 하지만 지금 고민을 하는 그녀를 보면 갈등이 있는 모양이었다. 좀 더 안정적인 직장 쪽을 원하는 건지, 아니면 이쪽 생활이 괜찮은 건지, 아니면 그쪽으로 가게 되면 나가게 돼서 미안한 마음이 드는 건지. 여러 가지 생각이 많아 보였다.

"다른 사람들에겐 말하지 않을게, 그래도 정리가 된다면 확실하게 보고하는 게 좋을 것 같아. 결국엔 네 일이고 네 미래인 만큼 네가 선택해. 누구도 나무라지 않을 거야."

 다른 사람이 그녀의 인생을 챙겨주는 건 아니기에. 나는 그런 조언을 했다. 

 그렇기에 나는 그녀가 퇴사를 하고 그쪽으로 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녀는 이곳에 남았다. 나는 사실 이해를 하지 못했다. 그녀는 그쪽으로 가는 게 더 안정적이긴 하지만 지금 다니는 회사가 적응을 해가며 생활도 만족하는 편이라서 계속 다니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러한 사실이 있었다는 것도 다른 회사원들도 알게 되었다. 

 사내 사람들은 딱히 그게 '의리'라던지 '가족'같은 분위기로 엮어가진 않았다. 사실 이곳과 저곳을 간 보는 게 아니냐는 말도 있었기에 반감을 사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계기로 인해 그녀는 회사에 더 적응해 나가기 시작했었고, 내 도움도 필요 없을 정도로 하나하나 잘해나가기 시작했었다.

 회사 사람들과 일을 하며, 혼날 것은 혼나고 칭찬받을 것은 칭찬받고. 일이 끝난 뒤에는 회식에도 꺼려하지 않았고 회식의 횟수가 늘면 늘 수록 분위기를 잘 녹아들었다. 애초에 그녀는 술을 매우 좋아하는 것으로 보였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좋아해 이제야 적응이 끝나가는 것만큼 완전히 직장동료가 되어가고 있었다.


"오빠. 오늘은 한잔하러 안가?"

"나는... 글쎄. 술은 별로라서."

 하지만 그녀의 그런 태도가 시작되면서 나는 내가 다니는 회사가 정말 근본이 없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회사 안에서는 선배라고 꼬박꼬박 붙였지만, 상사들이 없었을 땐 공적인 호칭은 배제하기 시작했었다. 나는 그런 태도가 사실 너무나도 당황스러웠었다. 갑자기 사람이 바뀌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냥 그만큼 친해졌고 더 친해지고 싶은 모양이라고 여겼다. 그럼에도 내가 다니는 회사가 규모도 크고 체계가 확실한 곳이라면 그녀가 이런 태도를 할까 싶었다.

"맨날 술 안 마시더라? 회식에도 사리고."

"술 잘 못해. 주사도 있고."

"주사 있어? 나 그거 보고 싶다~"

"그럴 일 없어."

 그녀는 나를 억지로 술을 먹이고 싶어 했다. 

 술을 못하는 건 아니지만, 술을 마시면 매번 후회를 하기 때문에 안 마시려고 했다. 

 그러면 그녀는 같이만 있어달라고 맥주 한잔만이나 마셔달라고 말하자. 그러기로 했다. 

 

 우리는 회사 근처에 있는 대학가를 넘어서 술집거리를 향했고 그 뒤편에는 모텔촌의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것들이 보였다. 

 이곳은 처음 와보는 것이었기에 그런 장면도 꽤나 신기했다.


 술은 내 돈 주고 먹는 적은 별로 없었기에 술과 안주를 주문하는 것에 돈이 아깝다고 느껴지기도 했다. 맥주 또한 수입인 건지 차가워도 텁텁한 맛이 남는 게 맛도 없었다. 

"오빠 진짜 술 안 마셔?"

"안 마신다니까."

"난 진짜 오빠가 술 취한 거 보고 싶은데. 한 번도 본 적이 없지 왜?"

"안 마시니까 그런 게 없지."

 그리고 그녀는 살짝 술기운이 올라 보이는 얼굴로 나를 보면서 말했다.

"오빠."

"어?"

"최근에 섹스 언제 해봤어?"


 처음 받아보는 질문에 대체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하는 건지 꽉 막혀왔다.

 애초에 뭘 물은 건지 다시 들어보고 싶을 정도였다.

"어?"

 그리고 나의 반응을 보니 피식 웃곤 했다. 마치 예상했다는 듯이 웃고 나서는 말했다.

