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진 못해도 떳떳한 어른이 되도록 하자.

풍미 가득한 비스큐 파스타를 만들자. (새우 오일 파스타)

by 우연양
비스큐 파스타 (새우오일 파스타) 1인분 기준
- 새우 3마리 (손질이 안되어 있는 것. 흰 다리 새우로도 충분)
- 마늘 2알
- 올리브유
- 레몬 혹은 레몬즙
- 양파 1/5개


손버릇이 나빠서 혼이 난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 손버릇을 숨기기 위해서 거짓말을 계속 이어지기도 했었다.

"세상에는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제일 나쁘다고 생각해. 속을 숨긴다는 것은 타인을 숨기는 일이 되기도 할 거고, 속을 숨기게 되면 언젠가 결국엔 자신 또한 스스로에게 속아 넘어가고 말 거야."

언젠가 거짓말을 하고 그 거짓말을 감추기 위해서 또다시 거짓말한 것이 결국 들통나 야단을 맞으며 하는 말이었다.

나에겐 어려운 말이었다. 10살 하고도 한 두 살 정도 더 먹었을 무렵엔 엄마 아빠의 주머니에 손을 대서 가지고 싶은 것을 가지려고 했고, 그런 모습을 동생 또한 보았던 것인지 내가 모은 저금통을 동생이 손대곤 했다. 그리고 그 사실을 감추기 위해선 거짓말들이 늘 발현하곤 했다.

혼나는 게 두려웠기에 나온 잘못된 행동이었다.

거짓말을 해서 속을 숨긴다고 하더라도, 그 거짓말을 숨기기 위해선 또다시 숨겨야 할 행위를 해야 한다. 꼬리는 꼬리를 물고 거짓말은 거짓말을 물어 길게 늘어진다.

"우리. 잘나진 못해도 떳떳할 수 있는 어른이 되자."


비스큐 파스타를 만드는 방법을 처음 배웠을 땐, 그런 추억이 떠올랐다.

이유는 간단했다. 비스큐 파스타, 즉 새우 오일 파스타는 살이 가득한 새우 몸통과는 다르게 새우 머리 안에 내장이 있는데, 그것을 오일에서 볶아내야 새우의 특유의 향을 아주 인상 깊게 남길 수 있게 된다.

우리는 새우라고 한다면 머리보다는 오동통한 새우 살을 생각하겠지만, 정말 맛있고 풍미 가득한 것들은 머리의 그 속 안에 숨어있다.


그 요리는 다른 사람들 중에서도 요리를 배우고픈 어린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다.

음식이든 사람이든 그 속을 숨겨선 제대론 된 하나의 요리, 하나의 사람이 될 수 없다.

나는 요리도 사람도 그렇다고 믿고 있다.

모든 사람에게는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자신을 속이고 타인을 속이고 무언가를 감추기만 한다면 결국 빛이 바래질 뿐, 그래서 모자라더라도 부족하더라도 좀 더 떳떳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내가 그렇게 영향을 받았듯이.


나는 그래서 오일파스타는 늘 알리오 올리오 다음으로선 비스큐 파스타를 알려주곤 한다.




자 우선은 오일을 만들기 전에 면을 삶기 위해 물을 끓이자. 면은 총 6분 30초 정도로 덜 익도록 삶아내자. 그리고 새우는 미리미리 머리와 껍데기를 분리해 놓자. 결코 버려서는 안된다!

약한 불에 올리브 오일을 두른 뒤, 새우의 껍질들과 새우의 머리를 볶아내면서 시작을 한다. 그건 아주 천천히 진행이 되어야 한다. 좀 더 풍미를 강하게 느끼고 싶다면 페페론치노를 넣어도 좋지만 중요한 것은 새우의 머리나 껍질들이 점점 빨갛게 물들여지듯이 볶아내야 한다. 불이 강하면 검게 타들어만 갈 것이다.

다음으로 제일 중요한 것은 새우의 머리들을 으깨듯이 눌러주면 그 안에 있던 내장들이 오일로 나와 새우의 맛을 강하게 입혀내기 시작하는 것. 새우 오일 파스타의 깊은 풍미는 전부 여기서 나온다. 그러면 오일의 색은 고추기름보다는 좀 더 진한 검붉은 색으로 물들여지는데, 그것 자체가 새우 오일이다.

그 후에 새우 껍질과 머리를 건져낸 오일에 얇게 썬 마늘들을 넣고 마늘이 황금색으로 잘 튀겨질 때쯤이면 얇게 썰어낸 양파를 넣어 함께 볶아준다. (무엇이든 타지 않도록 은은하게 볶는 것이 중요해.)

그 위에 면수 혹은 물을 넣어 주는데 1인 기준으론 4온즈 정도가 적합하다. 새우는 금방 익기에 끓기 시작하면 새우와 면을 넣고 전부 익도록 젓가락으로 저어준다. 여기서 새우는 면보다 더 빨리 익어갈 것인데, 많이 익히면 수분이 다 빠져나가서 부드러운 새우가 아닌 질긴 새우가 되니 익었다고 판단이 되면 따로 빼두어도 괜찮다.

이제 가장 중요한 작업이다. 오일 파스타는 유화를 제대로 시켜주지 않으면 면에 소스가 제대로 달라붙어가지 않아 면따로 소스따로 맛을 느끼기 쉽다. 그렇기 위해서 쉽게 말하자면 소스를 걸쭉하게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그 역할은 손기술로도 충분히 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맛있게 먹기 위해서 요리를 하니까. 버터를 넣고 불이 없는 상태에서 저어주면 오일 소스가 크림소스처럼 부드러워질 것이다.



요리는 배우다 보면 끝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만큼 무한하게 성장할 수 있는 것이 요리다. 하지만 그건 사람도 마찬가지다. 사람도 요리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자신을 속이지 않고 타인을 속이지 않고 떳떳하게 어른이 되어 당당한 사람으로 나아갈 수만 있다면, 몇 번을 실패하더라도 몇 번을 넘어지더라도 사람은 성장한다. 새우 머리에 꼭꼭 숨어 있는 맛의 풍미들 처럼.

결코 대단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괜찮다. 이미 당당한 어른이 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한 사람이 되는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