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12월 12일. 책을 하나 출판하게 되었다.
주변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작가님'이라고 불러주기도 했는데, 나는 괜히 민망하기도 했다.
그중 나에게 그런 말씀을 하시는 분도 계셨다.
"요리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그렇게 글도 쓰시면서 책도 내시다니. 하고 싶은 것도 해내시고 대단하세요."
물론 내 꿈 중 글을 쓰고 책을 내는 것도 있었지만, 정말 이렇게 출판 기회를 얻게 될 줄은 몰랐다.
글을 쓰기 시작했던 건 21살 때부터였고, 군대에 들어갔을 때에는 A4용지에 직접 연필로 써가며 단편 소설을 써보기도 했다.
자그마치 7년 정도 걸렸던 것 같았다.
처음에는 책을 내보고 싶다는 목표로 투고를 하기도 했지만 매번 퇴짜를 받았었고, 그런 꿈은 잠시 뒤로 미룬 채 글을 인터넷에 올려보자는 마음으로 다시 시작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이렇게 까지 해낼 수 있었던 데에는, 내 꿈을 이루는 데 까지는, 단 세 가지의 방법이 있었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좋아하는 것에 조금씩 투자하며' 조급해하지 않고 마음을 어느 정도 내려놓은 다음, '인내심'으로 버티는 거였다.
각자의 꿈, 성공의 기준은 제각각이다.
어떤 이는 돈을 많이 버는 게 성공이나 꿈이라고 하기도 하며, 단순한 목표를 한 가지 이루는 게 꿈이고 성공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많은 이가 그런 고민을 하곤 한다.
"내가 하고 싶은 게, 나도 뭔지를 모르겠어요."
일단락으로 말하자면, 그건 당연하다. 20대는 물론 30대가 되어서도 그게 없고 찾지 못하는 사람들은 사방팔방이다.
현실이라는 세상에 놓인 이상,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마냥 할 수도 없고 그것만 쫓아가는 것도 어렵다 보니 찾는 건 더 어려운 법이다.
그러는 와중에, '멘토'의 역할을 하려는 사람들은 그런 말을 하곤 한다.
"일단 아무거나, 무엇이든 막 뛰어들어 보세요!"
최근 '커넥츠'라는 곳에서 메일 한 통이 왔었다. 그곳에서 일정 분야에서 멘토링을 해 줄 수 있냐는 제의였다. 나는 그곳이 어떤 곳인가 살펴보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이 멘토링 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곤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을 본 것이다.
"하고 싶은 걸 찾기 어렵다면, 저는 그랬어요. 그냥 아무거나 막 해봤어요. 뭐든 해봐야 알 수 있어요. 그러니 일단 뛰어들어보세요."
어느 정도 맞는 말이다.
뭐든 해야 뭐든 일어나는 법이니까.
하지만 일단 아무거나 막 해보고 막 뛰어들어보라는 건, 무책임한 말이다.
간단하게 말해서
20대에 취업도 해야 하는 압박에 돈도 없고 아르바이트도 해야 하는 입장에, 누가 자신의 시간을 '아무거나'에 막 투자를 할 수 있을까. 자신이 정말 그래 봤다고 한들, 그건 너무 무책임한 말이다.
조언은 타인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조심스럽게 건네야 하는 말이다.
만약에 마구 뛰어들었고, 그래도 몇 년간 찾지 못한다면, 보상이라도 해 줄 것인가?
아니면 더 뛰어들어보라고 더 투자해보라고 할 것인가?
"일단 아무거나 해보세요! 일단 해보세요! 뭐든 해봐야 뭐든 일어나요!"
이건 정말 무책임하고 들을 필요도 없는 조언이다.
가끔 브런치에 등록된 이메일을 통해서 '글쓰기 입문에 대해'서 메일을 보내주시는 분들이 계시곤 했다. 하지만 답장을 보내니 확인하시지 않는 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커넥츠'라는 곳에서도 글쓰기에 대해서 이것저것 정보를 공유할까 했다. 하지만 그전에 나는 그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저는 성공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냥 하고 싶은 것들 중 하나를 했을 뿐입니다. 여러 꿈들 중 하나를 이룬 거죠."
"꿈을 좇고 싶어서 꿈만 바라봤는데, 뜬구름 잡는 행위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그건 분명 매번 실패를 했기 때문이며, 현실을 바라봐야 하는 시기도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죠."
"타협할 수밖에 없었어요. 돈은 벌어야 했고, 그래도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돈을 버는 것 따로 하고 싶은 것 따로 조절을 해야 했죠."
"저는 잘하는 것을 내세우면서 돈을 벌기로 했습니다. 잘하는 걸 하면 그래도 일하는 게 즐겁거든요. 그래서 요리하는 직업을 계속했습니다."
"그리고 남는 시간에 글을 쓰곤 했습니다. 욕심내지 않았어요. 욕심낸다고 다 제 것이 되는 건 아니었거든요."
"그렇게 천천히. 요리를 하고 글을 쓰고 일상을 보내는 도중, 제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순전히 운이 잘 따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운도 준비된 사람에게 찾아오는 법이다.
그러니 나는 그러길 추천한다.
하고 싶은 거 찾기?
그건 보물찾기 마냥 막 찾는다고 나오지 않는다.
우선 적으로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것'을 추천하겠다. 그렇게 현실에 타협하다가 보면 하고 싶은 걸 찾고 싶다는 공허함 속에서 어떤 것이 튀어나올지 모른다. 그 공허함에 뛰어들어야 하지, 무작정 아무런 일에 뛰어들어선 답도 없다. 그냥 시간을 건 도박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욕심을 낸다고 해서 욕심만큼 다 가져갈 수는 없는 법이다.
어느 정도 여유를 갖고 인내심으로 계속 기다려야 한다. 언제 다가올지도 모르는 기회 때문에 조급할지도 모르지만, 어쩔 수 없다. 그냥 심적으로 조금 내려놓아야 마음도 편하고 기회가 왔을 때 받아들이기 좋은 자세가 되어 있을 것이다.
그렇게 준비가 된다면 분명 기회는 찾아온다.
절대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무작정 아무거나 해보세요! 일단 뭐든 해보세요!"라는 말에 속지 마시길 바라겠습니다.
저는 글을 쓰고 소설을 내고 싶다는 마음에 투고를 계속했지만 늘 퇴짜를 받았어요.
하지만 좋아하는 요리를 하면서 짬짬이로 글을 쓰면서,<내가 좋아하는 사람도 나를 좋아했으면>이라는 책을 내었습니다.
많은 관심 가져주시길 바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