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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Feb 06. 2017

03. 가상현실의 세상이 온다.

<IT 트렌드를 읽다>


달려라 포켓몬 GO

2016년 7월 스마트폰 게임 하나가 전 세계를 뒤흔들었다. 방구석에 앉아있던 게이머들을 집 밖으로 내몰았고, 국내 여름 휴가를 강원도 속초로 가게 만들었던 게임, 바로 ‘포켓몬 GO’다.

포켓몬 GO는 ‘만약 포켓몬이 실제로 우리 동네에 나타나면 어떻게 될까?’라는 상상을 현실로 만든 게임이다. 그런데 구글은 2년이나 전인 2014년 만우절에 구글 맵스를 통해 포켓몬 챌린지 이벤트를 이미 진행했었다. 물론 지금처럼 가상현실을 이용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 당시도 반응은 뜨거웠다. 다만, 포켓몬 챌린지는 평면의 구글 지도를 보면서 하는 게임이었고, 포켓몬 GO는 스마트폰으로 비춘 현실세계에 나타난 포켓몬을 잡는 게임이라는 것이 달랐다. 포켓몬을 잘 알고 있는 성인 게이머들은 물론, 새롭게 포켓몬을 접한 사람들도 현실에서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한다는 것 자체에 재미를 느끼고 참여했다. 이런 관심은 게임을 개발한 나이앤틱과 포켓몬주식회사, 닌텐도의 수익 증가로 이어졌다. 미국 ‘센서타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포켓몬 GO가 벌어들인 수익은 4억 4,000만 달러에 달한다. 이 중 나이앤틱의 수익은 약 3억800만 달러였는데, 이는 출시된 지 불과 2개월 만의 수치다.

이러다 보니 국내에서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다만 전 세계 사람들이 열광한다는 포켓몬 GO는 국내에서 게임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사람들의 호기심은 더해갔고, 그 결과 유일하게 게임이 가능한 지역인 속초로 사람들이 몰려가게 되어 속초는 ‘포켓몬 GO의 성지’라 불리며 때아닌 특수를 누리기도 했다. 게임이 진행되지 않은 이유는 ‘구글 지도’와 관련된 지도 반출 이슈가 있었기 때문인데, 비슷한 문제를 겪던 중국은 ‘산해경 고’라는 이름의 포켓몬 GO를 카피한 게임을 내놓았고, 국내에서도 ‘뽀로로 고’가 나올 거라는 이야기가 무성했다. 신문에서는 계속 VR이니 AR이니, 미래 비전이니 하는 기사들을 계속 쏟아냈다. 덕분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가상현실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가상현실을 이야기하기 전에 포켓몬 GO에 대해 먼저 언급한 것은 포켓몬 GO가 대표적인 증강현실 AR 기반의 게임이기 때문이다. 다만 게임에서 AR을 사용하지 않고도 게임을 할 수 있기 때문에 AR보다는 사용자의 현재 위치를 기반으로 한 게임, 즉 LB(Location Based Service)게임으로 보는 것이 맞다.

AR(Augmented Reality)은 증강현실, 즉 현실을 강화시킨 것을 말한다. 포켓몬 GO에서 보듯 현실세계를 배경으로 그 위에 가상의 사물이나 캐릭터를 입히는 것이다. 현실 배경 +가상 사물・캐릭터 등의 원칙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몇 년 전 이슈가 되었던 구글 글래스나 만화 드래곤볼에 나오는 스카우터, 영화 아이언맨에서 헬멧을 쓰고 사물을 보았을 때 펼쳐지는 각종 데이터들을 AR이라고 할 수 있다. 모두 현실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동영상)눈으로 꿈꾸는 세상, 증강현실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개념이다. AR이 현실을 배경으로 했다면 VR의 배경은 ‘현실 및 가상’이다. 360。로 만들어진 디지털 가상공간의 배경에 사물과 캐릭터를 입히는 게 가장 기본적인 VR의 형태다. 다만 이 배경에는 ‘현실’도 포함될 수 있다. 360。 카메라로 찍은 사진과 영상들로 만들어진 가상의 공간은 물론, VR을 착용한 상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경험할 수 있는 ‘리얼타임’ 현실 역시도 가상의 공간을 체험한다는 의미에서 VR로 분류될 수 있다.

(동영상)눈으로 만지는 미래, VR


3D는 좀 더 다르다. 입체감이 있는 사진과 영상을 의미하는데, 영화 <아바타>를 생각하면 된다. 특수한 안경을 쓰고 보거나 아니면 화면 자체에 입체감을 주어서 눈앞에 튀어나올 것처럼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을 3D라고 한다.

정리하자면 3D는 2D에 입체감을 주어 좀 더 현실처럼 느끼게 해주며, AR은 우리의 시각에 정보를 더해주고, VR은 우리의 ‘감각’을 속여 가상현실을 현실처럼 느끼게 한다. 이 기준을 가지면 앞으로 나오게 될 수많은 AR과 VR 서비스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AR의 한계

가상현실은 AR, VR, 3D 등 다양하게 존재한다. 심지어 요즘에는 ‘혼합현실 MR’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그런데 왜 기업들은 AR이 아니라 VR에 주목하고 있는 걸까?

먼저 주목받은 것은 AR이었다. 국내 최초의 AR 어플로 기억되는 것이 ‘아이니드커피’다. 커피를 간절히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지금 내 근처에 있는 ‘커피숍’의 위치를 증강현실을 통해 보여주는 어플이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 AR은 우리의 시력에 정보를 더해주기 때문에 ‘위치를 찾는 일’ ‘자동차 수리’ 등 뭔가 시각과 관련된 일을 할 때 도움이 된다.

AR이 가장 적합한 분야 중 하나를 ‘오프라인 매장’이라고 하는 것 역시 이런 이유에서다. 아무리 ‘인터넷 쇼핑’이 발달한다고 해도 직접 가서 보는 재미는 대신할 수 없기 때문에 없어지지 않을 것 중 하나가 ‘오프라인 쇼핑’이다.

AR이 적용된 대표적인 예는 ‘FX 미러’다. 롯데백화점 명동 본점 지하 1층에 설치된 가상 피팅존에 설치된 FX 미러는 동작인식 카메라가 달려 있어 앞에 선 사람들의 신체 사이즈를 측정한 후 의상을 가상의 자신에게 입혀볼 수 있도록 한다. 가상으로 여러 옷을 입어볼 수 있어 옷을 갈아입는 시간이 줄어든다. 다만, 이 장점은 단점이 되기도 한다. 증강현실은 아무래도 현실을 기초로 하다 보니 사용자의 눈앞 그 이상을 표현하기는 어렵다.

(동영상)FX 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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