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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May 04. 2017

63. 아이디어는 이미 머릿속에 있다. ♬

<지혜의 심리학>

                                                                                                              



‘생각의 원리를 깨우쳐 행복에 이르는 길’을 다룬 책, <지혜의 심리학>을 여러분과 만나는 오수진입니다. 오늘은 왜 문제에 부닥쳐 해결책을 쉽게 찾지 못하는지 생각해봅니다.

“당신은 의사입니다. 당신 앞에는 위에 악성 종양이 생긴 환자가 있습니다. 종양이 제거되지 않으면 이 환자는 죽게 됩니다. 하지만 이 환자를 수술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다행히 종양을 파괴할 수 있는 레이저가 있습니다. 만일 레이저가 강한 강도로 한 번에 종양을 공격하면 그 종양은 제거됩니다. 하지만 종양에 도달할 때까지 통과하는 다른 신체 조직도 같이 파괴됩니다. 반면, 낮은 강도로 종양을 공격하면 다른 신체 조직에 피해를 주지 않지만, 종양도 제거되지 않습니다. 건강한 다른 신체 조직을 파괴하지 않으면서 종양을 제거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이 문제에 대한 답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당연하다. 매우 어려운 문제이니 너무 속상해할 필요는 없다. 명문 대학 재학생을 대상으로 이 문제를 내도 10% 내외만 정답을 생각해낸다. 그렇다면 잠시 머리를 식힐 겸 다음 에피소드를 보자.

“옛날 어느 나라에 독재자가 있었다. 그는 나라 한가운데 있는 튼튼한 요새에 살고 있었다. 요새 주변에는 농장이나 계곡이 있고, 요새로 가는 길은 여러 갈래다. 어느 장군이 독재자를 제거하려고 마음먹었다. 자신의 모든 병력을 투입하면 요새를 함락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독재자가 여러 갈래 길에 지뢰를 설치했다. 이 지뢰는 적은 수의 사람은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지만 많은 병력이 지나가면 폭파된다. 지뢰는 길과 주변 마을까지 파괴할 정도로 강력하다. 적은 병력으로 지뢰를 피할 수는 있으나 요새를 함락시킬 수 없고, 많은 병력은 지뢰 때문에 인명 손실이 클 것이다. 고민하던 장군은 단순한 작전을 세웠다. 우선 모든 병력을 소규모 부대로 나눈 후 각 부대를 여러 갈래 길에 각각 배치하였다. 그리고 각 부대가 동시에 출발하여, 모든 병력이 정해진 시간에 요새 앞에 집결하도록 했다. 결국, 집결한 많은 병력이 요새를 함락하고 독재자를 처단하였다.”

자, 이제 다시 종양 문제로 돌아가자. 해결책이 떠올랐는가? 힌트는 잠시 머리를 식힐 겸 읽었던 요새 이야기에 있다. 아마도 지금쯤이면 종양 제거 문제의 해결책을 대부분 떠올렸을 것이다. 해답은 레이저의 강도를 약하게 나눠 여러 방향에서 종양을 향해 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중간에 있는 신체 조직은 손상하지 않으면서 종양에 도달한 레이저는 합쳐져 강한 강도를 나타내게 되기 때문이다.

이 사고 과정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종양 문제만 주어졌을 때는 대략 10%의 사람이 해결책을 생각해낸다. 그런데 요새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종양 문제를 다시 들려주면 약 30%의 사람이 문제를 해결한다. 3배나 증가했지만, 여전히 70%의 사람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그런데 나머지 70%에게 “요새 이야기가 종양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마디만 해주면 대부분이 문제를 해결한다. 이 실험 결과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리 대부분은 우리가 가진 지식에 해결 방안이 존재하지 않아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지 못하는 게 아니라, 있는 아이디어도 꺼내지 못한다. 결국, 문제는 머릿속에 있는 숱한 지식을 어떻게 해야 적절하게 연결해 꺼낼 수 있느냐로 귀결된다.

문제 해결의 열쇠는 지식보다는 여러분이 가진 고정관념이나 사라진 자극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아르키메데스의 왕관처럼요.




북 큐레이터 | 오수진

성균관대학교 영문학과(중문학 복수전공)를 졸업한 후, 현재 KBS에서 기상 캐스터로 근무하고 있다. 더굿북의 북 큐레이션을 담당하고 있으며, 시각장애인을 위한 독서봉사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환경부에서 홍보 대사로도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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