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골레 파스타 만들기
봉골레 파스타 재료 준비
1인분 기준 필수 재료
- 바지락 / 남성 기준의 한 손 가득 (작은 바지락 10개 중간 크기 바지락 7개 큰 바지락 5개)
- 올리브유
- 버터 / 반 큰 숟가락
- 마늘 / 4알
- 파스타면 / 링귀니면 혹은 스파게티면
옵션
- 방울토마토
- 쥬키니
- 페페론치노
고백을 해야겠다는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대체 어떻게 표현을 해야 마음을 얻을 수 있을지, 그런 두려움 앞에선 모든 것이 망설여지게 만들었다.
"대체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나의 물음에 그는 말했다.
"네가 어떤 걸 잘하는지 보여줘 봐."
"내가 잘하는 거?"
"네가 잘하는 게 네 매력이니까. 네가 어떤 사람인지 어필을 해야 그 사람도 너를 마음에 둘지 말지 고민을 하지."
맞는 말... 일거라고 생각했다. 생각해보니 생각할수록 일리가 있었다. 그녀는 나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나도 그녀를 관심 가지고 있지만, 그녀에 대해서 많이 아는 것도 아니다. 반면에 그녀는 나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게 보는지도 모르는데, 나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을지 솔직히 기댓값은 낮을 수밖에 없었다.
우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 답을 내보자.
그건 생각보다 꽤나 어려운 일이다. 나에 대한 확신이 없는 이상 그 질문에 스스로 답하긴 어려웠다. 하지만 내가 뭘 좋아하고 잘하는지 생각해보기로 했다.
책을 보기 좋아하고 스포츠를 보는 것을 좋아하고 음악을 듣고 운동을 하는 것도 좋아한다. 하지만 그것으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필하기엔 부자연스러울 것 같았다. 답은 결국 요리밖에 없었다.
나는 요리를 잘하는 사람이니.
그렇게 자신의 장점을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도 하나의 자신감이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것 또한!
봉골레는 참으로 손이 많이 가는 파스타다. 소스는 바지락에서 추출하는 육수로 만드는데 바지락은 아무리 해감을 하더라도 모래가 나오는 조개이기에 추출이 꽤나 번거롭다.
우선 면을 삶을 물을 끓인다.(4분 30초 정도 끓일 거다.) 파스타의 면은 1인 기준으로 500원 크기보다 좀 작으면 괜찮다. 100원짜리의 크기는 좀 부족하다.
그 후 다른 끓는 물을 또 만드는데, 그 안에는 한번 해감을 한 바지락을 10개 정도 넣어서 바지락의 입이 완전히 열릴 때까지 끓인다. 그러다 보면 열린 입에서 검은색 모래들이 바닥으로 가라앉기 시작하니 그것을 제외하고 전부 다른 그릇에 옮겨준다. 바지락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은 아니다. 감칠맛은 훌륭해지겠지만, 바지락에서 나오는 짠맛은 결코 다다익선이 아니다. 이 부분은 꽤나 중요하다. 뭐든지 정도껏, 즉 밸런스가 중요하다.
준비는 끝났다. 이제부터 본격이다. 올리브유를 아주 약한 불에 올려 얇게 썰어낸 마늘을 굽기 시작한다. 이것은 오일에 마늘의 향을 입히기 위함이자 바지락의 풍미를 더 끌어올리기의 위함이다. 그리고 절대 마늘은 갈색 이상으로 튀겨지면 안 된다. 과하면 쓴맛만 남는다.
그리고 그 위에 조개를 올려 마늘향이 입혀진 올리브 오일로 볶아낸다. 그리고 가장 열이 높아졌을 때, 화이트 와인으로 조개의 비린내를 제거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펜 위에 불이 절대로 붙으면 안 된다는 것. 그것은 조개의 비린내를 제거하는 게 아니라 애써 맛을 입힌 오일을 태워버리는 일로 앞의 일을 무용지물로 만드니.
바지락도 많으면 안 돼. 모래도 들어가면 안 돼, 마늘도 잘 구워야 해. 펜에 불도 붙으면 안 돼. 거기다가 바지락 때문에 기름도 튀어. 파스타 하나 만든다고 이렇게 고생시키는 녀석은 또 없다.
그만큼 조심스럽고 손도 많이 들어가는 정성이 들어간 요리다. 결코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서 만드는 게 아쉽지 않다.
계속 가열하면서 화이트 와인의 알코올 냄새가 사라지게 된다면 바지락에서 우려낸 육수를 1인분 기준 250ml정도 붓는다. 그리고 끓기 시작하면 약 4분 30초 동안 삶았던 파스타면을 그대로 바지락이 가득한 펜 위에 올려놓는다.
이제는 면이 제대로 삶아질 때까지 기다리자.
면에서는 전분이 나와서 점점 파스타가 점성이 높아질 것이고, 너무 많이 펜을 휘적거리면 바지락의 조개껍데기가 부서져서 이로 씹을 수 있으니 조심하자.
그렇게 끝이 난다면 물그스름한 만큼 소스가 적게 남았을 땐, 마늘과 올리브 오일, 그리고 바지락의 풍미를 한 번에 묶어낼 버터 반 숟가락을 넣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불에서 완전히 벗어나서 휘저어야 한다. 마치 계란 물을 휘핑하듯. 그전에 조개를 꺼내어두어도 괜찮다.
그리고 소스가 유화가 되어서 파스타에 잘 들러붙어있다면, 파스타는 완성이다. 잘 익었다면 말이지.
참 얼마나 손이 많이 가는 파스타인가. 하지만 그만큼 기대가 되는 파스타다.
나는 요리사다. 내가 제일 잘하는 것은 요리를 하는 일이다.
마음을 표현하기엔 정성을 담은 봉골레 파스타 말고는 없었다. 나름대로 낭만도 있지 않나, 긍정적으로 생각해보기도 했다. 맛에도 자신이 있었다.
"준비 많~이 했네." 사장님은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
"기다리고 있잖아요." 알바애들은 구경거리가 났고, 누군가는 고백에 차일지 성공할지 내기를 하기도 했다.
그녀가 와 있었다.
할 말이 있으니까 식당으로 찾아와 달라고. 그리고 그녀는 혼자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서빙은 네가 해라." 사장님은 다시 나에게 말했다. "시간은 그리 많이 못 준다. 엄연히 업무시간이니까."
나는 꽤나 당당히 말했다.
"급료에 까셔도 괜찮습니다. 실례했습니다."
"세드엔딩 느낌이 나는 말이네."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서 제일 잘할 수 있는 요리를 했다. 제일 잘할 수 있는 것을 들었다.
내가 무엇을 제일 잘할 수 있을지 보여주고 싶었다. 그게 나 자신을 표현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어떤 심정일까. 어떤 반응을 보일까. 나는 온갖 생각을 다 하면서 그녀를 향해서 봉골레 파스타를 서빙하러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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