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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Apr 14. 2017

50. 눈이 둘, 귀가 둘, 입이 하나인 이유 ♬

                                                                                  



<옥스퍼드 천 년의 가르침> 오늘의 주제는 학문과 준비입니다.


두 아이가 물에 빠졌다. 당신에게는 한 명만 구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 한 명은 당신의 아이이고 다른 한 명은 다른 사람의 아이다. 당신은 어떤 선택을 내릴 것인가?


당신은 시속 100㎞로 달리는 전차의 운전사다. 한창 달리는 도중에 브레이크가 고장이 났다는 사실을 알았다. 선로 앞쪽에 5명의 사람이 있다. 이대로 직진하면 틀림없이 5명이 목숨을 잃게 된다. 여기서 옆 선로로 운전대를 돌리면 행인 한 사람이 희생된다.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질문은 옥스퍼드에서 정치철학을 공부한 하버드대학교 마이클 샌델(Michael Sandel) 교수가 했던 유명한 질문이다. 


학문에는 2가지 타입이 있다고 한다. 스스로 책을 읽거나 써서 지식을 배우는 ‘보는 학문’과 수업을 듣고 시청각 교재로부터 지식을 얻는 ‘듣는 학문’이 그것이다. 물론 둘 사이에는 장단점이 있다. ‘듣는 학문’은 강연과 같은 방법으로 직접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므로 생동감이 있고 행동을 불러일으키는 에너지가 생긴다. 또 ‘보는 학문’에 비해 독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반면 ‘보는 학문’은 스스로 배우고 싶은 소재를 선택할 수 있고 관련된 책이나 서류를 많이 읽을 수 있지만, 시간이 더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샌델의 강의는 이 두 가치를 더한 ‘균형 잡힌 학문’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옥스퍼드는 ‘눈 둘, 귀 둘, 입 하나’라는 사실을 소중히 여긴다. 이는 얼굴에 눈과 귀가 각각 두 개이고 입이 하나이듯, 학문도 스스로 말하는 것의 두 배만큼 많은 책을 읽고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야 한다는 암묵적인 규칙이다. 눈으로 책을 읽고, 강의에서 교수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며, 토론에서는 입으로 발언하라는 말이며, 이 순서대로 지식을 습득하라는 의미다.


‘서구 학생들은 수업 중에 적극적으로 발언한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다만 경험으로 더 알게 된 것은, 그들은 발언하기 전에 많은 양의 책을 읽고 진지하게 수업을 들으면서 자신의 발언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맹렬하게 노력한다는 점이다. ‘답을 스스로 발견하는 창조력’은 눈과 귀와 입의 학문이 모두 갖춰졌을 때 비로소 익힐 수 있는 법이다. 이런 모든 노력은 꿈을 이루는 준비다. 보고 듣고 말하며 준비하는 이유는 꿈이 있기 때문이지만, 그것을 이뤄주는 것 또한 학문을 통한 준비다.


미국의 사업가 로이 샤팽 주니어(Roy Chapin Jr.)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기회가 찾아오기 전에 준비하라. 행운이란 준비와 기회의 만남이기 때문이다.’ 그의 말은 ‘기회는 본래 누구에게나 주어지지만, 그것을 잡을 수 있는 건 오직 준비된 사람뿐’이라는 의미다. 자신이 하는 일에서 어떻게든 기회를 잡고 싶다면, 평소에 노력하는 행동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이 세상에는 ‘기회’를 ‘잡는 사람’과 ‘놓치는 사람’이 있지만, 그 차이는 매우 사소한 부분에서 갈린다. 많은 이가 ‘진짜 기회’를 만나지만, 하고 싶은 게 너무 많고 그 선택에 고민하다가, 혹은 너무 바빠서 기회를 놓쳐 버리는 경우가 있다. 또 충분히 준비하지 못해 행동을 미루는 사이에 다른 사람이 그 기회를 잡는 일도 있다. 사실 ‘기회를 잡는 사람’은 조금 더 일찍 준비하고 실행한 데 지나지 않는데 말이다.


옥스퍼드는 ‘준비가 되어 있어서 기회가 찾아온다’고 가르친다. 성공은 순식간에 이뤄지기도 하지만, 그런 일조차 몇 배의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 다만, ‘준비’가 오로지 배우거나 실험에만 몰두하는 것은 아니다. 항상 주변을 정돈하고 필요한 자료를 곧바로 내놓을 수 있도록 정리해 두는 것도 중요한 준비의 과정이다.


눈과 귀와 입의 학문으로 준비하고 마음가짐이 잘 된 사람에게 기회가 생긴다. 그 둘이 만날 때 진짜 행운은 찾아오는 법이다. ‘기회는 반드시 온다’고 믿으며 항시 철저하게 준비해 둘 필요가 있다. 미국의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는 이렇게 말했다. “기회를 만나지 못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다만 그것을 진짜 기회로 여기지 못할 뿐이다.”




북 큐레이터 | 김혜연
티브로드, KBS DMB에서 아나운서와 리포터로 일했으며 MBC 아카이브 스피치 강사이다. 더굿북에서 <책 듣는 5분> 북 큐레이터로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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