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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연양 Dec 17. 2019

나이를 먹을수록 친구를 만들긴 어렵다.

한때 친구의 기준이 뭘까 생각한 적이 있었다.

나는 군대에 있었을 때 우연찮게 같은 고등학교 출신을 둘이나 만나게 되었고, 그중 한 사람은 같은 학교 출신을 만난 것도 모자라 동기로서 중학교 동창까지 만나는 경우가 있었다.

이런 우연이 따로 없었다.

그리고 사회에 나와서 따로 만난 적이 있었는데, 나는 이렇게 말했었다.

"둘이 친구잖아. 같은 중학교도 나왔다면서."

"같은 학교 동창이라고 해서 친구는 아니지."

같은 반이고 같은 동네에 살았으면서 그런 말을 하는 게 조금 충격적이었다.

사실 생각하면 할수록 틀린 말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나의 학창 시절에도 수많은 동급생이 있었어도 그 동급생들이 그때도 지금도 친구였던 것은 아니었다. 지금 와서 확실히 말하자면 그냥 '또래'에 불과했다.


20대가 되기 전에는 학교에는 필수로 다녀야 했다. 그렇기에 주변에는 늘 또래 아이들이 있었고 같은 공간에서 공부하면서 수도 없이 긴 시간을 함께 보냈기에 언제든지 친구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렇기에 그 또래들을 자연스럽게 친구라고 여겨왔지만, 성인이 된 지금은 그저 동창생이라고 해서 친구라고 말하긴 어렵다고 공감하게 되었다.



10대와 20대의 차이점이라면 그렇다.

10대는 언제든 주변에 친구가 될 수 있는 또래들이 있지만, 20대가 되고 계속 나이를 먹을수록 주변에서 자연스럽게 친구가 만들어질 수 있는 또래들의 수는 적어지게 된다.

그렇기에 적어지면 적어졌지 계속해서 친구가 늘어가는 경우를 아직 보지 못했다. 부모님의 경우도 비즈니스 차원으로 만나는 사람이 늘어나며, 즉 발이 넓어지는 것뿐이지 친구가 늘어나는 건 아니었다.


그게 사람마다 다를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들지만, 확실히 기회는 적어지는 것 같았다. 

그렇기에 나이를 먹을수록 친구를 만드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인연을 만드는 건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인연을 만들 수 없는 건 아니다. 일을 하면서 인연을 만들 수도 있고 같은 취미를 공유하기 위해서 만남을 가지는 모임에서도 인연을 만들 수도 있고 좋아하는 것을 배우고자 하는 자리에서 또 다른 인연을 만들 수도 있다. 

그래서일까?

회사에서도 그렇고 학창 시절에도 그렇고 '동기'라는 것으로 묶이면 묘한 유대감이 생기는 게 친근감을 주는데 그게 흔치 않은 인연들 중 하나로 보였다.



하지만 역시 특수한 목적이 따로 있기에 모인 장소인 만큼 원하는 인연을 만들긴 어렵다.

직장은 특히나 더 그렇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일을 하다 보면 직장 동료들 사이에서는 원치 않는 눈치와 갈등을 마주하게 될 수도 있지만, 그렇게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만큼 친해질 수 있는 기회는 다른 때 보단 더 많을 수도 있다.

함께 술을 마시러 가기도 하고, 같이 밥을 먹기도 하고, 같이 커피를 마시기도 한다.

하지만 따로 만나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같은 곳에서 일하는 직장인일수록 더 그렇다. 만약에 같은 직장에서 일하는 두 사람이 주말에 따로 만난다는 건, 그 직장동료와 특별한 인연이 되고 싶어서 만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 직장동료와 친구가 되고 싶어서 주말에 따로 만나거나 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나도 휴일에 따로 시간을 내어서 직장동료와 만난 경우는 없었다. 그럴 시간에 오히려 기존에 있는 친한 친구를 만나러 갔었다.


설령 또 직장에서 친해졌다고 한들, 그 직장으로 이어지지 않는 만큼 같은 회사로 묶이지 않는 이상 친구처럼 지내는 경우도 매우 드물었다. 

그런 입장이 되었을 땐, 이젠 어떻게 친구를 만들어야 하나 싶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두 달 만에 오랜 친구를 만났다.

그 친구를 만나면 몇 시간이고 수다를 떨기도 하며 같이 놀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몇 달 만에 만나도 어제 본 것처럼 친근함이 자리 잡고 있었다. 


분명 앞으로는 더 친구를 만들 수 있는 기회는 적어질 것 같았다. 다양한 형태의 인연은 분명 만들 수 있겠지만, 지금 눈 앞에 있는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는 더 이상 만들 수 없을 것이다.

그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았다.


그러니. 

앞으로의 인연은 앞으로의 인연대로.

지금까지 함께해준 친구는 계속 나의 친구로 머물 수 있도록 소중히 여겨야겠다는 생각이 자리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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