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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Mar 06. 2017

04. 평발보다 오목발이 문제다.

<발의 비밀>

편평발의 반대는 아치가 높은 발로, 오목발이나 요족이라고도 한다. 오목발은 발을 지탱하는 근육의 불균형이나 골격 이상으로 아치가 극도로 높은 상태를 가리킨다. 이런 유형의 발은 유연할 수도 있고 경직되어 있을 수도 있다. 유연성이 있는 경우, 앉아 있을 때는 아치가 비정상적으로 높다가 서 있을 때는 줄어드는 것처럼 보인다. 경직된 오목발은 앉아 있을 때나 서 있을 때나 아치의 높이에 변화가 없다.

     
오목발을 발생시키는 가장 큰 원인은 유전에 의한 구조적인 상태다. 뇌성마비, 근육퇴행위축, 뇌졸중, 척추갈림증 혹은 회색질 척수염 같은 신경 근육 이상과 관련이 있다. 오목발의 다른 원인으로는 화상, 감염, 외상, 구획 증후군(몸속의 폐쇄된 공간이나 구획 안의 신경으로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서 신경 손상을 유발하는 상태) 등을 꼽는다.
     
오목발을 가진 사람은 그 외에도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다. 발허리 통증과 함께 망치 발가락이나 갈퀴 발가락으로 이행될 수도 있다. 뒷발부보다 앞발부가 아래에 있는 자세는 발가락을 위로 올리는 폄근 힘줄이 경직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런 경직은 발가락을 들어 올리고 발가락 뒤에 있는 발허리뼈를 아래로 밀어내면서 과다한 압력의 원인이 된다. 결국, 발바닥 통증과 굳은살로 이어질 수 있다. 엄지발가락 바로 뒤에 있는 작은 종자뼈 두 개가 감염되어 종자뼈염이라는 상태가 되기도 한다. 발가락 맨 윗부분, 뒤꿈치, 발 바깥쪽에도 굳은살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앞발부가 아래로 향한 자세는 중발부의 높은 아치 꼭대기에 있는 관절을 계속 압박하여 시간이 흐르는 동안 퇴행성 관절염인 뼈관절염으로 이어진다. 더욱이 오목발을 가진 사람은 아킬레스 힘줄과 아치를 지지하는 부드러운 조직(발바닥 근막)의 경직을 경험할 수 있다. 이런 경직은 발바닥근막염, 헤이글런드 기형 혹은 아킬레스 힘줄염을 유발하고 발바닥이나 뒤꿈치의 통증을 동반한다.
     
앞발부가 아래를 향하는 자세뿐만 아니라 발의 앞부분이 몸의 중심을 향해 휘면서 바깥 가장자리가 볼록하고 안쪽 가장자리가 오목해지는 자세도 있는데, 이는 앞발부 내반과 비슷하다. 이렇게 발이 휘는 자세는 발 바깥쪽 가장자리에 지나친 힘을 가하는데, 이는 신발 밑창의 바깥쪽이 닳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신경 포착 증후군도 오목발에서 말미암아 발생할 수 있다. 오목발의 원인이 신경 근육에 있을 때는 근육 약화, 발처짐(발을 들어 올리지 못하는 증상), 얼얼함, 따끔거림, 통증 등 신경 근육 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다. 이 가운데 한 가지 이상의 징후나 증상을 겪은 적이 있다면 신경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볼 것을 권한다(징후는 의사가 증명하고 증상은 환자가 경험하는 것이다).
     
아치가 높은 발은 걷기가 더 어렵다. 오목발은 발을 바닥에 내려놓을 때 안쪽으로 적당하게 돌리기가 비교적 어려워서 충격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한다. 충격 흡수가 미흡하면 허리에서 종아리, 발목, 발에 이르기까지 불편해진다. 발과 아랫다리에서 스트레스 골절이 더 자주 발생한다. 발목 염좌도 더 흔해진다. 오목발의 뒤꿈치가 몸의 중심선을 향해 안쪽으로 돌아가면서 발목을 불안정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작은 물체를 밟거나 조금이라도 울퉁불퉁한 땅을 걷는 것만으로도 발목 염좌가 생길 수 있다. 
     
오목발을 가진 사람은 한 걸음씩 내디딜 때마다 주의를 기울여야 하므로 계산된 보행을 한다. 안쪽으로 휜 뒤꿈치가 일으키는 긴장 상태는 발목 바깥 부분의 힘줄로 확대되어 힘줄염, 굳은살, 찢어짐 혹은 변위로 이어진다. 시간이 지나면서 발목 관절이 안으로 휘어지는데, 이것이 관절 내의 압력 분산을 변화시켜 뼈관절염을 일으킬 수 있다.
     
오목발에 대한 치료는 통증을 줄이고 기능을 개선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 비수술적인 방법으로는 다양한 신발 개조, 망치 발가락이 들어갈 만큼 깊이가 있고 충격을 흡수하는 신발, 발목을 지지해 주는 하이탑 슈즈, 발의 바깥 부분에 가해지는 하중을 덜기 위해 밑창이나 뒤꿈치의 바깥쪽에 덧대는 삼각형 패드, 발바닥이 받는 압력을 줄이기 위한 둥근 밑창(로커솔) 등을 꼽을 수 있다. 
     
편평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많은 신발 회사에서 오목발의 필요에 맞도록 대체로 쿠션이 좋은 신발을 제작한다. 오목발이 있는 사람에게는 맞춤식 교정기 혹은 기성품이나 맞춤식 발목 고정기가 도움된다. 보존 치료 방법을 총동원하는데도 통증과 불안정 상태가 계속된다면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오목발에 대한 수술은 원인이 되는 모든 연조직과 뼈 이상을 바로잡는 것을 목표로 한다. 
     
수술 치료로는 약화한 근육에서 잘라낸 힘줄을 보강하기 위한 힘줄 이식, 아킬레스 힘줄 확장, 인대 치료, 재정렬을 위한 뼈 절단, 교정을 위한 뼈 융합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특정한 신경 근육 질환이 있을 때처럼 오목발 상태는 시간이 흐르면서 점진적으로 악화하고 관절에 심각한 퇴행성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데, 이런 환자에게는 수술을 통한 뼈 융합을 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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