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더굿북 Feb 15. 2017

01. 자신을 돌보는 부모가 건강한 아이를 키운다.

<긍정의 훈육>

사랑에 관한 말

   
아이에게는 사랑이란 이름으로 많은 일이 행해진다(또는 많은 일이 금지된다). 부모는 “아이를 사랑해서 때린 거예요.”라고 말하곤 한다. 혹은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저는 아이를 사랑하기에 아이의 일을 대신해주고 철저하게 보호해요.” “저는 아이를 사랑하기에 도와주지 않아요. 세상이 녹록하지 않다는 것을 배워야 하니까요.” “저는 아이를 사랑하기에 (배변 교육, 조기교육, 운동 수업, 선행 학습 등으로) 아이를 밀어붙여요.” “저는 아이를 사랑하기에 제가 가지지 못했던 것을 다 주고 싶어서 일에 매달려요.” “저는 아이를 사랑하기에 차마 잘못된 선택을 하도록 내버려 둘 수 없어서 아이에 관한 결정을 다 내려줘요.” 이 책에서 우리는 부모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하는 행동의 장기적인 효과가 어떨지 탐색하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부모는 자녀에 대한 사랑이 너무 강렬해 그것에 압도될 정도라고 말하곤 한다. 그리고 아이가 자신이 원하는 대로 마음껏 행동하거나 말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아이에게 모든 것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것으로 부모의 사랑을 표현하고 싶다는 유혹을 느낀다. 18개월 된 아이가 게임을 하려고 당신의 손에서 스마트폰을 빼앗아가는 행동이 지금은 귀엽고 사랑스러울 수 있다. 심지어 아이가 오빠한테서 배운 욕을 해보려고 할 때도 당신은 깔깔 웃을지 모른다. 그러나 아이가 다섯 살이 되어서도 똑같은 일을 한다면 그래도 계속 귀여울 수 있을까?
     
사실 당신이 아이를 사랑하느냐 아니냐는 의심할 문제가 아니다. 진짜 문제는 아이의 책임감과 유능하다는 감각을 길러주고, 사회에 보탬이 되고 행복한 구성원이 될 잠재력을 충분히 꽃피우도록 격려해주는 방향으로 그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느냐다. 결국, 대부분 부모는 진정한 사랑이란 경계선을 현명하게 설정하는 것, 꼭 필요할 때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 다른 사람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 서로 존중하고 평화롭게 사는 법을 배울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단호하게, 유연하게 그리고 부드럽게
   
나무를 떠올려보자. 나무의 뿌리는 땅속으로 깊이 뻗어 있다. 하늘로 뻗은 가느다란 가지 끝에는 새 둥지가 놓여 있다. 그 둥지 안에는 작고 깨지기 쉬운 알이 몇 개 담겨 있다. 바람이 불어오면 나뭇가지는 부드러운 호를 그리며 움직이지만, 작은 둥지는 여전히 단호하게 가지를 붙들고 있다.
     
이처럼 유연함과 단호함 그리고 부드러움이 합쳐진 이미지는 어린아이를 키우는 일이 어떤 것인지 잘 드러내 주며, 당신이 이 책에서 배울 여러 원칙의 기반을 만들어준다. 부모는 흔들리지 않는 부드러운 손과 친절한 목소리로 아이를 안내하면서도 여전히 땅 위에 두 발(또는 가치)을 굳게 딛고 단호하게 설 수 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이를 위해서는 인내심과 에너지와 끝없는 희망이 필요하다.
     
   
자신을 돌보는 부모가 건강한 아이를 키운다.
     
당신이 누구인지를 정의할 때 ‘부모’라는 말을 더한다는 것은 곧 엄청난 종류의 새로운 역할과 책임을 더한다는 뜻이다. 또한, 이것은 당신이 이미 가지고 있던 역할 중 몇 가지를 재조정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어떤 연구에서는 매우 행복했던 부부도 아이가 생긴 뒤로는 결혼 생활의 만족도가 급격히 감소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만족도가 높고, 건강하고, 상대적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는(어린아이를 키우는 데 피곤은 피할 수 없는 부분이므로) 부모는 육아 초반에 맞닥뜨리는 어려움에도 비교적 잘 대처한다. 만일 당신이 모자나 부자 가정이어서 모든 일을 혼자 처리해야 한다면, 당신 자신을 돌보기 위한 특별한 조치가 더욱 필요하다. 또한, 배우자가 있다면 무엇보다 배우자와의 관계가 가정의 기반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를 굳건히 지키려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부부는 아이를 돌보느라 정신없이 돌아가는 상황 속에서 자신들의 관계에 대한 성찰을 놓쳐버리기 쉽다. 엄마가 아이를 돌보는 동안 아빠는 버려진 듯한 기분이나 약간의 질투심을 느낀다. 그리고 그런 감정이 들었다는 사실에 죄책감도 느낀다. 한 사람은 배우자와 잠시라도 끌어안고 있기를 바라는데, 한 사람은 “너무 피곤하다”고 하소연한다. 한 사람은 모처럼 가진 둘만의 저녁 시간에 외식하거나 영화를 보고 싶은데, 한 사람은 보모를 믿지 못해 15분이 멀다 하고 문자를 보내느라 시간을 허비한다. 성생활은 어떨까? 마치 아기는 부모가 다정한 시간을 보내려는 생각만 해도 낌새를 알아채는 육감이 있는 듯하다. 그래서 정확히 그 시간에 욕구불만의 부모에게 경고라도 보내듯 배가 고프다고 보채거나 기저귀를 적시고 자지러지게 울기 시작한다.
     
시간을 내서 배우자를 돌보거나 자신의 개인적 요구를 충족시킨다고 해서 이기적이거나 나쁜 부모일까? 전혀 아니다. 그것은 매우 현명한 일이다. 만일 배우자가 없다면 다른 어른을 만나보는 것도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아이도 부모가 내리는 결정을 관찰하면서 다른 사람의 감정과 필요를 존중하고 소중히 여기는 법을 배울 것이다. 이웃과 차를 마시며 즐겁게 웃고 떠들든, 배우자와 ‘데이트’를 하러 나가든, 아니면 아침 산책을 하든(이 일은 아이를 업거나 유모차에 태워서 함께할 수도 있다) 매주 당신이 좋아하는 활동을 하며 정신적·육체적 건강을 돌볼 수 있는 시간을 남겨놓아야 한다.
     
‘우리’와 ‘나’를 재정의하는 일은 머릿속에서 완성되는 활동이라기보다는 꾸준히 만들어가야 하는 과정이다. 큰아이가 서운함을 느낀다든지, 배우자가 버림받았다고 느낀다든지, 배우자가 성인끼리의 만남을 그리워한다든지 하는 것은 모두 가족에게 일어난 변화에 대한 전형적인 반응이다.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그저 힘든 마음을 솔직히 드러내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사랑과 기쁨 그리고 유대감이 되살아날 수 있다. 아울러 그런 감정은 이제 당신 자신과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돌봐야 할 때임을 알려주는 유용한 알람이기도 하다. 당신과 다른 가족의 감정을 존중함으로써 당신도 삶을 좀 더 충만하게 즐길 뿐 아니라 현재 맞닥뜨린 문제의 해결책을 찾는 데도 더욱 집중할 수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01. 일하는 엄마, 정말 회사에 민폐일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