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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ul 03. 2016

00. 부모가 주는 가장 위대한 유산

<내 아이를 위한 인문학 교육법>

                                                                                                        

왜 우리나라 부모들은 불안한가?
불안한 부모에게 건네는 인문학 교육법
나만의 중심으로, 나만의 철학으로 교육하라!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열과 대학 진학률을 가진 우리나라. 왜 청소년 자살률과 청년 실업률은 갈수록 높아지고, 국민의 행복지수는 내내 하위권에 머물러 있을까. 《내 아이를 위한 인문학 교육법》은 새로운 교육법을 찾는 부모를 위한 든든한 ‘자녀교육서’이자 교육문제로 불안해하는 부모를 위한 맞춤형 ‘자기계발서’이다. ‘과연 대학이 내 아이 인생에 도움이 될까’ ‘대학 나와도 취직이 어렵다는데 어떤 공부를 해야 할까’ 불안해하는 부모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저자는 부모가 자존감을 가지고 스스로 설 때 아이도 자존감을 가지고 스스로 서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고 강조한다. 부모가 강남 엄마들의 입시 정보에 휘둘리지 않고, 좋은 대학에 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대학을 아이 인생의 목표로 삼는 것이 아니라 삶의 여러 계단 중 하나로 받아들이는 여유를 갖기를 권한다. “부모가 아이에게 주어야 할 단 하나의 교육이 있다면 그것은 아이에게 인간적으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다.”    



그들은 어떻게 성장했을까


1959년 서울에서 한 남자아이가 태어났다. 아이는 다섯 살에 부모님을 따라 미국으로 건너갔다. 아이는 머스카틴 고등학교에서 전교 회장을 했고 수석으로 졸업했다. 농구팀의 포인트가드로 뛸 만큼 두뇌와 활동력을 겸비한 수재였다. 이후 브라운 대학에서 인문학을 공부하고 하버드 대학에 진학해 의학박사, 인류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하버드 의대 교수를 지냈다.
     
아이의 아버지는 북한에서 태어나 한국전쟁 때 17세의 나이로 혼자 월남한 사람이었다. 서울대 치대를 졸업한 후 뉴욕으로 떠났고, 그곳에서 아이의 어머니를 만나 결혼했다. 아버지는 뉴욕에서 공부를 마친 후 아이오와에서 치과의사로 일했다. 생존을 위해서는 자신만의 기술이 있어야 한다는 실용주의적 관점이 뚜렷한 분이었다.
     
어머니는 ‘실용’과는 거리가 있었다. 아이에게 늘 퇴계와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예화를 들려주며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먼저 가르쳤다. 그녀는 경기여고를 수석으로 졸업했고, 미국 아이오와 대학에서 퇴계 이황 연구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자수성가형 아버지에게 ‘삶의 현실’을 배우고, 철학자 어머니에게 ‘사랑’을 체험한 아이. 그 아이는 어떻게 성장했을까?
     
결론에 앞서 부모의 교육 방식부터 들여다보자. 아이의 아버지는 ‘전략적이고 기술적’으로 아이를 양육했다. 예를 들어 숙제는 반드시 금요일에 하게 했고 일요일에 숙제하려 하면 아예 못하게 했다. 공부는 제때 해야 함을 알려주려는 방법이었다. 철학과 정치학을 공부하려 했던 아이는 아버지의 단호한 말 한마디에 의사가 되기로 했다. “인마, 의사해!” 이 말 안에는 한국전쟁을 겪고 의사로 홀로서기까지 고군분투했던 아버지의 인생 철학이 담겨 있었다. 동양인이 미국 사회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누구도 무시하지 못할 자신만의 기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한편 아이의 어머니는 아이를 데리고 대도시를 자주 다녔다. 넓은 세상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아이가 시사 문제에 관심을 두기 원했던 그녀는 특히 전쟁이나 기아 등 인류의 고통에 관한 뉴스를 함께 보면서 사안을 해석하는 법을 알려주었다. 아이는 훗날 이렇게 이야기한다. “미국의 아주 작은 마을에 살고 있었지만, 어머니 덕분에 세상에서 가장 큰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어머니는 철학자답게 아이에게 인간과 세상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질문을 자주 던졌다. “넌 누구냐” “세상에 선한 것이 무엇이냐” “세상에 무엇을 줄 수 있느냐”는 질문이었다. ‘너는 어떤 사람이냐? 세상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존재냐’는 의미일 것이다. 어머니는 ‘나’에 대해 탐색한 다음, 세상에 대해 생각해보고, 그 세상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해보게 했다. 질문에 대한 답은 알려주지 않고 스스로 찾도록 했다. 어렸을 때부터 집안에서 퇴계 철학 교육이 이루어진 것이다.
     
