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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Dec 02. 2016

00. <직장 정글의 법칙> 연재 예고

<직장 정글의 법칙>

1000만 직장인을 위한 진격의 생존기


작가의 말

새벽에 출근하는 사람들에게는 계절이 딱 두 개뿐입니다.
5월부터 9월까지는 봄, 10월부터 4월까지는 겨울.
4월 말이어도 새벽에는 썰렁하고 10월이 되면 벌써 패딩을 꺼내 입게 되기 때문이죠.
대신 새벽에 출근하는 사람들은 알고 있습니다.
새벽 공기가 얼마나 달콤한지.
남들보다 먼저 출근했을 때 기분이 얼마나 짜릿한지.

매일 아침 알람 소리에 눈 비비며 일어나 어깨 위에 큰 곰 두 마리 얹고 출근하면서도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는 직장인들이 이 책을 읽고 한 번이라도 공감하고‘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라고 위로받을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힘,
새벽을 힘차게 여는 직장인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배경 · 인물 소개



OO식품 마케팅팀

나몰라 신입(나신입)
28세남. 오랜‘취준생’생활 끝에 취직 성공!
늘 의욕이 앞서지만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더 많아 번번이 실수 연발.
미우나 고우나 반짝반짝 빛나는 신입이다.

허당 대리(허대리)
34세 여. 자아 정체성 고민 때문에
여러 번 이직해서 뒤늦게 대리를 달았다.
위에서 눌리고 아래에서 치이는 샌드위치 스타일.
허당 끼가 다분하다.
365일 다이어트 중인 대한민국 열혈 커리어우먼이다.

이기적 과장(이과장)
38세 남. 아부가 체질화된 마케팅팀 최고의 짠돌이.
토끼 같은 두 자녀와 여우 같은 아내를 둔 가장이다.
성격이 다혈질이라 틈만 나면 사표 운운하며 버럭거리지만
아내의 한마디에 금세 순한 양이 되고 만다.

백여우 차장(백차장)
38세 여. 할 말 다 하고, 일도 알아서 척척,
즐길 거 즐기며 사는 골드미스.
이기적 과장과 동갑이지만 같은 것이라곤
나이밖에 없을 만큼 성격·취향·업무 스타일 등
모든 게 다 달라 사사건건 부딪히는 앙숙이다.

장남아 부장(장부장)
53세 남. 업무 처리를 재촉하는 속도는 대한민국 대표 LTE급!
그러나SNS가 뭔지 도통 모르겠고,
‘앱’을‘애비’로 착각할 정도로 어려움이 많다.
그럴수록 팀원들 앞에서 목소리가 커지고,
툭하면 야근시키는‘남아’선호 사상 소유자.




단체 대화방은 24시간 대화 중

대한민국 직장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프로그램은 뭘까?

정답은 <열린음악회>.

이유는 간단하다. <열린음악회>가 한다는 건 일요일이 끝나간다는 뜻이니까.

<열린음악회>는 직장인들에게 꿀 같은 일요일이 가고 있다는 걸 실감하게 한다.

일요일 밤 9시.

이제 주말의 마지막 위안인 <개그콘서트>가 시작하길 기다리는 데, 이과장 휴대전화에서 카톡카톡카톡 카톡 알림음이 끊이질 않는다.

휴대전화를 흘낏 본 이과장이 푸념을 늘어놓는다.

“아니, 정말 너무한 거 아냐? 퇴근 후도 부족해서 이젠 주말까지! 단체 대화방에 부장님이 수시로 남기는 메시지 때문에 주말에도 쉬는 게 아니라니까.”

이과장은 그러면서도 마음과는 달리 연신 환호하는 이모티콘을 날리고 있다.

한편 백차장의 집.

얼굴에 팩을 붙이고 누워 있던 백차장은 계속되는 카톡 알림음에 어쩔 수 없이 팩을 떼고 휴대전화를 본다.

“대체 누구야?”

하긴 누군지 안 봐도 뻔하다. 부장님. 아니, 더 정확하게는 오늘 등산 다녀오신 부장님이 단체방에 사진을 올린 거다.

오징어를 뜯으며 <개그콘서트> 시청할 준비를 하던 신입도 영혼 없는 뜨거운 반응을 보내고 있다.

“부장님께서 등산 가서 찍은 사진을 보니 부럽다는 생각뿐이네요. 전 하루 종일 방구석 날라리였는데. 쩝.”

신입의 아부 멘트에 허대리도 가만있을 수만은 없다. 젖은 머리를 말리던 드라이어기를 내려놓고 휴대전화를 집어 든다.

“저도 지금 친구들에게 마구 퍼 날랐더니 부장님 멋지다고 난리 났어요. 앞으로도 사진 많이 남겨주세요.”

부장이 사진을 올렸을 때 팀원들의 반응이 없으면 노골적으로 서운한 내색을 한다는 걸 다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부장의 프로필 사진이 바뀌었는데도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그다음 날은‘남아’를 각오해야 한다.

허대리는 부장이 스마트 폰으로 바꾸고 메신저 프로필 사진을 변경할 때마다 알람이 울리게 설정해놓았다. 오죽하면 밤에 잘 때도 휴대전화를 끌어안고 잔단다. 그러니 다크서클이 발목까지 내려올 수밖에…….

팀원 모두가 뜨거운 반응을 보이는 가운데 백차장만 아무 반응이 없자 부장이 단도직입적으로 메시지를 남긴다.

“백차장은 뭐하나?”

그제야 백차장의 메시지가 단체 대화방에 등장한다.

“휴일엔 저도 쉬어야죠. 그리고 앞으로는 단체 대화방엔 업무내용 말고 개인적인 내용은 남기지 마세요. 시도 때도 없이 근무하는 기분이에요.”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부장의 필살기가 날아든다.

“내일 6시에 신제품 아이디어 회의할 거니까 준비하고 다들 남아!”

지금 시각은 일요일 밤 9시.

일요일이 다 가고 있다는 사실보다 더 우울한 건 부장님, 우리 부장님.

저자 ㅣ 유혜영

저자 유혜영은 방송작가. MBC-FM [박소현의 FM데이트], [허수경의 음악동네], KBS-FM [엄정화의 가요광장], [강성연의 가요광장], [이금희의 가요산책], SBS-FM [호란의 파워FM], MBC-TV [이야기쇼 만남], SBS-TV [희망TV], KBS-TV [생생정보통] 등 TV와 라디오 프로그램을 오가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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