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더굿북 Jul 03. 2017

04.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

<식욕의 배신>

한 여배우가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라는 말을 방송에서 하여 많은 다이어터들로부터 환호를 받은 적이 있었다. 실제로는 맞지 않는 표현이지만, 이 문장은 사실 다이어트를 대하는 아주 중요한 태도에 관해 말하고 있다. ‘음식을 즐겁게 먹는다면’이라는 전제가 붙는 것이다. 앞서 식사의 목적에서 설명하였듯이 다이어터는 체중감량을 위한 식사를 한다. 그런데, 식사의 목적이 아무리 체중감량이 되더라도, 그 식사가 매끼 괴로운 식사가 된다면 그 식단은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을까.


살 빼주는 호르몬 오렉신

오렉신(orexin)은 감정 및 동기를 유발하는 뇌 단백질의 일종으로서, 식욕 및 수면을 관장하며 갈색지방을 활성화시키는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다. 갈색지방은 백색지방과는 다르게 고유한 세포기관을 가지고 있는 미토콘드리아를 많이 가지고 있어 신진대사를 향상시키는 기능을 한다. 쥐 실험에서 6주 동안 고지방식이를 제공하였을 때, 일반 쥐는 체중이 15% 증가한 데에 비해 오렉신이 결핍된 쥐는 체중이 무려 45%나 증가한 바 있다. 그렇기에 비만인 사람들은 오렉신 호르몬 결핍과도 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오렉신이 즐거운 식사자리에서 더 활성화된다는 연구가 있었다. 에도 일본 국립생리과학 연구소의 연구에 의하면 편안하고 행복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할 경우 오렉신의 분비가 촉진되고, 이 호르몬이 근육의 당분을 없애주며 혈당 대사를 촉진하여 혈당 수치를 낮추어 주는 역할을 한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맛있게 먹어도 0칼로리가 될 수는 없겠지만, 행복한 식사가 그렇지 않은 식사보다 덜 살이 찔 수는 있다.


미각실험이라 속인 한 실험에서 실험 참가자들을 두 개의 그룹으로 나눈 후, 한 그룹에게는 140kcal의 열량을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한 쉐이크를 주고, 두 번째 그룹에게는 620kcal의 열량을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한 쉐이크를 주고 마시게 하였다. 실험 결과, 두 번째 쉐이크를 마신 참가자들은 첫 번째 참가자들보다 식욕 자극 호르몬인 그렐린의 수치가 더 빨리 떨어졌다. 620kcal를 섭취했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두 제품은 360kcal로 같은 열량을 가지고 있는 동일한 제품이었다. 즉, 같은 칼로리의 음식이더라도 음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며 먹는지에 따라 그 결과가 다르다는 것이다.

이 음식이 포만감과 행복감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 다이어트가 잘 될 것이라는 기대감, 혹은 나는 다이어트에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는 당신을 더 날씬하게 만들 것이다. 반대로 이 음식이 내 몸에 해롭고 살만 찔 뿐이라는 생각이 당신의 몸을 살찌울 수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06. 흑임자쉬폰케이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