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나서 2>
갈 길은 멀고 언덕은 한없이 높아, 지붕이 낮은 노중의 카페로 들어섰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내렸다. 괜히 신이 난 우리는 창문에 매달려, 달려와 맺히는 수백 수천의 빗방울을 세어보았다. 그런 꿈을 꾸고 일어나 문장을 고르다 우리는 어디로 가려 했던가 생각했다. 그 길을 다 가거나 중도에서 멈추거나, 그런 건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예기치 않게 발이 묶여도 그 또한 생의 선물이라고. 지금은 소나기 퍼붓는 시간이다.
비가 그치면, 나는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낯선 길에 서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