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에 꼭 맞는 동서양 음식궁합>
다양화 시대, 자신에게 맞는 음식을 선택하라.
음식을 먹는 이유는 무엇이고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할까? 아무리 음식을 먹는 이유가 변한다고 해도 근본에서는 벗어날 수 없다. 근본이란 바로 동적평형(動的平衡, Dynamic equilibrium)이다. 끊임없이 흐르면서 정교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환경, 기후 및 자신이 지닌 여러 요인의 변화에 따라 음식의 음양 구조를 조절하여 인체의 음양 균형을 유지하는 것, 이것이 음식을 먹는 기본 원칙이다.
하루 동안 먹는 음식을 환경의 음양 변화에 맞춰라.
하루 세끼를 도대체 어떻게 먹어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세 끼 식사는 하루 동안에 일어나는 음양의 승강(升降) 변화를 따라야 한다.
낮은 양에 속하고 밤은 음에 속한다는 사실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알고 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양에 속하는 낮에도 역시 음양의 변화가 존재한다. 아침 해가 동쪽에서 떠오르기 시작하여 남쪽 정중앙에 오는 때는 양이 일어난다고 하여 양승(陽升)이라고 한다. 양기는 정오에 이르면 최고조에 이른다. 정오에서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는 때는 음의 기운이 나타나기 시작한다고 하여 음승(陰升)이라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체내의 양기는 아직 완전히 깨어나지 않은 상태로 곧 일어날 준비를 하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도움을 주어서 양기가 태양처럼 서서히 일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때 생강을 먹어야 한다. 생강은 양기를 소통시키는 효능이 있어 정신을 맑게 한다. 아침에 생강차를 한 잔 마시는 방법이 가장 좋은데, 생강에 대추와 물을 섞어 끓여 마셔도 된다. 또는 대추꿀물을 마셔도 좋다. 필자는 20년 넘게 꾸준히 해오고 있다.
이렇게 하는 이유에는 또 다른 이치가 숨어 있다. 필자는 하나의 관점을 관철하고 있는데 바로 오장육부에 효도하자는 것이다. 중국에는 어른들을 공경하고 효도를 강조하는 문화가 있다. 어른들이 무병장수할 수 있도록 하려면 효도를 해야 한다. 어른들에게 순응하는 것이야말로 효도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 자신의 몸, 오장육부에도 효도하자는 것이다. 중의학에서는 오전 9~11시를 비장의 시간이라고 본다. 그리고 비장은 단맛과 연관이 있다. 그동안 수고한 비장을 단맛으로 기분 좋게 해주도록 하자. 이것이 비장을 보하는 대추와 자양과 중초의 기능을 튼튼하게 하는 꿀을 이용해 차를 끓이는 이유다. 비장은 건조한 것을 좋아하고 습한 것을 싫어하는데, 생강이 마침 건조한 성질이어서 비장의 습성에 딱 안성맞춤이다.
오전에는 양이 세지고 음이 약해지며 오후에는 반대로 음이 세지고 양이 약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오전에는 양에 치우치는 음식을, 오후에는 음에 치우치는 음식을 먹음으로써 오전의 양기와 오후의 음기가 강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오전에는 소고기와 양고기를 먹어야 한다. 그 이유는 소고기와 양고기가 비장과 위를 따뜻하게 해주는 효능을 지녀 양기를 북돋우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저녁에는 음의 성질을 지닌 생선살과 오리고기 등을 먹도록 한다.
주식으로 오전에는 면을 먹고 오후에는 밥을 먹기를 권한다. 밀은 주로 북쪽 지방의 건조지역에서 자란다. 햇빛을 많이 받고 자라기 때문에 편양(偏陽)에 속한다. 반면에 쌀은 논에서 자라고 1년에 이모작이 가능한 지역도 있다. 그리고 편음(偏陰)에 속한다. 북쪽 지방에서는 주로 면을 먹어 비교적 많은 양의 기운을 얻을 수 있다. 사람들의 외모를 보면 키와 덩치가 큰 편이다. 남쪽 지방에서는 주로 쌀을 먹어 수렴하는 성질이 있는 음의 기운을 비교적 많이 얻는다. 일본 사람은 과거에는 쌀을 주식으로 했고 몸집이 왜소한 것이 특징이었다. 그러나 근대에 식습관이 서구화되어 빵과 같은 밀가루 음식 섭취량이 늘어나면서 키가 커지는 효과를 보았다. 어쩌면 서구화된 식사가 키의 성장과 연관이 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