"나랑 할래?"

 나는 그녀가 취했다고 판단했다.

 나는 내가 보수적인 성격을 가져서 인지, 성에 대해서도 꽤나 보수적인 편이었는데, 이렇게 그런 말을 먼저 대놓고 들을 줄은 몰랐다. 

 나는 동시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던 클럽을 떠올렸다.

 클럽에 가면 이런 식으로 엮이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말이다. 

"야. 너 취했어. 들어가자."

"맥주 하나 먹고 뭘 취해. 하나도 안 취했어."

 정말, 얼굴은 하나도 취기가 보이지 않았다. 사실 취한 거라고 판단하고 싶은 거나 다름없었다.

 나는 계속 그녀를 집으로 보내려고 했고, 그런 모습에 그녀는 더 적극적으로 모텔을 가리키기도 했다.


 그건 그날 하루만 그러는 게 아니었다.

 그 날 이후로 다른 누군가가 들으면 성희롱하는 게 아닐까 하는 음담패설 같은 말들이 자주 지나갔고, 그게 익숙해지다 보니 그건 정말 장난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내 반응이 웃겨서 그러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묘한 무서움은 있었다.


 평소에도 성관계를 하고 싶다는 욕구는 분명 있었지만, 그런 말을 들었다고 한들 바로 그녀의 손목을 잡고 모텔 안으로 데려가 그 방안을 뜨겁게 달구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저 이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 변명을 생각해야 한다는 욕구가 더 앞섰다.

 그게, 정말 무서웠다.


출처 pngtree


 누군가가, 내 친구들이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비웃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단 한순간도 여성으로서 느껴본 적이 없는 후임이 느닷없이 그렇게 유혹하니 나는 이게 자작극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이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그녀는 나에게서 그 어떤 감정이 앞서서 그런 말을 한다기 보다는, 무언가에 굶주려있어서 나에게 그런 말을 한 것 같은 느낌이 너무 강해, 되려 감정을 억제하게 만들었다.


 계속 그렇게 넘겼다고 하지만, 그녀의 행동은 그렇게 끝나지 않았다. 

 그녀는 같이 퇴근길에 멀리서 보이는 높은 건물의 글자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하곤 했다.

"저거 뭐라고 적힌 거야? 읽어봐 봐."

"어? ㅇㅇㅇHOTEL이네."

"가자!"

 이제는 그 말이 점점 장난 자체로 느껴지기 시작했었고, 어쩌면 어쩔 줄 몰라하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재미를 느끼는 거라고 확신을 하려 했다.

 그러다가 나도 그 장난에 맞춰서 카운터 앞까지 갔다가 돌아오기도 했다. 

 늘 되돌아오는 길을 만드는 건 나였다.

 그녀는 정말 성관계를 하자는 듯한 느낌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다시 생각해봐도, 그때 들어갔으면

"장난이었는데. 진짜로 들어오냐?"가 아닌, 바로 애무가 시작될 것 같다는 상상으로 확신이 들었다.


 


 나는 이직을 선택했다.

 그건 그녀 때문은 아니었다.

 원래 그녀가 입사하기 전부터 준비해왔던 것이었고, 사내의 상사분들도 예전부터 이직을 추천해왔었다. 

 그리고 그게 확정이 되고 마지막 출근을 하는 날.

 이번에도 그녀와 같이 퇴근길을 함께했다.

 이번에는 그런 장난을 하지 않았다. 대신 단 둘이서 술을 조금 더 마시기로 했었고, 조개탕을 하나 주문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술을 잘 안 마시는 나와는 달리 그녀는 계속 술을 마셨고, 완전히 취한 그녀를 집 앞까지 데려다 주기로 했다. 그녀는 그 와중에도 또다시 모텔에 가자는 장난스러운 말을 또 건넸고. 이제 나는 변명을 할 필요도 없이 싫다고 답했다.

 한번 들어온 거부감은 끝까지 이어졌다. 마치 첫인상이 선입견으로 남아버린 것 처럼.


 그 순간이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아무것도 담지 않은 것처럼 표정이 사그라졌다. 동시에 상처 받았다는 것을 느낄 수도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이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정말 이게 그녀의 방식이고, 그녀가 장난이 아닌 나를 좋아해서 애정을 갈구하는 방법이라면, 내가 상처를 주는 게 아닐지. 

 그녀를 집으로 데려다주는 길까지 아무런 대화를 이어나가지 못했고, 그녀가 집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나 또한 발길을 돌리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는 집에서 다시 나와서 나를 부르고 있었다.

