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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Nov 29. 2016

10. 엄마가 생각을 바꾸면 개천에서 용이 난다.

<대한민국 엄마 구하기>

자신이 돈 많은 상류층 엄마가 아니라면 경제적 부담을 덜 방법을 찾는 게 정상입니다. 될 수 있으면 비용은 줄이면서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야 하고, 결국 사교육보다는 공교육과 자기 주도 학습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자신이 한가한 상류층 엄마가 아니라면 엄마 주도보다는 아이 주도성을 인정하는 게 정상입니다. 아이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아이와 소통하고 협력하는 방법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자신이 충분한 유산을 물려줄 수 있는 상류층이 아니라면 아이의 성적보다는 진로 개척에 관심을 두는 게 정상입니다. 아이에게 바늘구멍처럼 좁은 경쟁에서 승자가 되라고 요구하기보다는 자신의 재능과 적성을 살려 먹고살아야 한다고 말해야 합니다. 자신이 얻은 정보대로 아이를 마음껏 주무를 수 있는 상류층 엄마가 아니라면, 작은 것이라도 아이가 꼭 필요로 하는 것에 관심을 두고 부족하지만 덜 부족하게라도 채워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만약 중산층도 아닌 하층 엄마라면 사교육 지향 문화에 주눅 들지 않고 학교 공부만으로도 성공할 방법에 관심을 두는 게 정상입니다. 엄마 주도의 문화에 위축되지 않고 아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고 부족하게나마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게 정상입니다. 성적 지향 문화에 위협을 느끼지 않고 성적 때문에 아이가 위축되지 않도록 열심히 위로하고 격려하는 게 정상입니다. 정보 의존 문화에 휩쓸리지 않고 아이 마음에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정성껏 보살피는 게 정상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하층 엄마들은 상류층 엄마들을 보면서 좌절하고 포기하는 것 같습니다. 중산층 엄마들은 자신에게 맞는 문화를 만들고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상류층 엄마 코스프레에 여념이 없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더는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 시대라고 흔히들 말합니다. 분명 예전보다 아이의 성공에 부모의 경제력과 정보력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런 현실적인 조건의 차이가 전부는 아닙니다. 만약 아직도 개천이 썩지 않고 깨끗하다면, 비록 먹고살기 힘들어 아이 교육에는 조금도 신경 쓰지 못하지만, 여전히 희망을 잃지 않고 부모로서 해야 할 기본적인 도리, 예를 들어 돈이 들지 않는 사랑과 존중, 공감의 역할을 충실히 한다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저는 개천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개천이 썩은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드물지만 여전히 건강한 개천에서 용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아이들과 상류층 학부모 문화에 굴복하지 않은 부모들의 의연함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중산층 엄마들의 처지는 더 안타깝습니다. 일단 상류층 엄마들과 경쟁하느라 아이를 사교육 뺑뺑이로 돌리다 보면 결국은 버티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문제가 나타납니다. 아이에게 틱이나 ADHD, 우울증과 온갖 중독증이 나타나면 상류층 엄마들은 당연히 고가인 각종 치료에 들어갑니다. 중산층은 따라 하기가 어려운 처지가 됩니다. 사춘기에 접어들어 아이가 엄마의 관리에 반발하기 시작하면 상류층은 더 세련된 관리에 아이를 맡길 수 있습니다. 아예 통째로 아이 관리를 위탁하는 사교육 대리모(아이를 대신 낳아주는 대리모가 아니라 아이 교육을 대신해주는 대리모를 말한다. 월 천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고 한다. 〈세계일보〉, 2013년 3월 1일)를 쓸 수도 있습니다.
     
중산층 엄마들은 처음부터 잘못된 길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상류층 코스프레에 정신이 팔린 대부분의 중산층 엄마들은 결국 가랑이가 찢어집니다. 자신의 처지에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비슷한 처지와 가치관을 지닌 엄마들끼리 함께 뜻을 모아 길을 열어야 합니다. 그렇게 건강한 중산층 학부모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엄마 혼자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결국 상류층 문화의 공세에 버틸 수 없습니다. 상류층 코스프레는 일단 쉽게 따라 할 수 있지만, 후유증과 부작용이 워낙 심하고 지속 가능하지도 않습니다. 상류층 코스프레를 마치 엄마의 진심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엄마들과 이별해야 합니다. 다른 엄마들을 만나야 합니다. 비슷한 처지의 엄마들과 합심하여 무리하지 않는 엄마 역할, 쉽고 열심히 실천할 수 있는 엄마 역할을 찾아야 합니다.
     
"다른 엄마들처럼 아이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매우 괴로웠습니다. 능력이 부족한 엄마를 만나 아이가 제대로 피지도 못하고 시드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컸습니다. 하지만 소장님 말씀을 듣고 그게 다 상류층 코스프레 때문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음이 매우 편해졌고 비슷한 생각을 하는 엄마들을 만나면서 저도 충분히 훌륭한 엄마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지금은 남보다 좋은 것을 주는 엄마가 좋은 엄마가 아니라, 아이가 원하는 것을 주는 엄마가 좋은 엄마라고 생각합니다. 남보다 정보가 많은 엄마가 좋은 엄마가 아니라, 아이 말을 잘 들어주는 엄마가 좋은 엄마라고 생각합니다. 아이 공부를 잘 도와주는 엄마가 좋은 엄마가 아니라, 아이가 공부 때문에 좌절하지 않도록 믿어주는 엄마가 좋은 엄마라고 생각합니다. 아이의 미래를 걱정하는 엄마가 좋은 엄마가 아니라, 아이의 꿈을 믿고 응원하는 엄마가 좋은 엄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미 충분히 좋은 엄마였습니다. 그렇게 말해주는 엄마들이 있어 이제 더는 흔들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_ 서울 금천 
   
고립된 상태에서 혼자 있으면 상류층 문화의 공세를 당해내지 못합니다. 비슷한 처지의 엄마들끼리 모여야 합니다. 중산층이 합심하여 새로운 학부모 문화를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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