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향 가득. 알리오 올리오 만들기
알리오 올리오 주재료
마늘 6알
올리브 오일.
취향에 따라
치즈
레몬
파슬리
페페론치노
치킨스톡 or 연두
내가 개인 식당을 열고 싶다는 꿈을 가진 것은 하나의 이유에서 시작되었다.
돈을 벌고 싶은 건 당연하지만, 어릴 적에 학교 체벌이 난무했던 시절에 선생들이 좀 더 상냥하게 대해줬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는 배려에 대해서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서였다.
그때는 정말 많이 맞았다. 커트라인에서 점수가 이하일 때마다 1점마다 플라스틱 파이프로 엉덩이를 강하게 체벌하는 선생도 있었고, 손 끝을 책상 위에 가져다 대고 그 위에 회초리를 내리치는 선생도 있었고, 뺨을 때리는 선생도 있었으니. 그런 시절이었으니 원망하는 건 아니었지만, 그런 체벌보다 더 괴로운 건 험한 말들이었다.
강한 체벌을 할 수 있는 만큼 욕설에 가까울 정도로 언어 체벌도 있었다. 교사라는 직업이 아니라면 그냥 언어폭력 또는 인격모독이나 다름없기도 했다. 그들은 그 말로 정신 차리길 바라는 마음이었다고 하겠지만, 솔직히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교사의 역할을 떠나서 그냥 그게 익숙한 사람들인 것 같았다. 안 그러는 선생님도 많았기 때문이다. 결국엔 그런 아픔은 "그때 그 선생님이 좀 더 상냥하게 이야기해주셨더라면, 그 말에 따라 더 열심히 했을 것 같기도 한데."라는 안타까운 마음을 낳게 만들었다.
어쩌면 집안 형편 때문에 좀 무시를 받았던 게 아닐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매번 무료 급식을 먹기 위해 봉사활동을 하기도 했고, 무료 급식을 먹는 만큼 정량만큼 먹지 못하는 날도 있었다. 여러모로 학창 시절엔 서러운 게 많았다.
그러던 와중에 은사님이 있다던가 나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민 사람이 있었다면, 나는 매년 그분을 찾아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분은 없었다.
그렇기에 그런 분을 만나보고 싶었고, 그럴 수 없었기에 내가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배려는 어떤 식으로든 돌아오게 되어있다고 생각한다.
따뜻하게 봉사한 마음은 그대로 봉사나 돈이나 다른 보상으로 돌아오지 않더라도, 따뜻한 마음으로 타인을 베풀었던 만큼 그 마음을 잊지 않는 이상 다른 이에게 그 마음이 전달되고 그 마음은 또 돌고 돌아간다. 그렇기에 타인을 베푸는 마음은 따뜻하다.
그래서 개인 식당을 열고 싶었다. 그렇게 열게 되면 결식아동이라도 없어지는데 보탬이 되도록 그 아이들이라도 챙겨주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그렇게 전한 나의 마음을 받은 아이들은 성장해서 또 누군가에게 베풀 거라고 난 믿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 또한 돈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에, 사업적인 부분부터 생각하고 시작해야 했다.
어디까지나 기본이 우선이 되어야 그 앞으로 나아가 더 크고 더 다른 일도 할 수 있다.
그건 사람 일도 사람 관계도 음식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늘 하루에 하나씩은 꼭 만들었던 파스타가 있었다.
오일 파스타의 기본인 알리오 올리오.
아주 쉽지만, 기본기가 확실해야 확실한 맛을 보여주는 아주 기본 중의 기본인 파스타.
대부분의 오일 파스타는 알리오 올리오에서 파생되고 응용이 된다. 스포츠든 요리든 그 어떤 일이든 기본이 되지 않으면 다음 레벨로 나아갈 수 없다. 그렇기에 늘 연습했던 요리였다.
아메리카노를 내릴 줄을 모르는데, 어찌 카페 라떼를 만들겠어.
알리오 올리오는 올리브 오일에서 마늘향을 베이게 하고 순전히 그 오일을 소스를 삼아 만든 것이 알리오 올리오다. 거기서 맵게 혹은 더 진한 맛을 내기 위해 다른 재료들을 넣기도 하며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 버터 혹은 꾸덕한 맛을 느끼기 위해 치즈를 넣는 경우도 있다.
손님들은 가끔 치즈를 넣거나 페페론치노 혹은 버터가 들어가 있는 알리오 올리오를 보면 그런 컴플레인을 걸기도 한다.
"이탈리아 전통 알리오 올리오는 이거 안 들어가는데요?"
하지만 우리는 어디까지나 맛있는 걸 먹기 위해 요리를 할 뿐이다. 결코 전통을 따르기 위함이 아닌. 기본도 중요하지만 그 기본이 왜 지켜지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뿐이다.
1. 올리브 오일을 펜 위에 붇고 아주 약한 불로 가열을 시작한다.
2. 마늘을 다지거나 혹은 편으로 썰고 노릇하게 익도록 천천히 기다린다. (취향에 따라 매운 페페론치노 추가)
3. 펜에서 마늘향이 올라오기 시작한다면, 면을 삶은 물을 넣고 6분 30 정도 삶은 면을 넣어 잘 익도록 저어준다. (더 맛있게 먹으려면 치킨스톡이나 시판 제품인 연두를 넣어도 좋다. 1인분 기준 1 티스푼)
4. 소스가 자작하게 남아 있다면 다시 한번 올리브 오일을 넣어주고 불을 끈 상태에서 계속 휘저어준다. 그러면 차가운 공기의 온도와 뜨거운 파스타 면의 온도가 반응해 소스는 단순한 오일이 아닌 크림화가 되어 면에 소스가 달라붙게 된다.
5. 접시에 담고 취향에 따라 오일을 더 붓거나 치즈를 뿌려준다.
그 요리를 8살 된 아이가 자기 입맛에 딱 맞다면서 엄치를 척 올리던 모습이 떠올린다. 제대로 된 알리오 올리오는 단순히 기름진 파스타라기보다는 크리미 한 느낌을 더 주기도 하기에, 아이들 또한 오일이 아니라 크림 파스타라고 착각하는 경우도 있다.
봉골레 파스타도 그렇고 수많은 오일 파스타는 기본인 알리오 올리오에서 시작한다.
나도 그렇게 나아가고 싶었다.
학창 시절의 마음을 영향받아 차근차근 하나씩 배워나가며 타인에게도 가르쳐줄 수 있고 타인에게 베풀 수 있고 타인에게 맛있는 것을 먹일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과연 그렇게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