 나는 뭐 하는 건가 하는 생각에 그녀 쪽으로 다가갔고, 그녀는 나를 올려다보면서 그렇게 말했다.

"오빠. 지금 무슨 생각해?"

"어? 무슨 생각하냐니?"

"나만 착각하는 거야?"

 뭔가 그녀의 눈동자에는 온갖 감정들이 다 담겨 있는 것 같았다. 그게 너무 많아서 눈물로 흘릴 정도로.

 그리고 그녀는 나를 먼저 끌어안았다.

 나는 그녀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래. 그동안 고마웠어."

 그렇게 얼굴을 내 품에 파묻었다.

 나는 그녀의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 주었고, 그녀는 이어서 말했다.

"나. 지금 회사에서도 잘 적응할 수 있었던 건. 다 오빠 때문이야."

"그래. 나도 너 때문에 회사 재미있었어."

 그 이후로 그녀는 아무런 말도 없었다.

 어두운 골목길이라 뭣 하나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녀를 집안으로 보내고 다시 길을 걸었다. 

 결코 우리 사이가 자연스럽게 남게 되었다는 걸 느끼지 못했다. 꺼림칙함만 계속 남았고 그 예상이 적중한 듯 문자 하나가 도착했다.

[오빠 미안해. 내가 우리 관계 다 망친 거 같아. 좋은 사이로 될 줄 알았는데.]

 나는 그녀가 과거에 어떻게 지내왔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만약에 이게 정말 그녀의 애정의 표현이라고 한다면, 그녀는 지금 나에게 이렇게 문자를 보낸 것에서 느끼는 스스로의 수치감에 대해 납득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성관계에 매우 보수적이었던 나로선, 좋아하지도, 마음에 담아 본 적도 없던 그녀를 단순하게 성욕을 즐기고 싶지 않았다. 




 그 후로 그녀의 소식은 옛 직장 동료로부터 들었다.

 그녀는 시간이 지날수록 시들시들한 느낌이 자주 들어왔었고, 약을 챙겨 먹는 것을 보기도 했는데 원래부터 우울증을 앓고 있었던 모양이었다고 했다.

 그리고 6개월을 더 일을 하고 그 회사를 그만두었다고 한다. 이직을 위해서라고 하는데 마냥 그래 보이지도 않았지만, 다른 일을 찾게 되었다는 소식도 듣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와 자주 만나는 다른 직장동료의 말로는 그녀는 다시 찾은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는 사실을 듣게 되었고, 뜬금없는 소식까지 이어 들었다.

"그 누나 결혼할 거라고 하던데요?"

"뭐? 결혼? 진짜?"

"네. 결혼."

 나는 좀 의아했다.

 내가 알기론 그녀와 자주 이야기하면서 집안도 여러모로 힘들어서 아버지가 타지 생활도 하고 빚도 있다며 조금 힘든 생활을 보내고 있다고 했는데, 그런 건 결혼하는 거에 상관이 없는 모양이었다.

"언제 한데?"

"아니 결혼을 한다는 게, 결혼을 할 예정이라는 건지, 결혼을 하고 싶다는 건지. 암튼 말은 그래요."

"뭔 말이야?"

"그냥 결혼을 할 거래요."


 날자가 잡혔다는 건지 뭔지 알 수가 없었다. 그저 희망사항인 건지 그럴 예정이라는 건지 직접 들은 사람도 잘 알 수 없는 모양이었다. 

"사실 그 얘기를 들을 때 사고를 친 건가 싶었는데, 그런 것도 아닌 것 같고."

"그럼 다시 물어봐."

"다시 물어보니까 대답 안 해주더라고요. 결혼을 해야 되는 입장이 된 건지, 결혼을 하고 싶다는 말인지. 말을 좀 이상하게 하긴 하던데. 뭔가 확실하게 말해주지 않아요."


 나는 여전히 그녀의 속내를 여전히 알 수가 없었다. 





안녕하세요. 글쓴이 우연양입니다.

이번 글로 이렇게 만나 뵈어 기쁘고, 또 뵙게 되어 기쁩니다.


 독자분들이 '자신이 여태까지 [얼마나] [어떤] 사랑을 받아왔는지 되새겨 보게 될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내가 좋아하는 사람도 나를 좋아했으면'이라는 책을 내었습니다.

브런치에서 글을 쓰면서 책이 탄생하는 일을 맡아 너무 행복했습니다. ^^

부디 많은 분들에게 닿기를 바라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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