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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ul 24. 2017

09. 보톡스의 적정량은?

<매력적인 피부 여행>

오래전부터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미용 산업으로 먹고 살아왔다. 그리고 이 분야는 끊임없이 새로운 욕구를 만들어낸다. 대대적인 광고를 통해 익숙하고 평범한 주름들이 달갑지 않은 병으로 둔갑한다. 보톡스로만 ‘치료’될 수 있는, 귀에 거슬리는 주름 이름을 생각해보라. 미간의 ‘분노주름’, 눈가의 ‘까마귀발주름’, 눈 안쪽의 ‘토끼주름’, 이마의 ‘근심주름’, 입가의 ‘심술보주름’, 아래턱에 작은 홈이 무수히 파진 것 같은 ‘보도블록 턱’, 웃을 때 잇몸이 보이는 ‘고무미소’, 윗입술의 ‘주름치마주름’ 그리고 끝으로 ‘칠면조 목’ 등 이름조차 그다지 달갑지 않다. 이것들 가운데 대부분은 공식적으로 보톡스 주입이 금지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무허가’로 부지런히 주사를 맞고 있다.

귀에 거슬리는 이름을 가진 주름들

입술 주변에 보톡스 주사를 맞는 것이 특히 문제다. 도톰한 입술을 만들기 위해 혹은 인중의 주름을 없애기 위해 입술 주변에 보톡스를 놓으면, 애석하게도 입술을 귀엽게 삐죽 내미는 게 어려워진다. 또한 말하기, 웃기, 키스, 마시기, 먹기 등의 활동에 장애가 생긴다. 정말로 주름만 없어지면 다 괜찮은 걸까? 모든 것이 다시 정상적으로 돌아와 입의 움직임이 더는 기괴스럽지 않게 되려면 몇 달은 기다려야 한다.

사려 깊은 의사는 얼굴에 보톡스를 주입할 때 제한된 부위에 점을 찍듯 주사를 놓는다. 절대 얼굴 전체가 굳어버리게 주입하지 않는다! 표정이 있어야 젊고 활기차고 생기 있고 무엇보다 사랑스러워 보인다. 표정을 짓는 것은 인간의 특권이다.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표정으로 반응한다. 심드렁하거나 심지어 화난 듯이 보이는 무표정을 한 채 아무리 상냥하게 말해봐야 소용없다.

하지만 적정량의 보톡스를 적당한 부위에 잘만 주입하면 미용 면에서 아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보톡스 등의 미용 시술 후 환자는 행복해야 하고 위험은 최소화돼야 한다. 그래야 의사도 보람을 느끼며 부작용에 대한 걱정 없이 편히 잠들 수 있다. 그러나 기쁨을 주는 ‘섬세하고 아름다운’ 튜닝과 미모와 젊음을 위한 기괴한 광기 사이의 경계는 매우 모호하다. 당신이 만약 미용의료학회에 참석한다면 의사들의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랄 것이다. 도대체 뭘 한 거야? 이들은 마치 욕실 거울 앞에서 몰래 자기 얼굴에 주사를 놓고 얼마 후 일그러지고 붓고 마비된 얼굴로 학회에서 미용에 대해 토론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주름을 자동으로 노화와 연결하거나 흉한 것으로 보는 태도는 크게 잘못된 것이다. 60대에 20대처럼 보일 순 없다. 그리고 그럴 필요도 없다. 늙은 목, 늙은 가슴, 늙은 어깨, 늙은 팔에 얼굴만 보톡스로 팽팽하게 편들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우리는 언제든 어떤 방식으로든 갑자기 삶을 끝내게 된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서 얼굴만 다림질해 봐야 정말로 젊어 보이지도 않는다.

물론 나 역시 환자들에게 보툴리눔 톡신을 주입한다. 이때 소극적으로 최소량을 사용해야 결과가 아름답다. 가장 이상적인 결과는 우선 주변사람들이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얼굴이 방금 휴가를 다녀온 것처럼 아주 편안하고 생기 있어 보여야 한다.

그러므로 보톡스 주사를 맞을 계획이라면, 처음부터 한 병을 다 맞지 마라. 다다익선은 보톡스에는 적용되지 않는 말이다! 보톡스를 피부에 주입하는 방법은 주사밖에 없다. 효능물질의 분자가 커서 피부 보호벽을 뚫고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크림처럼 바를 수도 없다. 그러니 주름을 없애준다는 보톡스 연고 광고에 속지 말자. 용기에 아무리 ‘기적의 연고’라고 적혀 있더라도 실제 효과는 그다지 기적적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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