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란치니 만들기
당신에겐 타인을 행복하게 하기 위한 당신만의 레시피나 요리가 있나요?
아란치니 2인분의 재료
쌀 150g
양파 100ㅎ
셀러리 50
당근 50
올리브유
모짜렐라치즈 (아란치니 안에 넣는 고명으로서 취향에 따라 불고기 다진 것이나 다른 것도 무방)
파슬리
그라노 파다노 치즈 (파마산 치즈도 상관없음)
소스 재료
마트에서 파는 로제 소스를 사는 것을 추천
직접 만들 땐(1인분 기준)
크림 150ml
토마토
새우
양파 2큰숟
마늘 1 티스푼
누구에게나 행복의 기준은 조금씩 다르다. 그리고 방식조차도 다르다. 행복이라는 것은 정의를 하기엔 너무나도 폭이 넓은 주제이기 때문에 타인의 행복이 자신의 행복의 기준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반면, 타인의 행복을 바라보는 것 자체가 자신의 행복이 되는 경우도 분명 존재한다.
나로선 나를 향해 웃는 얼굴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수많은 행복들 중 하나다.
세상에 제일 어려운 직업들 중 하나는 개그맨이라고도 한다. 타인의 감정에 영향을 주어서 활력을 돋게 만들 웃음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낸다는 것은 솔직히 우스운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 때문에 그렇지 하나의 마술사 같다고 생각했다.
사람은 때때로 단순히 커피 하나를 사는 것임에도 자신에게 향하는 친절함과 상냥한 미소 하나 때문에 기분 좋게 방문을 끝내고 한다.
그렇게 상대방의 미소는 곧 나의 행복을 이끌어내곤 했다.
타인의 마음을 활력 있게 만드는 사람들.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리고 그럴 수밖에 없었다.
요리사인 나로선, 음식을 정말 맛있게 먹었다는 말과 함께 퇴장하시는 손님들을 보면 또 그런 모습을 보고 싶었고 그런 웃는 얼굴들은 꽤나 오래 남아 어려운 일이 있어도 버틸 수 있는 힘을 주곤 한다.
맛있는 것을 먹었을 때, 그 식욕을 만족시켰을 때야 말로 사람은 하나의 행복을 느끼는 법이다. 나 또한 그런 마술사가 되고 싶었다.
수많은 요리를 해봤지만, 양식 쪽에 많은 요리를 하는 만큼 한 가지 깨달은 게 있었다.
한국 사람의 입맛에는 역시 한식이 맞는 법이었다. 세상에는 먹을 수 있는 음식은 매우 많지만, 색다른 경험을 하는 것에 맛에 대한 신비로움을 느끼긴 하지만, 하루 종일 김치찌개로 밥을 먹을 순 있어도, 하루 종일 크림과 오일로 파스타를 먹을 수 있을 것 같진 않았다.
그러다가 생각하고 찾아낸 것이 아란치니였다.
아란치니는 간단하게 설명하면 이렇다. '주먹밥 튀김' 말 그대로다. 주먹밥을 계란옷을 입히고 빵가루를 묻혀서 튀겨낸다. 그런 요리다.
아란치니는 쉬운 버전과 어려운 버전이 있다. 어려운 버전은 밥알이 좀 더 탄력이 있고 씹는 맛이 증가하는 편이지만 분명 시간은 훨씬 더 많이 든다.
우선 펜 위에 올리브 오일을 살짝 부어주고 그 위에 양파와 당근 셀러리를 아주 잘게 다져 볶기 시작한다. 야채들은 은은하게 볶으면 볶을수록 맛있다. 하지만 결코 태워서는 안 된다. 채소들이 가진 맛을 극도로 올리기 위한 볶음이니.
그리고 볶아진 야채 위에 쌀을 부어 쌀과 함께 볶기 시작한다. 우선적으로 말하는데, 쌀을 볶아서 익히려고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니 쌀을 기름으로 볶아 코팅을 한다고 생각하면 좀 더 마음 편하게 볶을 수 있을 것이다.
