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앤프리>
“만약 어떤 꿈이든 이루어진다면, 무엇을 하고 싶어?”
4명의 우리 가족, 정신없이 바쁘지만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던 30대의 어느 여름날.
아내와 농담 반으로 나눈 이야기가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음, 어떤 꿈이든 이루어진다면…
가족과 함께 세계일주를 하는 것, 근사하지 않아?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맛있는 것을 이것저것 먹고 말이지.
가족 모두가 세계의 대자연에서 뒹굴며 다양한 삶을 느끼게 된다면 정말 멋질 거야.
가고 싶은 섬과 해변도 잔뜩 있고 여러 세계유산도 보고 싶어.
이런 이야기를 주고받는 동안
어느새 우리는 정말로 떠나고 싶어졌다.
가족과 함께하는 세계일주라니. 정말 가고 싶다!
몇 년간 열심히 일해서 돈을 모아야지.
그래도 부족한 부분은 여행을 하면서 계속 일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준비해두면 아마 어떻게든 될 거야.
아이들에게도 세계일주의 경험은 초등학교 입학이 몇 년 정도 늦어지더라도 인생에 있어서 전혀 문제될 것 없어!
사야카, 우리 정말 떠나버릴까?
정오가 지날 무렵의 망상은 어느 사이에 현실로 바뀌었다.
그로부터 몇 년에 걸쳐 작전회의를 반복하며
그렇게 우리는 세계일주를 준비했다.
먼저 평소의 생활비를 절약하여 여행 자금을 모으며
앞으로 세계 어디에 있더라도 일을 계속할 수 있는 틀을 갖추었다.
그리고 비자나 예방주사 등 필요최저한의 여행 절차를 밟고
집을 처분하고 가재도구는 창고에 보관해두고 들고 갈 짐은 최소한으로 정리했으며
아이들이 입학하기로 되어 있던 초등학교에 연락하는 일도 끝내고서…
2008년 11월 23일. 10주년 결혼기념일 3일 뒤.
나, 아내 사야카, 6살 아들 우미(바다), 4살 딸 소라(하늘).
4명의 우리 가족은 그렇게 세계일주를 시작했다.
하와이, 북미, 중남미, 남극, 오스트레일리아,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일본…
각자 큰 배낭을 짊어지고서
비행기, 배, 기차, 버스, 캠핑카 등을 갈아타며
마음 닿는 대로 가족과 함께 세계를 방랑한, 약 4년간의 FAMILY GYPSY DAYS.
울고, 웃고, 싸우고, 부둥켜안고,
사고 나고, 아프고, 바가지를 쓰고, 도난당하고,
그야 뭐 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만.
마음 한가운데는 언제나 심플했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는 만큼 다양한 일도 일어나는 거야.’
그렇게 생각하며 새로운 문을 열어나가고 싶을 뿐.
‘세상은 정말 아름다워. 살아간다는 건 대단한 일이야.’
그렇게 느낀 순간을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을 뿐.
인생을 80년이라고 한다면 앞으로 남은 40년이라는 시간.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고 있을 여유 따윈 없다.
언제나 뜨거운 벌레로.
언제나 즐거운 여행자로.
정말로 소중한 것만을 주머니에 넣어
걷고 싶은 길을 멈추지 말고 걸어가자.
이런 마음을 담아.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 가족을 사랑하는 사람.
그리고 자유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 책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