퇴계 철학으로 사상적 기반을 닦은 아이는 의학을 공부하면서 인간과 문화에 눈을 떴고, 자연스럽게 인류학을 공부했다. ‘과연 인류의 핵심 현안은 무엇인가?’ ‘이 세계를 위한 나의 책임은 무엇이고,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관한 답을 찾고자 했다. 아이는 훗날 인류학을 바탕으로 한 ‘인간과 문화에 대한 이해’가 다양한 계급과 인종이 공존하는 미국에서의 활동에 큰 힘이 되었다고 말했다.
     
의사로서 아이는 생과 사를 인문학적으로 보는 동시에, 죽어가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철학이 아니라 ‘약’이라는 현실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었다. 아프리카에 의료봉사 갔을 때는 먼저 현지인과 동화된 후 그들에게 필요한 약과 의술이 무엇인지 살폈다. 대개 의료봉사를 가면 2박 3일 만에 돌아오지만, 그는 한 달 혹은 두 달씩 그곳에 거하곤 했다. 자신의 손길이 필요한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을 두고 떠날 수 없었다. 이것이 제대로 된 인문학 교육을 받은 의사와 받지 못한 의사의 차이였다. “의술은 부자들이 아니라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을 위해 써야 한다.” 그가 의사의 소명에 관해 정리한 관점이었다.
     
그는 어느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이야기하였다. “아버지의 말은 내 인생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나는 먼저 의사가 되었고 그 때문에 더욱 실제적인 입장을 갖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부딪히는 실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나는 여전히 철학과 정치학에 대한 열망을 잃지 않았습니다. 세상의 문제를 철학과 정치학의 시각으로 보려 했고, 그 때문에 의사가 된 뒤에는 인류학을 다시 공부했습니다.”
   
이 사람의 이름은 김용이다. 그는 하버드 의대 친구였던 폴 파머와 함께 국제봉사조직을 설립해 의료구호 활동을 벌였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세계보건기구 에이즈국 국장을 맡았다. 2005년에는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가 선정한 ‘미국의 최고지도자 25명’에 뽑혔고, 2006년에는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뽑혔다. 2009년에는 아시아계 최초로 미국 아이비리그 중 하나인 다트머스 대학의 총장이 되었고, 2012년에는 동양인 최초로 세계은행 총재가 되었다.
     
김용은 평소 대학생들에게 마틴 루서 킹, 넬슨 만델라 같은 월드 클래스 리더들의 책을 읽으라고 권한다. 이들의 생각하는 방식, 문제를 대하는 태도 등을 통해 진정한 리더십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김용은 세계은행 총재에 취임하며 철학적이고 인문학적인 메시지를 남겼다.
     
“나는 무엇이 되느냐에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무엇을 해야 하느냐를 늘 생각했습니다.”
   
    

 
지은이 | 이지성

1993년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1997년 첫 시집을 발표했고, 초등학교 교사 시절 집필한 『학원, 과외 필요 없는 6․3․1 학습법』(2003)으로 공식 데뷔했다. 2008년에 전업 작가가 되었고 지금까지 『꿈꾸는 다락방』 『리딩으로 리드하라』 『여자라면 힐러리처럼』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공저) 『고전혁명』(공저) 『생각하는 인문학』 『하루관리』(공저) 등 서른 권 넘는 책을 출간했다. 주요 저서들은 미국, 중국, 타이완, 베트남, 인도네시아, 일본 등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2000년부터 2008년까지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했다. 교사 시절 형식적이고 권위적인 교육 문화를 타파하고,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유명했다. 우리나라 최초로 학교 교실에서 인문학 교육을 시행했고, 교실로 상담실을 만들어 성적 스트레스와 음란물 중독, 자살 충동 등에 시달리는 아이들과 함께했다. 『학원, 과외 필요 없는 6․3․1 학습법』 외에도 『솔로몬 학습법』 『성공하는 아이에게는 미래형 커리큘럼이 있다』 『피노키오 상담실 이야기』 『가장 낮은 데서 피는 꽃』 등 여러 권의 교육 서적을 집필했다. 팬카페 ‘폴레폴레’ 회원들과 전국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인문교육 봉사활동을 6년 넘게 해오고 있다. 또 ‘한국기아대책’과 함께 탄자니아, 캄보디아, 인도, 라오스 등 20개 국가에 빈민 아동을 위한 학교를 세웠다. 앞으로 전국 대학가에 지역아동센터 인문교육 봉사활동을 뿌리내리고 해외 곳곳의 빈민촌에 100개의 학교를 세울 예정이다. 2014년에는 (주)차이에듀케이션을 설립하고, ‘1년 100권 제대로 읽기’ ‘처음 시작하는 논어’ ‘인문학 교육 스터디’ 등 부모와 교사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인문학 교육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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