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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Dec 29. 2016

10. 초보 여행자의 한숨_스페인

<내 차로 가는 세계 여행 1>


오직 가우디, 가우디를 만나러!


에 그리던 가우디, 가우디!

안토니 가우디, 나는 미술이나 건축을 전혀 모르는 문외한이지만 이 양반과 관련한 책과 화보집은 몇 권이나 가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나는 가우디의 건축물과 예술품들을 좋아했고 또 보고 싶어 했습니다. 카사 바트요, 파베욘스 구엘 별장을 꿈꿨습니다. 구엘 공원에는 낮에도, 밤에도 가볼 생각이었습니다.

위에서 본 구엘 공원


구엘공원 입구


구엘공원 내부



스페인보다는 가우디를 만나러 간다는 기쁨에 더 설레인 게 사실입니다. 설명이 필요없는, 감탄과 감명, 감동, 감격의 연속인 가우디입니다. 가장 유명한 것은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입니다. 성당 주위가 엄청난 인파와 공사 소음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였으나. 그러한 방해 속에서도 경건스러운 마음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종교적인 경건함이 아니고 가우디에 대한 경건한 마음입니다.


"성경의 내용이 그대로 각본되어 12개의 조각 작품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무종교자인 내가 하나씩 들여다봐도 알 만한 이야기들입니다."


성당의 실내는 오후의 햇살이 스테인드글라스를 지나며 영롱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로 바뀝니다. 스테인드글라스에 새겨진 글자들의 의미를 음미해 보고는 감격에 겨워합니다.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한 영롱한 빛들은 멋드러진 12각 곡면의 기둥을 더욱 환상적인 분위기로 따스하게 덮어줍니다. 기둥에 부서지는 햇살…. 그 기둥들이 떠받치고 있는 천정을 올려다보는 것은 감동이었습니다. 별도의 조명 없이 자연 채광만으로도 이토록 신비한 실내 분위기가 나오는 성당은 진정 환상이었습니다.

올려다본 천정의 모습. 자연 채광입니다.



‘초보 여행자’의 한숨

나 역시 스쳐 지나치는 여행객의 한 사람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입국하자마자 숙박비 사기로부터 시작하여 차량 파손 및 도난으로 많은 것을 잃었고, 또 다음날엔 카메라를 날치기 당할 뻔 했으며, 구입한 상품이 불량품이라 교환을 요구했으나 겉포장을 뜯었다고 거절 당하기도 했습니다. 며칠 머무른 주제에 펼치는 ‘이 나라는 도둑의 나라다!’라는 단순한 주장은 지극히 주관적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6개월 넘도록 30여 나라를 거쳐 여기까지 오는 동안 단 한 번도 이런 일을 겪지 않았는데, 이 도시에 와서 종합세트를 다 겪었습니다.


스페인을 처음 와본 초보 여행자인 내게도 의무까지는 아니라도 책임감은 있답니다. 아직 스페인을 못 가본 다른 여행자들이 이 나라를 찾았을 때는 더욱 안전하고, 안심하고 관광과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그 기반을 만드는 데 작은 보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바로 내 작은 책임감입니다. 

일정에 쫓겨 다른 나라로 넘어갈 땐 늘 아쉬움이 맴돌아 뒤돌아보며 국경 지역을 넘었습니다. 스페인을 떠나 프랑스로 넘어올 때는 국경 표지판도, 국경 검문소도 없었듯이 그런 아쉬움도 전혀 없었습니다. 벗어났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히 기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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