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나서 2>
소풍을 갔다 돌아오는데 배낭이 없어졌다는 걸 알았다. 찾을 길이 막막하여 걸음을 되돌리진 않았다. 집으로 오니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밥은 먹었느냐고 물으셨다. 지금의 나보다 젊은 어머니는 걱정스러운 낯으로 내 안색을 살폈다. 배낭은 찾을 수 있다고, 어차피 중요한 것도 들어 있지 않다고, 나는 거짓말을 했다.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왔는지 기억도 안 나는데, 벌써 아침이었다. 잃어버린 게 무엇인지도 모르겠는데, 이미 꿈에서 쫓겨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