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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Feb 27. 2017

07. 꿈을 이루어주는 마법의 키 3가지

<오늘은 내 인생의 첫날이다>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공부해야 한다. 그리고 지혜를 얻기 위해서는 관찰해야 한다.”_마릴린 사반트

대학을 졸업하고 군 생활을 마친 후 첫 직장으로 투자신탁회사에 들어갔다. 이후 자산관리공사와 증권회사 IB부문을 거쳐 지금은 SK네트웍스의 전략기획실에서 M&A파트장으로 일한다. 요즘 청춘들의 취업난은 아주 심각하지만 내가 대학을 다니던 때도 취업난에서 아주 자유로운 것은 아니었다. 80학번까지는 몰라도 적어도 90학번 이후로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취업난이 없었던 시절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특히 대학 동기들인 91학번의 경우, 남자들은 대부분 군복무를 마치고 복학하고 졸업한 연도가 대개 97~98년이었다. 1997년 말, 한국에 IMF 외환위기가 터졌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일제히 신규채용을 중단했다. 있는 직원들도 내보내는 처지였으니 어떻게 신입사원을 채용할 수 있었겠는가. 

그런데다 1971년생들은 베이비붐 세대로 건국 이래 연도별 출생인구 중에서 가장 많은 102만 명이 태어난 세대이다. 한해 출생아가 102만 명을 넘은 기록은 1971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고, 이후 한 번도 100만 명 넘게 아기가 태어난 해가 없다. 지금은 그 절반도 되지 않는다. 그야말로 취업할 학생들은 많은데 나라는 거덜 난 상황이었다. 그만큼 내 동기들도 취업이 녹록치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 가지 능력을 갖춘 인재들은 대부분 원하는 곳에 들어갔다. 나는 이것을 세 가지 마법의 키라 부른다. 


첫 번째 키 : 글로벌 수준의 외국어 능력 

대학 2학년 무렵부터 미국의 톱 MBA스쿨 입학을 목표로 하였으므로 외국어 수준 역시 목표를 높게 가졌다. 토플 기본서를 시작으로 매 6개월마다 영어책 1권씩을 마스터했다. 정확히는 6개월마다 두 권씩 공부했는데, 한 권은 처음 읽으면서 눈에 익히는 과정으로 삼았고, 다른 한 권은 모르거나 틀리는 부분이 10% 이하가 되도록 서너 번을 반복하여 보았다. 단어집도 대학생들이 필수적으로 공부하던 <Vocabulary 22000>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해 <Vocabulary 55000>까지 마스터했다. 졸업 전까지 GRE(미국 일반대학원 입학용 시험) 및 GMAT(미국 경영대학원 입학용 시험)를 언제든지 즉시 시험칠 수 있을 정도의 수준까지 준비를 마쳤다. 군 생활 중에도 이 책들은 손에서 놓지 않고 반복해 보면서 감각을 유지하려 노력했다. 흙수저라는 상황을 다시 반복하게 되지만, 이 학습과정에서 어학연수나 학원 수강 등에 투자할 만한 집안의 뒷받침이나 재정적 여력은 전혀 없었다. 학원 다닐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고자 오로지 서점에서 고르고 골라서 돈을 아껴 산 어학책을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보는 것만이 학습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의 전부였다. 이외에도 일본어 역시 틈틈이 공부했다. 영어 공부시간의 20% 가량을 일본어에 할애했는데, 과거 하라는 학교공부는 안하고 일본 만화를 보거나 일본 가요를 들은 경험을 발전시킨 것이 도움이 되었다. 


두 번째 키 : 광폭의 공부 지식 

한양대 경영학과에는 미국 명문대 출신의 젊고 뛰어난 교수들이 많이 계셨다. 학교에서는 소위 SKY에 뒤지지 않기 위해 인문계 중에서 경영학과와 법학과를 ‘간판학과’로 삼고 집중 투자했다. 그런 교수님들의 좋은 수업들을 들으면서 한편으로 도서관에 비치된 <포춘Fortune>이나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新聞)>를 비롯한 각종 경제지를 읽으면서 글로벌 경제의 흐름과 현상을 익혔다. 그래서 미국에서 EVA(Economic Value Added: 기업의 세후영업이익에서 투자자 몫의 수익-자본비용을 제외한 금액으로 1년 동안 순수하게 기업이 창출한 부가가치)라는 개념이 새롭게 등장한 것이라든지, 일본에서 정부의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선진국의 개발도상국 지원 프로그램) 지원 하에 제조업체들이 동남아에 적극 진출해 가전이나 자동차공장 등을 설립하는 현황과 그것을 기반으로 한 일본의 대(對) 아시아 국가 및 기업 전략에 대해서도 파악할 수 있었다. 그 외에도 언론고시라 일컬어지는 신문‧방송사 공채시험 분야의 기출 문제집도 공부했다. 

