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즉각 반응으로 최악의 상황을 비켜가라.

<프시>

위기를 직감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느 누구도 그저 앉아서 죽기만을 기다리지는 않을 것이다.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는다면 뻔히 눈뜨고 재난이 닥치기를 기다리는 꼴밖에 안 된다. 우리의 목적은 위기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예방하는 데 있다. 위기를 예측한 후 걱정하고 두려워해봐야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불평도 소용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흔히 운명은 한 길을 막으면 다른 한 길을 열어준다고 한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바로 열린 길을 찾아서 시의적절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사진: pakutaso.com

“곤경에 빠졌을 때 불평하지 말고 묵묵히 교훈을 받아들여라.” 빌 게이츠(Bill Gates)의 이 명언은 우리에게 평소 불평만 일삼을 것이 아니라 생각하고, 푸념하는 대신 행동으로 실천해 옮겨야 한다는 가르침을 준다. 우리는 어려움과 좌절에 굴하지 않고 삶이 주는 각종 도전에 용감하게 맞서야 한다. 그리고 언제나 당당함을 유지해야 한다. 이는 사업에서 성공의 기초가 된다. 굳이 사업이 아니라도 건강한 인생의 필수조건이다. 이런 카리스마와 에너지가 있어야만 예측한 위기 앞에서 더 성공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어느 날 나는 친구 피터의 집을 방문했다. 그런데 웬일인지 거실 벽에 항상 걸려 있던 부부 사진이 보이지 않았다. 부부 사이에 무슨 문제가 생겼음을 암시하는 불길한 징조임에 틀림없었지만 일단 모른 척했다. 식사하는 동안 피터는 언제나 그렇듯이 버터를 식탁 곳곳에 흘렸다. 약간의 강박증이 있는 피터의 아내 메이는 평소와 달리 아무런 잔소리도 하지 않은 채 냉담한 태도로 식탁을 깨끗이 정리했다.

이쯤 되니 나의 걱정은 더 심해졌다. 그의 아내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나는 피터에게 물었다. “너희 부부 사진 어쨌어?” 피터는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며 “무슨 사진?” 하고 되물었다. 그제야 부부사진이 없어진 것을 깨달은 피터는 벽에 걸려 있던 두 사람의 사진이 언제 사라졌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

피터의 어리둥절한 표정은 나를 더 불안하게 했다. 나는 다시 물었다. “내가 참견할 일은 아니지만 요즘 두 사람 사이는 괜찮아?”

그는 여전히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정말 좋아. 요즘 우린 싸우지도 않는걸. 메이가 더 이상 잔소리를 하지 않으니까 나도 살 것 같아”라고 말했다.

메이의 잔소리가 곧 피터와 그들의 결혼생활에 대한 애정이자 소통하려는 의지의 표현임을 그는 모르고 있었다. 메이의 냉담한 태도는 이미 그녀가 노력하기를 포기했으며 피터와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뜻이었다.

여기까지 들은 나는 피터에게 진심으로 결혼생활에 대해 다시 한 번 심각하게 고민해보라고 말해주었다. 부부 사진이 사라진 것, 메이가 더 이상 피터와 다투지 않는 것, 이 모두는 그들 부부 사이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증명해준다. 피터가 사태의 심각성을 빨리 깨달아 아내에게 좀 더 관심을 기울인다면 어쩌면 그들의 관계가 회복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였다. 이제 남은 것은 피터가 얼마나 노력하는가에 달려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결국 그들이 이혼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세심하지 못한 피터는 내 말을 건성으로 들어 넘겼고, 그들의 관계는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사실 운명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만큼 그렇게 잔혹하지 않다. 부부가 이혼이라는 최악의 상태에 이르기 전, 운명은 초감각적 지각을 통해 우리에게 무언가 문제가 생겼으니 변화를 시도해야 함을 암시해준다. 다만 어떤 사람들은 이런 정보를 감지한 후 즉각 반응함으로써 최악의 상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지만, 또 다른 어떤 사람들은 보고도 그냥 넘김으로써 초감각적 지각의 노력을 헛수고로 만든다. 이에 초감각적 지각도 더 이상 앞으로 닥칠지 모를 위기를 예방하기 위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지 않게 된다. 그 결과 막상 위기가 닥치면 손쓸 틈이 없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