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 스파게티 말고 아마트리치아나

 토마토 스파게티는 누구나 아주 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다.

 그냥 마트에서 토마토소스 한통이랑 스파게티 면만 사면 5000원 안에 2인분 이상의 요리를 낼 수 있으니까.

나는 가끔 씹는 맛을 위해서 비엔나소시지를 넣고 동생과 함께 먹곤 했다.

 하지만 그건 요리를 업으로 하기 이전까지의 일이었고, 이제는 그렇게 해 먹을 생각이 없다.

 지금은 한나절 끓이고 숙성시키는 토마토소스를 취급하는 마당에 시판 제품은 그다지 손이 가지 않는다.

(그렇게 토마토소스를 만드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다 보니까 비교적 싼 가격에 내놓는 토마토 파스타를 메뉴로 내기 어려운 편이다.)

 이젠 평범한 거에 관심을 두지 않게 되다니.

 거만하기 짝이 없다.

 아직 공부를 해도 한참을 더 해야 하는 녀석이.

 그렇게 가끔은 유튜브에서 요리에 대한 동영상을 보곤 하는데, 유명한 요리사 샘킴 씨가 유튜브를 시작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평소에 그렇게 관심을 두던 분은 아니었지만, 자신이 알고 있는 요리에 대해 알려주는데, 그것 또한 지켜보는 재미가 있었다.

 그렇게 해서 알게 된 것이 '아마트리치아나'라는 파스타였다.

 현재는 개인적으로 좀 더 개량한 버전으로 레시피를 따로 정리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아주 매력적인 녀석인 것은 틀림없었다.

 이 녀석은 일반적인 토마토 스파게티보다는 훨씬 인내력과 조심성이 요구되는 요리였다.

 첫 번째로.

 양파를 볶는다.

 무지하게 볶는다.

 다만 타지 않도록.

 그러다가 베이컨과 다진 마늘을 넣어서 또다시 살살 볶는다.

 그러면 팬에 갈색깔의 무언가가 눌어붙기 시작하는데,

 그건 양파와 베이컨을 볶으면서 나오는 캐러멜들이 눌어붙는 것이다.

 하지만 거기에서 더 볶게 되면 타버리게 된다.

 그것과 함께 볶고 있는 베이컨과 다진 마늘이 타버리면 또 안되니까. 조심스럽고 천천히 저어주어야 했다.

샘킴 유튜브 中

 그것을 화이트 와인을 부으면, 알코올이 날아가면서 전부 녹여버리는데,

 그 모습.

 팬에 눌어붙은 것들이 다 녹아드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다.

 그 이후에 시중에 파는 토마토소스를 넣고 토마토 스파게티처럼 똑같이 만들어주면 '아마트리치아나'라는 파스타가 된다.

 예전에는 연인에게 해준답시고 소스를 끓이다가 다 태워버린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이렇게나 금방 타버리는 단계가 빨리 올지 눈치채지 못했었다.

 그래서 다음에 할 때에는 조용히 집중을 하고 요리를 했고, 유난히 맛있다는 말을 듣고 싶게 만드는 요리이기도 했다.

 마치 끝끝내 원하는 대답을 듣는 기분이라고 할까?

"이거 진짜 맛있어. 살짝 매콤하기도 하고!"

 더할 나위 없는 만족감을 주는 말.

 그 파스타 맛에는 기본적인 토마토 스파게티보다 좀 더 풍부한 맛이 난다. 

 베이컨의 향기

 설탕과는 다른 양파의 단맛.

 중간중간에 스파게티와는 다른 식감.

 그저 토마토 스파게티의 앞에 양파와 베이컨을 조심스럽게, 살살 다루듯이 볶았을 뿐인데.

 전혀 다른 토마토 스파게티가 만들어진다.

 연애에도 그 이전에 썸이 있는 것처럼.

 썸에 애간장을 태우는 것 같은 그런 단계인 것 마냥. 

 성공을 한다면,

 아마트리치아나는 보람을 느끼게 만드는 파스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