고등학교 때 틀에 박힌 학교공부에는 취미를 느끼지 못해 이것저것 다양한 공부를 한 것이 ‘경영학과’라는 학문을 만나 빛을 발한 것이다. 경영학은 결국 다양한 나라에서 다양한 분야에 걸친 다양한 기업들에 대한 이야기 아닌가. 경영학도로서 폭넓은 분야를 공부하고 관심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한 자세다. 그렇다면 이런 광폭의 공부습관이 비단 경영학과에만 해당되는 것일까? 지금의 시대를 통섭의 시대라 한다. 한 분야의 학문으로는 무엇을 성취하기 쉽지 않다. 분야와 전공을 넘나들어 폭넓은 지식과 소양을 갖춰야 한다. 따라서 대학생이라면 반드시 광폭의 공부를 해야 한다. 


세 번째 키 : 인적 네트워크

모든 성공한 사람의 곁에는 훌륭한 멘토나 좋은 친구, 또는 선후배가 있다. 이런 멘토나 동료 없이 성공한 사람은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월마트 창업주 샘 월튼에게는 장인 롭슨이 멘토였다. 롭슨은 월튼이 첫 소매점을 시작할 수 있도록 2만 달러를 빌려주었다. 아인슈타인에게도 막스 탈무드라는 멘토가 있었다. 독일에서 의학을 공부하던 고학생 탈무드는 소개받은 학생들을 경제적으로 지원해주는 유대 민족의 전통에 따라 일주일에 한번 아인슈타인의 집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탈무드는 아인슈타인이 지적 호기심이 풍부하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각종 과학책을 가져다주었다. 과학에 눈이 번쩍 뜨인 아인슈타인은 과학서적들을 엄청나게 읽어나갔고 결국 20세기 최고의 과학자가 되었다. 스티브 잡스에게는 스티브 워즈니악이라는 천재 엔지니어가 있었다. 워즈니악이 없었으면 오늘의 애플은 없었을 것이다. 빌 게이츠도 스티브 발머라는 든든한 영업맨이 있었기에 아이디어와 기술개발에 집중할 수 있었다.

경험도 많지 않고 아는 것도 적은 상황에서 미래를 혼자 개척해가는 것은 무척 힘들다. 누군가 곁에서 조언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더 수월하게, 더 효율적으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 나는 고1 때 이 책의 공동저자인 최충인 변호사를 만나 3년을 내리 같은 반을 다녔다. 의기투합한 우리는 키순으로 자리배치를 할 때 일부러 무릎 높이를 조절해가며 단짝을 계속 유지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단짝 친구로 지내고 있으니 30년을 함께 한 것이다. 최충인 변호사는 어린 시절 미국에서 공부한 경험이 있었기에 동경의 대상이었고, 미국 생활의 경험과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다. 

이렇게 글로벌 수준의 외국어 능력과 광폭의 공부 지식, 좋은 친구와 선후배는 인생을 살아가는 중요한 세 가지 키다. 요즘 젊은 세대를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 세대’라 말한다.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대학까지 공부했고 대학원 출신, 유학파에 박사들도 많아졌다. 외국어 실력도 우수하고, 각종 자격증을 딴 친구들도 많다. 그런데 그런 후배들을 보면서 살짝 아쉬움이 든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외국어가 목표가 아니라 취업을 위한 어학 점수가 목표인 것은 아닌지, 또한 주어진 문제풀이에만 몰두하면서 광폭의 지식 습득은 다소 부족한 것은 아닌지 하는 점이다. 특히 세 번째 키인 좋은 멘토나 친구들도 부족해 보인다. 점점 더 이기적으로 변해가면서 세상을 함께 헤쳐 나갈 멘토와 친구들이 없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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