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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Dec 12. 2016

04. 인상적인 오프닝이 분위기를 결정한다.

<TED 프레젠테이션>

청중과 교감을 형성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시간은 연단에 오른 후 첫 10~20초 정도다.

이 짧은 시간에 청중을 사로잡지 못하면 청중은 프레젠테이션 내내 ‘오늘 식료품점에 들러 뭘 살까?’, ‘내일은 뭘 입고 나가지?’ 등 다른 생각을 하며 시간을 보낼 것이다. 이렇게 되면 연사만 손해다. 그래서 은연중 이든 직접적이든 10~20초의 짧은 시간 안에 청중이 프레젠테이션에 집중해야 하는 충분한 동인을 제공해야 한다.
     
소개할 사례는 강렬한 인상을 주는 오프닝 코멘트로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이 사례는 정해진 순서 없이 충격적인 사실을 툭 던지듯 폭로하는 방식이다. 충격적인 사실에는 대체로 통계수치가 등장하고, 이런 수치는 기존 상식에 반하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이런 방식의 오프닝 코멘트를 계획했다면 청중의 감성을 자극해야 한다는 점이다. 연사가 ‘무엇’이라는 화두를 던졌다면 청중이 ‘왜, 어떻게, 언제, 어디서’라는 궁금증을 연쇄적으로 떠올리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다. 유명한 요리사이자 아동 영양 옹호자인 제이미 올리버(Jamie Oliver)의 TED 프레젠테이션 오프닝이 정확히 이런 방식이었다. 
   

제이미 올리버(Jamie Oliver)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지만, 앞으로 제가 이야기할 18분 이내에, 지금 이 순간까지 아직 살아있는 4명의 미국인이 사망할 것입니다. 그들이 먹는 음식 때문이지요. 제 이름은 제이미 올리버이고, 나이는 서른넷입니다. 영국 에식스(Essex) 출신이고, 지난 7년여 동안 제 나름의 방식대로 생명을 구하기 위해 지칠 줄 모르게 열심히 노력해 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의사가 아닌 요리사입니다. 따라서 값비싼 장비나 의약품 같은 것은 갖고 있지 않습니다. 저의 유일한 도구는 정보와 교육입니다. 저는 음식이 가진 힘에 대해 확고한 믿음이 있습니다. 음식이 가정의 근본이고, 우리 삶의 최고의 순간을 누리게 해준다는 믿음 말입니다.”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는 지금 이 순간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오프닝 코멘트로 사용해 청중을 완전히 몰입시켰다. 우리가 먹는 음식 때문에 우리 중 누군가가 죽어나가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 말이다. 그리고 이 일이 지구 반대편 개발도상국 어딘가가 아니라 바로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이 땅에서 계속되고 있다니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이 이야기를 들은 청중도 ‘자신이 과연 점심때까지 살아있을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을 갖지는 않았을까? 충분히 깊이가 있으면서도 청중과 직접 관련이 있는 충격적인 통계수치가 보여주는 강력한 힘이다.
     
도발적인 질문으로 오프닝 코멘트를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통계수치를 활용하는 위의 사례와 비슷해 보이지만 연사가 원하는 답을 청중이 생각하도록 유도한다는 점에서 좀 더 명쾌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제이미 올리버의 오프닝을 “여러분과 같은 보통의 미국인 320명이 왜 먹는 음식 때문에 매일 죽어나가고 있을까요?”라는 질문으로 바꾸어 시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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