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책수다> 인지니어스

by 더굿북
북 큐레이션 : KBS 오수진 캐스터


“인생의 가장 큰 실패는 실행의 실패가 아니라, 상상력의 실패다. 누구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 스탠퍼드대학교 ‘디 스쿨’에서 기업가정신과 혁신을 가르치는 티나 실리그 교수가 한 말입니다. 티나 실리그 교수는 <스무 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고 기업가정신 분야에 혁혁한 공을 세웠습니다.

<인지니어스>는 디 스쿨 수업내용 일부를 담았던 <스무 살에 배웠더라면 변했을 것들>의 개정판입니다. 사실 이 책의 한국어판은 몇 가지 문제를 내포하고 있음에도 <삼삼한 책수다>가 이번 주의 도서로 선정한 이유는 창의성과 관련된 실질적인 사례와 도구를 교본처럼 다루기 때문입니다.

아쉬운 점은 세 가지입니다. 책의 제목, 각 장의 주제와 제목 그리고 일부 내용의 신선함 부족입니다. ‘인지니어스’라는 제목은 ‘인(In)’과 ‘지니어스(Genius)’라는 두 단어를 조합해서 만든 제목입니다. 쉬운 단어 두 개지만, 한 단어처럼 써서 이해하기 어려운 이상한 단어를 만든 것이지요. 열한 개나 되는 장의 구분과 제목도 문제입니다. 각각이 서로 독립적이면서도 대등한 관계가 되지 못하고 상호 간의 연결성도 부족합니다. 원래 소제목에 반영된 작가의 의도가 사라진 것이 문제입니다.

또 다른 아쉬움은 책에서 다루는 디 스쿨 커리큘럼이라고 소개한 내용이 개정판인데도 이미 연구 논문이나 출판물에 의해 알려진 것들이 있어서 신선함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창의성과 관련된 일을 하는 모든 분, 오히려 창의적으로 일하고 싶은 모든 분이 열린 마음만 갖는다면 중요한 의미가 있는 책인 것 또한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인 “창조성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이렇게 해야 창의적인 과정이 만들어지고 창의적인 해답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책에서 다루는 몇 가지 중요한 주제를 살펴보겠습니다. ‘리프레이밍’은 창조성에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리프레이밍은 지금과는 다른 관점을 갖게 합니다. 보통 변화나 문제에 직면하면 대부분은 그것을 해결하려고만 합니다. 1997년에 설립된 넷플릭스는 잘 회수되지 않는 DVD 때문에 골머리를 앓습니다. 경기가 침체해 여가에 돈을 쓰기 꺼리는 것도 문제였죠. 넷플릭스는 관점을 완전히 바꿉니다. 광대역 통신망이 급속하게 보급되는 점, 영화를 스트리밍으로 보여 주면 DVD를 회수할 필요가 없다는 점, 한 번에 다수에게 스트리밍하면 비용이 저렴해진다는 점과 같은 것이 그것이지요. 넷플릭스는 이렇게 2년 만에 사업 자체를 완전히 바꿉니다. 그들은 그렇게 해서 일등이 됩니다.

관찰도 중요한 주제입니다. 우리가 이해한다는 것 대부분을 살펴보면 직접 보고 관찰해서 얻어진 지식이 아니라, 아는 것들을 단편적으로 연결해서 유추한 결과를 지식으로 생각하고 받아들입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논리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이해한 것이 아니라 추측에 불과하다는 것이지요. 공간을 바꿔 사고력을 끌어올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바뀐 환경이 창의성을 깨우는 것이지요. 반대로 제약된 환경이 창의성을 깨우기도 합니다. 누군가 촉발한 불꽃이 계속 새로운 불꽃으로 연결되는 때도 있습니다. 집단지성이나 팀플레이가 그것입니다. 우리가 R&D라고 부르는 연구개발은 성공이 최종 목표지만 나머지는 전부 실패뿐입니다. 실패에 너그러운 사람이나 기업이 창의적인 이유입니다.

미국의 유명한 발명가 앨런 케이는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을 발명하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미래를 발명하는 인간만이 가진 놀라운 도구, 창조성을 확인한 <삼삼한 책수다> 오수진이었습니다.




북 큐레이터 l 오수진

성균관대학교 영문학과(중문학 복수전공)를 졸업한 후, 현재 KBS에서 기상 캐스터로 근무하고 있다. 더굿북의 북 큐레이션을 담당하고 있으며, 시각장애인을 위한 독서봉사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환경부에서 홍보 대사로도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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