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의 탄생>
우유부단한 CEO는 기업을 키우기 어렵다.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많은 기회를 놓치게 된다. 선택과 집중도 잘 안 된다. 왜 어떤 사람은 단호한데 다른 사람은 우유부단할까?
첫째, 정보가 부족하면 우유부단함에 빠진다. 아침에 세수하는 걸 망설이는 사람이 있을까? 자기 집을 찾아가는 길 앞에서 망설이는 사람이 있을까? 명확히 아는 일에는 우유부단해지기가 어렵다. 하지만 잘 모르는 분야, 정보가 부족해서 판단에 자신이 서지 않으면 명확한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이럴 때는 충분하게 정보를 더 모아야 한다.
둘째, 과학적인 사고를 하지 않으면 우유부단해진다. 사람들이 우유부단해지는 이유는 결과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어떤 결과는 반드시 어떤 원인과 연결된다. 어떤 원인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것인지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면 원인이 되는 행동에 대해서 더욱 현명한 선택을 내릴 수 있다.
셋째, 흑백 논리적인 사고가 우유부단함을 만든다. 어떤 행동의 결과에 대해서 100% 성공 아니면 100% 실패라는 예단은 현실적이지 못하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해서는 누구도 결과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흑백 논리적인 사고가 아니라 성공 가능성이 몇 퍼센트인가를 고려해야 한다.
넷째, 구체적인 사고를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 업종을 선택했다가 안 되면 어쩌지’라는 생각은 너무 모호하다. 두려움과 불안을 좀 더 잘게 쪼개어 구체화하라. 이 업종은 ‘너무 갑자기 뜬 사업이라 2년 후에는 고객들의 외면을 받을 수도 있다.’라든지, ‘진입장벽이 너무 낮아 경쟁자가 난립할 수 있다.’ 또는 ‘잘되면 대기업의 공세가 시작될 수 있다.’ 등등 문제를 잘게 쪼개어 구체적으로 생각하면 막연한 불안함이 줄어든다.
다섯째, 예상되는 결과에 대해 대안을 미리 생각한다. 발생할 결과에 대해 대처 방안을 미리 생각해둔다면 불안을 훨씬 줄일 수 있다. ‘원가가 급등하면 대체 원료를 구매한다’, ‘대기업의 공세가 예상되므로 미리 인수합병에 대한 방안을 마련해둔다’, ‘경쟁 점포의 난립이 예상되므로 경쟁이 치열해지기 전에 권리금을 받고 점포를 넘긴다.’ 등 불안에 대처하는 방법이 있으면 결정하기가 쉽다.
여섯째, 철학을 명확히 한다. 가령 모든 경영자가 직원들 때문에 고민한다. 하지만 그런 고민은 인재나 사람에 대한 확고한 철학이 없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 기업에 어떤 존재인가. 단순히 월급을 주는 대상이 아니라 그들이 존재하므로 기업이 유지되는 소중한 사람이라는 생각은 조직 운영과 관련한 많은 고민을 해결해준다.
인간은 누구나 완벽할 수 없다. 더구나 다른 사람 밑에서 일하는 사람은 자신이 어떤 일에 책임을 질 수 없으므로 수동적일 수밖에 없다는 걸 이해한다면 직원을 문책하기보다는 의논하고 토론하며 함께하려는 자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거래처의 원가 문제로 시비가 붙는 경우도 많은데, 좋은 협력업체를 갖는 게 사업에서 어떤 의미인지, 협력업체의 안정과 행복이 내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명확한 철학은 의사결정을 쉽게 내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경영자의 철학은 마케팅 전략, 고객 관계, 기업의 미래 신사업 진출 등 모든 기업활동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 기업은 왜 존재하는가, 어떤 철학으로 경영해야 하는가, 그런 미션과 철학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떤 원칙을 준수해야 하는지 등을 명확히 하면 자질구레한 일은 물론 큰 의사결정도 훨씬 단순하게 내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