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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연양 Dec 12. 2019

꼰대가 되는 조건은 어린 세대에 대한 공감 부족.

부산에는 서면이라는 큰 번화가가 있다. 

그곳에는 정말 다양한 연령층이 모이는데, 위쪽에는 시민공원이 있어서 중장년층이나 가족단위로 시간을 보내러 오기도 하며, 그 주변에는 중 고등학교가 있고 또 다른 길 쪽에는 회사들이 나열되어 있기에 직장인들도 있다. 더군다나 고급 거주지도 있고 다양한 놀거리와 상점 또는, 카페도 많기 때문에 부산에 많은 사람들이 서면을 찾아온다.


하지만 그곳 중 내가 좋아하지 않는 곳이 있는데, 게임 오락실 주변의 길거리다.

그곳에는 10대 후반이나 이제 막 20대가 된 남녀가 모여서 담배를 피우거나 껄렁껄렁한 모습으로 서성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아 재빨리 자리에서 벗어나려 빠른 걸음으로 바꾸었다.

그리고 만난 친구에게 그런 이야기를 했더니 돌아오는 말은 이러했다.

"꼰대네 꼰대~"

"그게 왜 꼰대야? 그냥 저러는 게 꼴 보기 싫다는 것뿐인데."

"그러니까 그게 꼰대라니까. 요즘엔 그래."

나는 그저 그 애들이 껄렁껄렁하게 있는 게 이상하고 왜 저러는지 이해를 못하겠다고 한 것뿐인데 그런 반응이 돌아오곤 했다.


나도 정말 나이를 먹으면서 꼰대가 되어가는 건가 싶었다.

"그건 결국 걔네들을 이해를 할 수 없으니까 그런 거지. 걔들끼리는 그게 멋있는 거고 좋아서 하는 건데."

그리고 이어서 말했다.

"우리도 옛날에는 민망할 정도로 이상한 짓을 했던 것도, 결국 하고 싶어서 했던 거잖아."

출처 pngtree



그게 맞는 말인지도 몰랐다.

결국 내가 10대 아이들에 따라가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나 또한 학창 시절엔 어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나의 행동과 생각에 불만을 느낀 적도 있었고, 그런 모습에 되려 반발심을 표출하기도 했다. 

지금의 내가 정답이 아닐 수도 있었다.

아니 애초에 내가 무조건 적으로 정답일 리가 없다. 아무리 그저 나이를 몇 살 더 먹고 사회경험이 더 있다고 해도 그게 옳은 것으로 이어진다는 건 합당하지 않았다.



우연찮게 인터넷에 그런 글을 본 적이 있었다.

제목은 "요즘 고딩들 수준 ㅉㅉ"라는 제목의 글이었다. 나는 또 얼마나 몰상식한 녀석들이 있나 싶었다.

그리고 그 글에 포함된 동영상은 순간 멍하게 만들었다.


노란 유치원 차량이 느린 속도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는데, 한 고등학생이 갑자기 그 차 앞으로 가서 양손으로 반대방향으로 밀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 모습에 다른 고등학생들도 따라 밀기 시작했다.

나는 분명 그 고등학생들이 장난을 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힘으로 이 차를 막는다!' 이런 느낌으로 말이다.

하지만 알고 보니, 그 유치원 차량에는 유치원생들이 탑승하고 있었지만 운전자가 없었다. 사이드 브레이크를 잠그지 않았던 건지 차가 멋대로 조금씩 굴러가고 있던 것이었고 점점 가속도가 올라가기 시작할 시점이었다. 그것을 판단한 고등학생이 망설임 없이 "멈춰야겠다"라는 생각으로 차 앞쪽으로 가서 멈추도록 밀기 시작했던 것이었다.

그 순간에 먼저 나서서 막지 않았다면 가속도는 더 붙어서 더 큰 사고로 이어질지 모르는 일로 이어졌을 것이다.


처음에 생각했던 것과 달리 그 게시글의 제목은 구독자를 속이려고 한 반어법이었다.

나는 바로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내가 나이를 더 먹었다고 해서 이 고등학생들처럼 바로 판단해서 저런 행동을 할 수 있었을까? 

적어도 동영상을 찍고 있진 않았겠지만,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꼰대는 그렇게 생기는 게 아닐까 싶었다.

어린아이들보다 경험이 많다고 해서 모든 것에 옳은 결정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어떨 땐 어린아이들이 더 뚜렷하고 명확한 답을 얻어 낼 수 있는 경우 또한 무궁무진하다. 

그 점을 인지하지 못하고 무작정 어리게만 보기에 꼰대라는 게 생기는 게 아닐까.


'블랙박스로 본 세상' 중에서




안녕하세요!

글쓴이 우연양입니다.

최근에 <내가 좋아하는 사람도 나를 좋아했으면>이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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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감사드려요.

이 책이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책이 되길 바라며 이 소식을 남기고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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