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자라 브랜드는 어떻게 이길까?

<당신의 경쟁전략은 무엇인가>

자라는 최신 유행 의류 모델을 중간가격에 판매했다. 절대치로 보면 절대 저렴하지 않지만 다른 패션 브랜드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했다. 그런 특별한 가치 제안을 전달하는 방법의 핵심은 속도에 있다. 자라의 모든 가치활동은 매장에 최신 스타일을 신속히 공급하는 데 맞추어져 있다. 

   

  
대부분의 패션소매점이 3개월가량의 제품 출시 소요시간을 감수하는 반면, 자라는 겨우 2~4주만 걸리니 연간 100여 가지 상품을 출시할 수 있다. 그 엄청난 속도가 가능한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가치사슬을 통제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치사슬과 관련된 모든 선택이 경쟁업체와 다르기 때문이다. 자라는 몇 가지 중요한 트레이드오프를 선택한다. 즉, 자신의 브랜드 판촉 방법, 상품 디자인 방법, 생산, 물류, 재고관리 관련 트레이드오프다. 
     
그들의 성공은 한 가지 선택이 아닌 여러 선택이 다른 선택들을 서로 강화해줄 수 있도록 한 조화에서 나온다. 자라를 독특한 가치 제안 전달을 최적화시키도록 완벽히 설계된 시스템으로 생각하라. 자라의 활동을 하나씩 분리해 살펴보면 일부 선택들에 대해 의외로 생각할 것이므로 ‘최적’이라고 말한 것이다. 
     
예를 들어 일부 선택은 자라의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 포지션에서 비용이 효과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대규모 디자인팀은 승승장구하는 유럽의 또 다른 패션소매점 H&M 규모의 2배나 된다. 경쟁업체들과 달리 자라는 직접 제조하는데 대부분 아시아가 아닌 유럽에서 만든다. 매장은 임대료가 가장 비싼 도심에 자리 잡고 있다. 이 각 선택은 그 자체로 ‘저비용’ 해결책에 부합하지 않는다. 하지만 한발 뒤로 물러나 하나의 시스템으로 전체를 확인해보면 자라가 전체를 최적화하기 위해 하나의 영역에서 기꺼이 차선책을 선택한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렇다면 자라는 그것을 어떻게 해내는가? 이 퍼즐 조각들이 어떻게 맞추어지는지 살펴보자. 첫째, 디자이너의 역할은 트렌드를 알아내 복제하는 것이다. 새로운 디자인 제작을 위해 유명 디자이너에게 거액을 지급하기보다 세계 곳곳에 정찰 조직을 두고 패션쇼나 나이트클럽에서 최신 패션 트렌드를 찾는다. 사내 대규모 디자인팀은 한 달 안에 신제품을 만들 수 있고 기존 제품 수정은 2~3주면 된다. 대규모 디자인팀 덕분에 빠르게 복제하고 새로운 디자인을 제조부서로 신속히 보낸다. 
     
자라는 소매점이 아닌 제조업체로 출발했고 유럽에서 대규모 자체 생산을 계속한다는 기본 방침에 충실하다. 공장은 소규모 배치(Batch) 생산에 잘 맞추어져 있다. 자라는 자체적으로 트럭을 보유해 물품을 스페인 중앙 물류 허브로부터 유럽 전역 매장으로 24시간 이내에 신속히 보낸다. 의류업계의 관행과 달리 공장에서 만든 옷은 라벨을 붙이고 옷걸이에 걸려 매장에 도착한다. 이것은 배송비용을 높이지만 곧바로 옷을 팔 수 있도록 준비되어 매장에서 다림질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다시 말하지만 여기서 핵심은 속도다.
     
매장 자체는 보행자가 많고 눈에 잘 띄는 곳에 넓게 자리 잡는다. 한정 수량으로 일주일에 두 번 입고되는 신상품은 ‘지금 구매하지 않으면 기회는 없습니다.’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한다. 매장 직원들은 잘 팔리고 잘 안 팔리는 상품에 끊임없이 피드백을 보낸다. 이 정보는 자라가 디자인과 생산 물량에 대해 실시간으로 의사결정을 더 잘 내리는 데 도움을 준다.
     
이제 고객 경험에 대해 생각해보자. 즉, 꾸준히 바뀌는 신상품 흐름, 그 자체로 매장 광고판 역할을 하도록 눈길을 끄는 위치에 만든 매장, 항상 부족한 상품은 서로 연결된다. 이런 내용은 입소문을 만든다. 고객들은 친구들에게 자라 얘기를 한다. 고객들은 매장을 계속 다시 방문하게 된다. 갈 때마다 다른 상품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매장 앞을 지나가면서도 바뀐 상품을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 사항이 자라의 탁월한 성과 즉, 경쟁우위를 향상하는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