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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Dec 02. 2016

10. 누구나 공급자가 되는 세상이 열렸다.

<빅 픽처 2017>

모바일을 기반으로 하는 공유경제의 대표적인 예는 여행・숙박 분야에서 찾을 수 있다. 2008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된 에어비앤비(Airbnb)에는 전 세계 3만4천 개 도시에 200만 개 이상의 집이 등록되어 있고, 지금까지 1억 명이 넘는 여행객이 전 세계 에어비앤비 숙소를 이용했다. 

     
에어비앤비는 집의 남는 공간을 빌려주는 ‘호스트’와 숙소를 임대하는 ‘게스트’를 연결해준다. 일반적으로 에어비앤비의 호스트는 주거용 주택, 즉 본인이 사는 집이나 방을 빌려준다. 우리나라의 경우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하숙집과 민박집 문화가 온라인을 통해 되살아난 셈이다. 에어비앤비는 직접 소유한 숙소는 없지만, 웹과 앱을 통해 내가 사는 집 전체 혹은 일부 빈방 등을 임대하는 온라인 민박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신의 집과 방을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공유하는 사람과 이를 이용하는 사람은 날로 늘고 있다. 2015년 한 해 동안 에어비앤비를 통해 한국을 찾은 여행객은 70만 명이며, 2016년 브라질 리우 올림픽 대회 기간에 리우데자네이루를 찾은 50만 명의 여행객 중 8만 명이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소를 예약했다. 에어비앤비는 참여자, 플랫폼 그리고 유휴자원이 모여 어떻게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에어비앤비의 성공 요인은 ‘수요와 공급 매칭 기술’ ‘다양한 유휴자원 제공’ 그리고 ‘평판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즉 디지털 플랫폼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므로 누구나 원하는 수준의 가격에 공급과 수요를 충당하고, 사용자에게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며, 공급자와 수요자 양측이 교류하고 피드백을 주고받게 함으로써 신뢰를 구축하게 한다. 자신을 공급자로 생각해본 적 없는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이러한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소유물과 그 가치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며 공유경제에 참여하는 것이다.
    

 

공유경제의 화폐는 ‘신뢰’

에어비앤비 여행 경험의 중심에는 숙박 후 호스트와 게스트가 서로를 평가하는 후기 시스템이 있다. 양방향 후기로 각자에 대한 평판이 형성되며, 다른 에어비앤비 사용자에게 모두 공개된다. 잠재적 게스트는 호스트에 대한 후기를 보고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의견을 파악한다. 또한, 호스트도 잠재적 게스트에 대한 평가 의견을 볼 수 있다. 
     
에어비앤비는 호스트와 게스트 모두 서로 원하는 바를 충족할 수 있도록 예약 전에 양측이 충분한 대화를 나누도록 한다. 현재 에어비앤비에 한국인이 남긴 후기는 수십만 개에 이른다. 가입자의 신분 확인을 위해 프로필을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드인 등 기존 온라인 서비스 계정과 연결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계정 연결을 통해 호스트나 게스트의 성격과 관심사를 파악하고 본인을 정확하게 소개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새로운 인터넷 시장의 가장 큰 숙제는 모르는 사람과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고객에게 그런 안전성을 각인시켜줄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낯선 사람에게 빈방을 빌려줄 정도로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세상이 온 것이다. 모바일, 소셜미디어 그리고 빅데이터 기술로 인한 변화이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보았듯이, 공유경제는 대규모 행사가 열릴 때 갑자기 늘어난 숙소 수요를 충당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내 집 공유는 성수기에 유연하게 숙소를 공급할 수 있는 매우 좋은 방법이다. 숙소에 대한 수요가 갑자기 증가하면 그에 따라 호스팅할 사람도 늘어났다가 성수기가 지나면 줄어든다. 이러한 방식의 숙소 공급은 호텔과는 달리 인프라나 토지, 고정 인력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지 않다. 
     
이런 이유로 숙박 분야의 공유경제는 지방 관광 활성화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숙소가 없거나 마땅한 숙소를 찾지 못해 여행 갈 엄두를 못 내던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이다. 이러한 숙박 공유 방식을 통해 이미 여러 도시와 국가에서는 에어비앤비와의 협업을 통해 주민들이 자신의 집과 방을 공유하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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