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 천 년의 가르침> 오늘의 주제는 매력입니다.
매력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이 선망하거나 주목받는 용모, 패션 등 외형적인 것, 혹은 드문 재능이나 기술’을 떠올리는 이가 많다. 이것은 일종의 외적 매력을 말하는데, 실제로 매력은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사람 마음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그 사람만의 경험과 그 경험에서 배양된 덕이다. 이 두 가지를 합쳐 ‘내적 매력’이라고 한다.
벨기에 브뤼셀에서 태어났고 영국인 아버지를 둔 오드리 헵번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여배우였다. 〈로마의 휴일〉, 〈티파니에서 아침을〉과 같은 많은 영화에서 보여준 청초하고 기품 있는 모습은 사람들을 충분히 매료시킬 만했다. 그런 그녀는 인생 느지막이 기아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위해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활동하며 구호 활동에 헌신했다.
“어린이 한 명을 구하는 것은 축복입니다. 어린이 백만 명을 구하는 것은 신이 주신 기회입니다.” 오드리 헵번은 굶주린 어린이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마다치 않고 달려갔다. 특히 소말리아에서 기아로 죽어가는 아이들을 안고 눈물 흘리는 모습은 전 세계인의 이목을 굶주린 어린이에게 집중시켰다. 스타로만 생각했던 그녀의 모습은 세계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새로운 모금활동이 벌어졌고 일반인들이 구호 활동에 참여하는 기폭제가 되었다.
소말리아에서 돌아온 후에도 그녀는 기아로 죽어가는 아이들을 구호하는 데 모든 것을 걸었다. 인터뷰에 나가고 각종 행사에 참석했다. 그녀는 진통제를 달고 살아야 했고 결국은 직장암 진단을 받았다. 수술은 했지만, 더는 굶주린 아이들 곁에 있을 수 없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기억하라. 만약 네가 손이 필요하다면 네 팔 끝에 있는 손을 사용하면 된다. 그러나 네가 더 나이가 들면 두 번째 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한 손은 너 자신을 돕는 손이고 다른 한 손은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한 손이다.” 그녀는 외적 매력보다 훨씬 큰 ‘내적 매력을 가진’ 인물이었다.
훌륭한 ‘경험’을 한 사람의 말에는 지혜와 용기가 넘치고, 남다른 재미가 있다. 또 오랫동안 봉사해온 이들에게는 ‘덕’이 축적되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옥스퍼드는 ‘학문의 매력은 발견에 있다’고 가르친다. 아무도 깨닫지 못한 진리를 발견하고, 전인미답의 영역에 도전함으로써 새로운 매력이 생긴다고 가르치는 것이다.
덕은 사람들에게 존경이나 사랑을 받기에 적합한 풍모나 인품 등을 말한다. 자신다움을 유지하며, 누군가를 위해 헌신해온 사람은 그 표정과 태도, 언행, 마음가짐이 어우러져 그 사람만의 특성과 장점으로 빚어진다. 자신다움을 일관되게 유지하며 살아온 이에게는 남다른 내적 매력이 쌓인다. 지속해서 쌓아온 경험이나 헌신이 언젠가 사람들에게 인정받아, 내적 매력이 넘치는 행동과 사고가 되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 학자 밀턴 베넷(Milton Bennett)은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에 기초해야 한다고 했다. 하나는 나와 다른 사람이 같다는 황금률에 기초한 ‘동정(sympathy)’, 다른 하나는 자신과 상대방의 차이를 의식한 ‘공감(empathy)’이다. ‘공감’은 ‘동정’과 다르며, ‘생각이나 행동이 다른 사람의 관점을 받아들여, 상대방의 사고에 기초해서 현실을 바라보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공감하며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것을 ‘백금률(platinum rule)’이라 부른다.
옥스퍼드에서는 언어나 문화, 인종이 다른 사람들이 매일 학문을 갈고닦는다. 만일 그런 환경에서 자신의 배경과 비교하며 상대방을 이해하려 한다면, 편견에 사로잡혀 배타적이 될 위험이 크다. 그러므로 옥스퍼드는 ‘상대방을 자신에게 맞추지 말고, 다른 사람의 관점을 존중하며, 상대방의 시선으로 경계와 현실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가르친다. 즉, ‘동정이 아니라 공감의 정신으로 인간관계를 구축하라’고 강조한다.
이것은 상대방이 자신과 같지 않은 이상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만약 ‘상대방을 100% 이해할 수 있는 존재’로 인식할 수 있다면, 결국 그것은 ‘자신과 상대방이 같은 존재’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전제에서 상대를 이해하려다가 상대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차별이라는 감정이나 행동으로 바뀔 수 있다.
오드리 헵번은 그저 굶주린 아이들을 동정하지 않았다. 그녀는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공감하려 했고, 사람들은 오드리 헵번에 공감했다. 그녀는 말했다. “매력적인 입술이 되기 위해서는 상냥한 말을 사용해야 한다. 또 사랑스러운 눈동자를 갖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장점이나 훌륭함을 발견해야 한다.”
북 큐레이터 | 김혜연
티브로드, KBS DMB에서 아나운서와 리포터로 일했으며 MBC 아카이브 스피치 강사이다. 더굿북에서 <책 듣는 5분> 북 큐레이터로 활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