야채에서 나오는 수분과 기름들이 쌀과 함께 잘 어울러 볶아졌을 땐, 이제 쌀을 익힐 차례다. 불은 우선 제일 약하게 조절해야 하며 물을 쌀과 야채들이 잠기고 그 양에 3배 정도의 용량을 넣고 끓여주면 된다. 그렇다. 이렇게 쌀을 익히려고 하는 것이다. 뚜껑을 덮지 않아도 괜찮다. 우리는 밥솥의 밥이 아니라 '리조또'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니.
쌀에서는 전분이 나온다. 그리고 그 전분은 야채와 쌀들이 서로 뒤엉키게 하는 끈적거림을 만들 테니 그 전분이 계속 나올 수 있도록 쌀이 완전히 익기 전에 주걱으로 휘저어주는 게 좋다. 쉴 틈 없이 계속 저을 필요는 없다. 타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틈틈이만 해주는 것도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쌀이 얼마나 익었으냐가 중요하는 것. 아란치니는 튀김이지만 튀긴다고 해서 아란치니의 내부까지 완전히 쌀을 새롭게 익히는 건 쉽지 않으니 최소 80%에서 최대 90% 정도 쌀을 익히면 충분하다. 그리고 그렇게 끓여낸 리조또를 넓게 펼쳐 식히도록 한다.
여기까지가 어려운 버전이자, 리조또를 만드는 방법이기도 하다. 만약에 이게 힘들다면, 밥솥에 있는 밥을 꺼내어서 후속 작업을 해도 충분하다.
그렇게 익혀낸 리조또를 혹은 밥을 손바닥 위에 얹혀 놓고 그 안에 고명을 넣는다. 고명은 취향 껏이 좋지만, 처음 먹는 아란치니인 만큼 모짜렐라 치즈를 넣는 게 좋다. 치즈도 치즈지만, 튀겨진 겉면과 부드럽고 탄력 있는 밥알 사이에 치즈의 쫀득함까지 어울리면 식감은 무지막지하다.
손으로 돌돌 말아 동그랗게 만든 아란치니를 계란물에 입힌 뒤 빵가루에 돌돌 굴려 제대로 묻힌다.
이제 내부가 잘 익도록 천천히 살짝 약한 불에 튀긴다. 제일 중요한 건 치즈 혹은 내부의 고명을 따뜻하게 익힌다는 것.
- 소스는 취향에 따라 다르지만, 크림소스와 토마토소스가 섞인 로제가 가장 아란치니에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아란치니는 워낙에 바삭하기에 부드럽게 만들어줄 녀석이 필요하기 때문. 그렇다고 크림소스만 쓰다간 느끼할 수 있으니 주의.
- 소스는 버터를 녹여 그 위에 얇게 슬라이스한 양파를 볶아 버섯 또는 새우살 혹은 고기를 넣어서 토핑의 개념으로 추가하면 된다. 그렇게 볶아낸 재료들 위에 생크림 6 토마토소스 4 비율로 넣어주면 충분히 훌륭한 로제 소스가 된다. (번거로우면 마트에서 산 로제도 충분히 괜찮다.)
참 할 일이 많은 게 아란치니다.
쌀도 볶고 야채도 볶고, 거기에 식힌 뒤 모양 잡기 위해서 손으로 다듬어야 하고, 또 튀겨야 하며 소스까지 또 만들어야 한다.
번거롭고 손이 많이 들어가기 짝이 없다.
그런 노고가 들어간다. 하지만 요리는 손이 많이 가고 필요로 할수록 더 맛있다. 그만큼 정성도 쏟아질 테고, 그것을 알아주는 사람이 먹어준다면 더할 나위 없다.
이걸 먹고 좋아하고 웃어줄 생각 하면 그런 노고는 나름 괜찮다.
그리고 그런 요리를 할 때마다 먹어줄 사람을 위해서 생각해보곤 한다.
"좋아해 줄까?"
그랬으면 좋겠다. 그 사람이 웃어줬으면 좋겠고, 당신도 웃어줬으면 좋겠다. 행복은 분명 그렇게 나누는 것일 테니.
아마 그런 생각으로 타인에게 해주고 싶은 요리가. 각자에게 있을지 모르겠다. 꼭 그게 아란치니가 아니어도 괜찮다. 나만의 레시피. 나만의 요리. 내가 할 수 있는 요리로 타인을 행복하게 한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미 당신은 충분한 마술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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