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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un 14. 2017

08. 2025년, 내 일자리는 해체될까?

<2035 일의 미래로 가라>

일자리가 사라진 이후에 연관 일자리로 이동하는 것은 완전히 불가능하다. 이것은 일자리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일이 사라졌다는 의미다.


일이 해체되는 대표적인 징후를 살펴봤다. 사물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초연결 사회, 각 분야에 등장해 인간을 넘어 점점 하나가 되어가는 인공지능, 무엇이든 만들어주는 3D 프린터, 물리 세계와 구분할 수 없는 가상세계, 탄소의 역사를 바꾸는 무한한 신재생에너지, 무한경쟁과 커지는 고객의 힘, 국가보다 커지는 디지털 권력, 끊어지고 허물어지는 계층사다리, 사라지는 사람과 휴머니즘, 이 9가지 모두가 극한으로 힘을 키우고 있다.
     
우리가 눈으로 목격하는 ‘해체’는 ‘일과 일자리’가 될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것이 해체하는 것은 산업혁명이 지금까지 만든 ‘산업’이다. 아주 짧은 기간에 이루어지는 산업의 해체는 상상하기 어려운 혼란과 고통을 만든다. 하지만 해체가 종말은 아니다. 해체는 새로운 산업, 새로운 일을 ‘융합’한다. 그래서 미래의 일은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해체의 징후 중에서 한 가지라도 섬뜩하게 느껴진다면 다른 징후들도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 나와, 내 일과 전혀 상관이 없는 일이라고 느껴진다면 더 세밀하게 공부해야 한다. 해체는 우리가 감지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어떻게 미래를 준비할지도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행동해야 한다. 이미 시작된 해체는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가속도가 어디까지 붙을 것이며, 어디까지 해체할 것인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확실한 것은 해체하는 사람과 기업도 해체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2030년까지 절반이 일자리를 잃는다는 경고는 ‘무조건 현실’이 된다. 그 과정에서 정규직이나 비정규직과 같은 것은 부차적인 문제로 전락한다. 자동차산업, 철강산업, 해운업과 같은 거대한 산업이 통째로 사라진다면 믿겠는가? 실제로 2017년 한진해운에 소속된 직원들은 배에서 내리지도 못하고 회사의 마지막을 맞아야 했다. 현대상선은 거듭된 구조조정이라도 거치며 버텼지만, 한진해운은 모든 것이 순식간에 끝났다. 자본가의 문제를 논하기 이전에 이것이 현실이다.
     
산업혁명이 만든 일자리는 뜻밖에 단순하다. 하나밖에는 할 수 없는 근로자를 만든 것이 지금까지의 일자리다. 용접만, 운전만, 영업만, 운전만 했다. 현장에 있는 사람은 잘 안다. 택시를 운전하는 것과 화물차나 중장비를 운전하는 것은 너무나 다른 것이며, 건설현장의 용접은 조선소의 용접과는 거의 관계가 없으며, 자동차를 파는 일과 휴대전화를 파는 일과 보험을 파는 일은 다른 세상의 일이라는 사실 말이다. 기획, 인사, 회계, 재무는 같은 사무직의 일인가? 이것 또한 마찬가지다. 
     
일자리가 사라진 이후의 일자리는 어떤 모습일까? 일자리를 잃은 사람은 처음에 같은 직종으로 이동하려고 할 것이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이 가장 위험한 산업 직군으로 선정한 3가지 분야를 살펴보자. 의사나 간호사와 같은 전문직이 일하는 의료서비스 분야, 석탄과 석유와 같은 에너지 분야, 은행이나 보험과 같은 금융서비스 분야가 상위 3분야다.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 발전으로 석유 사용이 계속 줄어든다면 같은 석유 관련 직종으로 이동할 수 있을까? 거의 불가능하다.
    


자기 일자리를 없앤 분야로 이동하는 것은 어떨까? 원유에 관련된 에너지 분야에서 일하다가 태양광 에너지 분야로 옮길 수 있는지 살펴보자. 원유 시추, 원유 수입, 정유, 석유 수송, 주유소 경영까지, 태양광 발전과 아무 관련이 없다. 태양광을 땅속에서 캐는 것도 아니고 공장에서 정제하는 과정도 없고 주유소처럼 팔지도 않는다. 이동은 전혀 불가능하다. 연관분야로 가는 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일자리는 보편적인 일자리와 특수한 일자리로 나뉠 것이다. ‘보편’이나 ‘특수’와 같은 이름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후자인 특수한 일자리는 자신들이 만든 일자리다. 새로운 산업에서 만들어진 일자리가 여기에 해당한다. 새로운 미래와 변화를 읽고 준비한 사람들의 몫이다. 기업가도 있고 전문가도 있다. 자영업을 하는 사람도 있다. 새로운 시대에 맞는, 기존의 산업에 새로운 기술을 접목해 새롭게 일하는 사람들이다. 나는 이들을 현명하고 용기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일자리는 보편적인 일자리다. 보편적인 일자리는 ‘연결’로만 일을 얻을 수 있다. 연결로 얻는 것이 ‘직업’은 아니다. 지금으로는 기간제 일자리나 시간제 일자리에 해당한다. 어떤 산업이든 공통으로 필요한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이 있는 사람도 포함한다. 해체된 산업에서 일했던 많은 사람이 보편적 일자리를 찾을 것이다. 이들의 ‘일’이 필요한 기업과 개인은 마치 기간제나 시간제 일자리처럼 연결된 방법으로 일을 나눌 것이다. 시간이 갈수록 시간과 일이 분화하고 점점 세밀한 작업을 요구할 것이다. 그러다가 로봇에 자리를 내주어야 할 것이다.
     
2023년, 2025년, 2035년에 나는 어떤 일자리를 원하는가?
     
다음 회에는 <9개의 블록이 미래를 결정한다>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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