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쫌 앞서가는 가족>
더함플러스협동조합은 올해 수도권 중장년세대를 대상으로 공동체주택에 대한 소비자인식조사를 실시하였다. 여러 가지 의미 있는 조사결과가 나왔지만 그중 하나는 바로 전환시기에 대한 조사결과다.
공동체주택에 대해 긍정적 인식을 가진 사람들조차도 전환시기를 물으니 은퇴 후, 나중에 홀로 되었을 때, 또는 부부만 남았을 때… 이와 같은 응답이 나왔다.
향후 공동체주택 전환 시점을 분석한 결과, 자녀들 독립 후 부부만 남았을 때(30.1%) > 나중에 홀로되었을 때 (28.9%) > 경제활동에서 은퇴 이후 (27.3%) 순으로 나타났다. (n=256)
수도권 중장년세대를 대상으로 한 공동체주택 소비자인식조사(2016, 더함플러스협동조합)
즉 지금은 아니라는 것이 대부분의 의견이었다. 우리는 이 응답의 이면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아직은 지금 사는 집과 생활이 익숙하고 편하기 때문에 지금 당장 주거를 전환하여야 할 만큼 절박한 이유가 없다. 무엇보다 공동체주택이 좋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불안하고 확신이 서지 않기 때문에 굳이 지금 서두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체적 계획에 따른 ‘나중’이 아니라 막연한 ‘나중에…’라면 공동체주거 전환이 어려울 수도 있다. 왜냐하면 공동체주거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가족들의 동의와 참여가 필요하고, 함께 할 사람을 찾아야 하고, 무엇보다 먼저 인생후반에 대한 내 삶의 계획이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타인과 ‘함께 산다는 것’은 결국 신뢰를 기반으로 상호의존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다. 각 개인은 충분히 독립적이어야 하며, 경제적・비경제적 교환가치가 있어야 한다. 즉 서로에게 짐이 되지 않을 만큼 건강하고 삶에 필요한 것을 서로 나눌 수 있어야 하며 독자적으로 의사결정이 가능하여야 하고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자녀들의 동의와 지지가 있어야 한다.
만약 내가 공동체주거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뒤로 미룰 이유는 없다. 가능한 한 빨리 시작할 것을 권한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공동체는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숙성의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
공동체형성 과정에 소요되는 노력과 비용은 품질비용과 유사하다. 젊고 건강한 나이에 공동체에 참여하게 된다면 적은 비용으로 많은 스토리를 쌓아가면서 더불어 사는 맛을 오래 즐길 수가 있다. 결혼도 마찬가지다. 적정기에는 사랑만 가지고도 모든 걸 극복하며 살 수 있지만 혼기를 놓치면 그리 단순하지 않다. 서로가 너무나 많은 걸 따져야 하기 때문에 쉽게 성사되기가 어렵다.
당신이 만약 공동체주거에 마음이 간다면 바로 지금 시작하라. 집을 지으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집에 앞서 인생 후반 내 삶의 전환계획을 구체화하고 가족의 동의를 구하고,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서 관계 훈련을 쌓고 관계망을 확장하며, 많은 공부와 정보획득을 통해 경제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솔루션을 찾고 하는 과정을 즐길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