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위한 디자인>
흙으로 돌아가기 위해
리턴 투 센더-장인 공예로 제작하는 에코 관
<리턴 투 센더 에코 관>, 그레그 홀즈워스, 뉴질랜드. 합판, 양털. http://www.returntosender.co.nz/
죽음은 생물학적인 현상이자 사실이다. 그러나 근대적인 여러 가지 관습들은 환경을 훼손시키고 죽음을 부정한다. 관의 가격이 비쌀수록 언제까지나 땅속에 그대로 남아 있도록 디자인 되거나, 화장 시에 유해 물질을 방출하는 화합물과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있다. 우리나라는 2015년 기준으로 화장의 비율이 80%를 넘었고 더욱 늘어가는 추세지만, 이탈리아와 폴란드는 아직도 화장률이 10%에 못 미친다. 이처럼 종교나 문화에 따라 장례 문화의 차이가 있으며, 미국에서는 매년 9만 톤 이상의 강철, 1천만 미터 이상의 각목, 3천 톤의 구리와 청동 그리고 150만 톤의 콘크리트가 장례 산업에 의해 땅속에 파묻히고 있다.
뉴질랜드의 그레그 홀즈워스는 단순하고 무독성이며 자연 분해되는 관을 만들었다. 금속이나 단단한 목재로 만들어진 관은 귀중한 자원을 허비하는 셈이며 그렇지 않으면 인공 목재 무늬나 PVC로 씌운 목재 화합물을 사용한다. 장식과 손잡이는 대부분 금속 코팅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지며 관의 내부에는 합성 섬유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홀즈워스는 나뭇결이 아름다운 경량 합판을 사용한다.
관의 옆면은 시신을 “안치”할 수 있도록 얕으며, 문상객들이 깊은 상자 속까지 들여다보지 않아도 된다. 손잡이는 관의 바닥면에 붙어 있으며, 양털 매트리스의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쿠션은 옅게 기름을 바른 관의 외장 마감과 조화를 이룬다.
내부를 자연스럽게 볼 수 있도록 옆면의 깊이를 낮 추었으며, 재료를 절제해서 사용하는 것도 환경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일이다. (오른쪽)자연 소재의 깔개와 베개가 놓인 내부
홀즈워스는 이 관에 대해 “돌아가신 분들에 대한 경의를 표시하기 위해, 그들의 마지막 생태 자취를 작게 함으로써, 환경 보호를 상징하는 우아한 형태”라고 설명한다.
(왼쪽)둥근 덮개는 자연으로 회귀하는 삶의 순환성을 느끼 게 하며,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이미지는 뉴질 랜드의 자연 풍광을 담고 있다. (오른쪽)뉴질랜드를 상징하는 식물 중 하나인 나무 고사리무 늬 덮개 디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