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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ul 03. 2017

10. 캘빈의 서번트 드로잉 (마지막 회)

<행복한 서번트, 캘빈 이야기>

                                     

세 번의 전시

집에 놀러온 친구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캘빈 그림을 보고 있으면 행복한 기분이 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집에서 작은 전시회를 열기로 했다. 하은이가 오보에를 연주하기 때문에 하은이와 친구들이 하는 음악회도 하면서 캘빈 그림도 함께 전시하기로 했다. 우리는 캘빈의 그림을 원하는 사람들이 그림에 스티커를 붙이고 원하는 액수의 후원금을 내면 가질 수 있는 방법을 택했다. 그런데 우리 생각보다 후원금이 많이 들어와서 애리조나에 있는 SARRC에 후원금 전부를 기부했다. 캘빈의 첫 번째 재능 기부 행사였다. 당시에는 캘빈이 앞으로 여러 차례 전시회를 열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래서 초기 그린 그림들을 스캔도 하지 않고 원본 그대로 팔았는데 나중에 많이 아쉬웠다. 그래도 캘빈의 그림을 산 친구들의 집에 가서 액자에 걸려 있는 캘빈 그림을 보면서 아쉬움을 달래곤 했다.

2015년 봄에는 스카츠데일 공연예술센터에서 지난 몇 년간 그린 만 점의 그림 중 70점을 추려서 두 번째 개인전을 열게 되었다. 전시 타이틀은 《자폐아의 눈에 보이는 행복한 세상》이었는데, 애리조나 교민 신문인「 애리조나 타임즈」,「 미주 한국일보」 등에 전시 안내와 캘빈의 이야기가 소개되면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셨다.

두 번째 개인전 리플릿, 2015년


캘빈이 작가로서 대중들 앞에 선보이는 첫 전시인 만큼 걱정이 많았지만, 다행히 전시는 성공적이었다. 판매용으로 준비한 그림들이 30분 만에 매진되어 따로 주문을 받아야 할 정도였다. 이 전시회는 우리 가족에게 남다른 의미를 주었다. 미주 한인 안과의사들이 남미 과테말라 빈민촌에 가서 무료로 백내장 수술을 하는 의료봉사가 있었는데 하은이가 이 봉사에 참가하고 싶어 했다. 그 비용을 캘빈 전시회 이익금으로 부담하게 된 것이다. 남은 액수는 의료봉사를 주최하는 비영리단체에 기부하게 되면서 여러모로 뜻깊은 전시회였다.

2015년에 애리조나 교육부에서 주최한 애리조나 전환교육 학술대회에는 미국 전역에 있는 장애 관련 전문의들, 변호사들, 특수교육 선생님들이 천여 명이상 모였다. 이 학술대회에는 캘빈의 <PeoPle>이 최우수작으로 선정되어 가방, 책자, 목걸이 등의 아트 상품을 제작하게 되었다. 캘빈을 가르쳐주신 학교 선생님과 의사 선생님이 캘빈을 알아봐주고 특히 애리조나 교육감이 캘빈과 악수를 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자랑스러웠다.

학술대회 입구에 설치된 캘빈 부스


학술대회를 위해 제작된 아트 상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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