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안식 레스토랑에는 손님이 음식을 주문하고 나서 기다리시는 시간을 위해서 식전빵을 드린다.
그 식전빵은 각 레스토랑마다 다른데, 어떤 곳은 크루아상 어떤 곳은 마늘빵 등 여러가지 있지만 대부분 치아바타라고 쫀득한 식감을 주는 식빵을 식전빵으로 내놓는 편이다.
그날 구운 빵은 홀에서 손님들에게 빠르게 나갈 수 있도록 조각조각 썰어 놓고 보관을 해두었다가 오븐에서 조금 더 구워내 손님에게 내보내는데, 어떤 날은 알바생이 도마를 펼쳐놓고 치아바타 빵을 자르려는 모습을 관찰했다.
그러다가 깜짝놀라 목소리를 높혔다.
"야! 뭐해?"
일단 멈쳐보라는 뜻을 담았고, 그 알바생도 깜짝놀라 나를 쳐다봤다.
"왜, 왜요?"
"야 빵을 그렇게 자르면 어떻게?"
"뭐가 잘못됬어요?"
알바생은 뭐가 잘못되었는지 어리둥절한 얼굴이었고, 그동안 그렇게 썰어왔던 모양이었다.
써는 게 잘못된 게 아니었다.
그게 문제가 있었더라면 진즉에 고치라고 말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본건 그 알바생이 위험해 보여서 였다.
"아무리 빵을 자르는 거라고 하더라도, 칼로 자르는 건데 빵 잡는 손에서 새끼 손가락은 왜 펴? 커피마시냐?"
보통 식재료들을 써는 칼질을 할 땐 '고양이 손'이라고 손가락을 안쪽으로 말아 넣고 손가락이 다치지 않도록 칼질을 하는데, 이 알바생은 그와중에도 새끼손가락을 피고 빵을 썰고 있었다.
알바생은 실실 웃으면서 말했다.
"제가 칼질을 따로 배우거나 한 건 아니라서."
"아무리 무딘 칼이라도 칼은 칼이니까 조심해. 손가락 좀 접고."
"이게 습관이다보니 저도 핀 줄 몰랐어요."
"나쁜 습관도 문제지만, 좋은 습관도 어울리지 않은데다가 했다간 피 본다."
칼은 칼이다.
잘 관리해주지 않으면 무뎌지고 이가 나가기도 하지만, 칼은 어디까지나 무언가를 썰어내는 도구다. 되려 무딘칼이 더 무서운 법이다. 잘 썰리지 않아서 필요이상의 힘이 들어가 잘 조절을 하지 못해 자신의 손에 상처를 내는 모습들을 볼 수 있다.
그것 또한 결국 무딘칼은 잘 썰리지 않으니 힘을 더쓴다는 자연스러운 생각에서 비롯된 거겠지.
나는 말했다.
"신경써. 그러다가 진짜 다친다."
"네."
그리고 나는 다시 생각해봐도 새끼손가락을 피고 칼질하는 모습이 너무 어이가 없고 웃겨서 사진을 찍어볼테니 다시 해보라고 했다.
"조심해라 진짜." 나는 그렇게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웃으면서 다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