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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Dec 08. 2016

05. 대답을 기다리는 시간

<생각이 나서 2>

대답을 기다리는 시간 동안 생각은 저 혼자 뻗어 가서 가지마다 열매를 매단다. 모양과 색깔과 맛과 향기가 저마다 다른 열매들이다. 어떤 것은 너무 묘하거나 무섭게 생겨서 차마 맛을 볼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런 날들이 길어지면 심장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시선을 돌린다. 생각의 나무 같은 건 생각 속에나 존재하는 거라고 스스로를 다그치며 땅이나 하늘, 가능하다면 바람을 보려고 애를 쓴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기다리는 대답이 무의미해질 때가 있다. 어떤 대답이 오든 상관없어지는, 대답이 오든 말든 중요하지 않아지는, 그러니까 ‘그때’가 지나버린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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