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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Apr 17. 2017

51. 공감사색 ♬




공감에서 희망의 꽃이 핀다.


팟빵오디오북, <책 듣는 5분>

안녕하세요? 
저는 더좋은책연구소장 임재영입니다.

책듣는 5분은 매주 한 권의 새로운 책을 소개해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지금 우리가 함께 공감하고 생각해봐야 할 이야기를 다룬 책, <공감사색>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출판사 이름도 좋아 보이네요. ‘지금이책’. ‘지금이책’에서 출간된 <공감사색>은 공감 작가로 알려진 강원상 작가의 책입니다.

“공감한다는 것은 다른 누군가의 처지가 되어 보는 것입니다. 우리와 다른 사람의 눈으로, 배고픈 아이들의 눈으로, 해고된 철강노동자의 눈으로, 당신 기숙사 방을 청소하는 이민 노동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일입니다.”

2006년에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이 했던 연설 일부입니다.
공감한다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 만드는 말이죠.
하나 더 들려드릴게요.

“인공지능(AI) 시대, 학생이 갖춰야 할 최고의 자질은 공감 능력이다.”

이것은 대구교육연구정보원이 2016년에 교원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입니다. 공감은 타인의 감정이나 의견에 대해 자기도 그렇다고 느끼는 감정인데요. 창의력이나 문제 해결 능력보다 공감 능력이야말로 인공지능이나 로봇이 할 수 없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능력이자 힘이라고 할 수 있지요. 우리 중 누구도 장례식장을 방문한 로봇에게 위안을 얻진 못할 것입니다. 또한, 화난 고객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마음을 돌리는 일도 공감 능력을 갖춘 사람만이 가능한 일이죠.


공감 능력, 사람만이 갖출 수 있는 능력

그런 의미에서, 광장에서 지난겨울을 온몸으로 견뎌낸 우리에게 공감은 더욱 절실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말이 통하지 않는 불통 앞에서, 우리의 마음은 더 차갑게 얼어붙어 있었는지도 모르죠. 그러나 드디어 찾아온 봄의 기운을 활짝 맞으며, 희망도 함께 마주할 수 있게 된 것 아닌가. 빛과 어둠의 경계에서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공감하고 무슨 생각을 하며 살 것인가. 그렇게 우리가 모두 느끼는 공감의 문제를 고민하고 성찰한 작가의 책 이야기가 바로 <공감사색>입니다. 


공감 작가, 강원상

공감 작가로 불리는 강원상 작가의 책 <공감사색>은 그런 시대적 분노와 좌절에 대해 위로와 희망을 전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미 SNS에서 그의 글은 정치, 교육, 사회, 문화 각 방면에 화두를 던지며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었는데요. 낮에는 영업 사원으로 사람들과 부대끼고, 밤에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자신의 언어로 재해석하는 작가로, 그렇게 1인 2역을 하고 있습니다. 펜 하나로 세상을 바꿀 순 없지만, 분명히 사람은 변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강원상 작가는 글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작가로서, 그를 특별하게 만든 계기는 무엇이었을까요. 공교롭게도 세월호 사건입니다. 침몰해 기울어진 배의 유리창을 두드리는 아이들의 눈을 보았을 때는 점심시간. 그는 TV 속에서 그 모습을 보면서도, 밥그릇을 깨끗이 비운 자신을 발견합니다. 그때 인간으로서 느낀 부끄러움과 평생 안고 살아야 할 죄책감, 그리고 깊은 슬픔이 그에게 펜을 들게 한 거죠. 이후 작가가 되기로 한 저자는 시대와 나라를 비판하는 촌철살인의 글을 쓰겠다, 다짐합니다.


공감, 책과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시대와 나라를 비판하는 무거운 주제 앞에서, 과연 그는 어떻게 공감을 끌어내고 있을까. 저는 그 관점에서 책을 읽었는데요. 그의 글에 인용된 책과 사람들의 이야기, 바로 거기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요즘 뉴스를 보니 어쩌다가 대한민국이 이 지경에 이르렀나 싶다." 그의 친구가 이렇게 말합니다. 이 말을 듣고, 강원상 작가는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떠올리는데요. 바로 어린 왕자가 사는 별의 무서운 씨앗들, 바오바브나무의 씨앗을 떠올립니다. 바오바브나무는 너무 늦게 손을 대면 영영 없애버릴 수가 없어요. 게다가 뿌리로 별에 구멍을 뚫어 급기야는 별을 산산조각낼 수도 있는 위험한 존재입니다. 바오바브나무의 씨앗으로 별이 파괴된다면, 그것은 누구의 책임일까요? 바로 그 씨앗을 꾸준히 솎아내고 골라내지 못한 주인의 책임일 것입니다. 

대한민국이라는 별, 이 별이 산산이 조각나지 않았던 것은 이 땅의 주인들이 뒤늦게나마 바오바브나무를 자르기 위해 톱을 들었기 때문이라고, 모두가 동참해 나무를 잘랐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상처를 희망으로, 작가의 호소

그런데도 우리에겐 금방 아물 것 같지 않은 아픔과 상처가 남았습니다. 물론 아픔과 상처는 그대로 놓아두어도 시간이 지나면 회복할 수 있겠죠. 그러나 저자는 더욱 적극적으로 치유와 위로의 말을 건넵니다. 광장으로 향했던 지난겨울의 분노를, 어떻게 희망으로 바꿀 수 있을까요.

저자는, 그 희망을 위해 민주주의에 대해 말합니다. 민주주의 시민으로서의 자세에 대해, 그리고 민주주의의 가치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좋은 리더는 어느 날 갑자기 우리를 찾아오지 않는다. 어떤 뛰어난 정치인도 절대 혼자 만들어지지 않는다. 오직 국민의 뜨거운 열망과 날카로운 검열에 의해서만 탄생한다.”
- <민주주의 시민>, 공감사색 中 -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민주주의. 그것은 절대 말없이 침묵하는 국민에게 주어지지 않는다. 쟁취해야만 얻을 수 있는 숭고한 가치다.”
- <민주주의 가치>, 공감사색 中 -

이렇게 우리 스스로 민주주의의 가치를 일으켜야 한다고 간곡히 말하고 있습니다. 


희망의 시작, 나 하나로부터

그러기 위해, 나 하나의 의미를, 무너진 질서는 나 하나로부터 시작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하고 있는데요. 조병화 시인의 <나 하나 꽃 피어>라는 시는, 그 희망을 전하는 전령사가 될 것입니다. 이 시를 낭독하며, 이 책을 통해 나로부터 시작되는 희망을 전달받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들었던 촛불이, 새로 쓰는 역사가 되기를 바랍니다.

<나 하나 꽃 피어> 조병화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마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는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냐고도 
말하지 마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고맙습니다.




임재영 l 더좋은책연구소 소장, 서평가

“독서는 완전한(full) 사람을, 토론은 준비된(ready) 사람을, 쓰기는 정밀한(exact) 사람을 만든다.”는 프랜시스 베이컨의 말에 이끌려 독서에 몰입했다. 책을 읽고 비평하며 더 좋은 책을 소개하는 일에 매력을 느껴 서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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