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아오리 사과와 왓칭

<왓칭 수업>

친숙한 이야기부터 시작하려 합니다.

일본 아오모리현은 사과로 유명합니다. 일본에서 생산되는 사과의 절반 정도가 아오모리현에서 나온다고 해요. 우리나라에서 흔히 ‘아오리 사과’라고 부르는 품종이 있는데 바로 이 사과가 아오모리현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1991년에 촬영한 일본 아오모리현의 사과 농장

1991년 아오모리현에 엄청난 자연재해가 왔습니다. 태풍이 몰아쳐서 한 마을 전체 사과의 90%가 떨어졌지요. 마을 사람들은 떨어진 사과를 바라보며 가슴을 쳤습니다.

“아이고, 1년 농사를 완전히 망쳤어!”

하지만 한 농부는 땅에 떨어진 사과를 바라보며 가슴을 치는 대신, 아직 나무에 매달린 10%의 사과를 바라보았습니다.

‘그 엄청난 태풍에도 떨어지지 않은 사과가 있다니, 참 대단한 사과야!’

그런데 태풍에도 끄떡없이 버텨준 그 사과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섬광처럼 빛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맞아! 저건 시험에도 떨어지지 않는 합격사과야!’

농부는 합격사과를 팔기 시작했고, 입시를 앞두고 사람들은 10배의 가격을 주고 이 사과를 사 갔습니다.

1991년 이후 히트 상품으로 자리 잡은 '합격사과'

떨어진 사과만 바라보면 마음속에 절망스런 생각이 가득 차오릅니다. 그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처럼 느껴지지요. 하지만 아직 붙어 있는 사과를 바라보면 희망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럼 현실도 같이 밝아지지요.

내가 모든 것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마음속의 생각이 달라지고, 또 내 생각이 달라지면 현실도 달라진다는 것이 ‘왓칭’의 기본 원리입니다.

이 원리를 아래 그림으로 이해해 봅시다.

아가씨의 옆얼굴로 보면 할머니가 안 보이고 할머니의 얼굴로 보면 아가씨가 안 보인다.

이 그림이 어떻게 보이나요? 아가씨로 보이나요? 아니면 할머니로 보이나요? 그림을 아가씨로 보면 할머니는 보이지 않아요. 그렇다고 할머니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닙니다. 마음속의 생각으로 숨어있다가 할머니로 바라보는 순간 할머니라는 현실로 깜짝 등장해요. 대신 아가씨는 마음속의 생각으로 숨어버립니다.

모든 상황에는 반드시 양면이 있습니다. 불행을 돌려보면 행복이 숨어있습니다. 절망을 돌려보면 희망이 숨어있습니다. 상처를 돌려보면 치유가 숨어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어느 한 가지 면만 바라보고 거기에 집착해 파묻혀 버리지요.

시야를 넓혀 전체를 바라보면 시각이 달라지고, 시각이 달라지면 생각이 달라진다는 간단한 사실을 까맣게 모르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