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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Dec 05. 2016

01. 왜 '최고'가 아닌가?

<당신의 경쟁전략은 무엇인가>

한 수 위가 전략은 아니다!

‘호텔 침대 전쟁’으로 알려진 객실 쟁탈전은 1999년 처음 발생했다. ‘웨스틴호텔 & 리조트’는 1년 동안 침대 매트, 베개, 시트, 베갯잇을 실험하고 그 과정에서 수천만 달러를 투자해 업계 최초로 주문 제작된 ‘헤븐리 침구(Heavenly Bed)’ 브랜드를 출시했다. 웨스틴의 한 임원은 “우리는 경쟁에서 우리 자신을 차별화하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예상했듯이 경쟁업체들의 대응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들은 새로운 베개를 재빨리 내놓고 그동안 없던 고급 천으로 고객을 사로잡았다. 힐튼은 ‘조용한 침대’, 메리어트는 ‘원기회복 특별침대’, 하얏트는 ‘하얏트가 인정한 침대’, 레디슨은 ‘수면에 탁월한 침대’, 크라운 플라자는 ‘수면 향상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2006년이 되어서야 언론은 침대 전쟁이 끝났다고 선언했지만 모든 주요 경쟁업체들이 자신의 고유상품을 개발, 설치, 홍보하는 데 엄청난 투자를 한 후였다. 이제 호텔 투숙객에게 ‘침대 품질’은 모든 호텔이 비슷하다는 것을 확신시켜주는 결과가 되었다. 그것은 흔한 일로 기업의 ‘최고’가 되기 위한 시도는 업계 전체 평균을 향상하는 결과를 낳는다. 
     
그런 경쟁이 호텔업계의 장기수익성을 만성적으로 낮춘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 아니다. 호텔업이 침구 품질향상을 위한 투자이익을 얻기 위해 요금을 높일 수 있었는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요금을 올리지 않은 덕분에 고객들은 그 투자 혜택을 보았다. 그러나 그런 행동이 업계 전체에 이득이더라도 모든 경쟁업체가 똑같은 방식으로 경쟁한다면 아무도 경쟁우위를 얻을 수 없다.

   
2010년 ‘새로운’ GM이 출범하던 날 최고경영자 댄 애커슨은 “이제 GM은 과거의 엄청난 손실에서 벗어나 경쟁할 준비가 되었다. 최고의 자동차가 승리할 것이다.”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조직의 리더들이 직원들에게 ‘최고’가 되라고 강조하는 것을 얼마나 자주 들어봤는가? 당신의 회사를 업계 최고로 만들려는 외침을 얼마나 자주 들어봤는가? 기업들은 최고의 제품을 생산하고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최고의 인재들을 끌어들인다고 자랑스럽게 선포한다. 그런 문구들은 평가나 의심을 전혀 받지 않고 대부분 직관적으로 옳다고 느껴지는 경쟁의 본질이 내재한 인식을 반영한다. 승리하고 싶다면 최고가 되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정말 그런가? 
     
마이클 포터는 이런 현상을 최고가 되기 위한 경쟁이라고 명명했다. 이것은 경쟁을 너무나 잘못 이해하는 데서 온다. 경쟁의 작동 메커니즘에 대한 잘못된 인식은 필연적으로 잘못된 전략으로 이어지고 안 좋은 결과로 나타난다.
     
경영자 대부분에게는 최고가 되기 위한 다툼이 경쟁의 모든 것이다. 그런 믿음은 전투와 스포츠에서 얻은 대중적이고 은유적인 비유로 더 굳어진다. 그런 은유적 비유는 생생하고 매력적이므로 관리자나 직원들을 격려하려는 리더들은 그런 비유에 끌려다닌다. 그것은 기업경쟁에 감정, 이야기, 결과를 부여한다. 그러나 그런 비유는 오해 소지가 있다. 비록 그런 비유들이 한 가지 사물에는 다른 사물과 비슷한 요소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더라도 그런 사물들이 서로 똑같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전쟁에서는 오직 하나의 승자만 있을 수 있다. 승리는 적을 무력하게 만들거나 말살시킬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경영에서는 경쟁자들을 전멸시키지 않고도 승리할 수 있다. 기업경영에서는 다수 승자가 번성하고 공존할 수 있다. 경쟁은 경쟁자들을 무너뜨리기보다 소비자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집중되어 있다. 주위를 둘러보라. 충족될 수많은 요구가 있으므로 승리할 방법도 그만큼 많다.
     
스포츠와의 비유도 오해 소지가 있다. 스포츠선수들은 ‘최고의 선수’로 뽑혀 승리의 월계관을 쓰기 위해 경쟁한다. 그들은 경쟁자를 이기는 데 집중한다. 그들은 승리하기 위해 경쟁한다. 그러나 스포츠에서는 하나의 규정에 한 경기만 존재한다. 그래서 한 명의 승자만 있다. 기업경영의 경쟁은 더 복잡하고 개방적이고 다면적이다. 한 산업 내에서도 충족되어야 할 소비자 요구에 따라 여러 경기가 있을 수 있다. 
     
맥도날드는 패스트푸드 업계에서 특히 즉석 버거 부문의 승자다. 그러나 ‘인 앤 아웃’ 버거는 수제 버거 부문에서 성장하고 있다. 인 앤 아웃 버거의 고객들은 수제 빵 위에 주문에 따라 요리된 가공하지 않은 신선한 햄버거를 맛보기 위해 맥도날드의 시간 개념으로는 영원에 해당하는 10분 이상을 기꺼이 기다린다. 
     
포터는 기업이 특정 경쟁자들과 특정 경쟁에 돌입하기보다 기업 자신만의 경쟁부문을 만들어내는 선택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정신적인 습관의 변명은 항상 어렵다. 원래 가진 습관을 인식하지 못하면 더 어려워진다. 이것이 ‘최고가 되기 위한 경쟁’ 사고방식의 문제점이다. 이것은 전형적으로 사고의 명시적 방식이 아닌 암묵적 방식이다. 경쟁의 본질은 당연시된다. 그러나 포터는 그렇게 여기면 안 된다고 말한다. 대부분 사업에서 ‘최고’와 같은 존재는 절대 없다. 
     
잠시 생각해보라. 최고의 자동차가 존재하는가? 최고의 햄버거는? 최고의 스마트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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