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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Sep 22. 2017

06. 미래에는 누가 권력을 갖게 될까?

<미래를 보는 눈>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사회를 이루며 살아갑니다. 사람들 간의 관계 속에서는 이해와 가치의 충돌과 갈등이 빚어지기 마련인데 권력을 통해 이를 통제하는 것이 정치의 기능입니다. 정치란 한정된 자원을 합리적으로 배분하고 통제해 질서를 유지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정치학자 데이비드 이스턴(David Easton)은 정치를 ‘자원의 권위적 배분’이라고 명쾌하게 정의했습니다.

정치에서는 언제나 권력의 문제가 제기됩니다. 권력은 남을 복종시키고 강제할 수 있는 힘이기에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정당과 정당, 개인과 개인 간에 무한경쟁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국가, 사회, 거대 조직부터 소집단에 이르기까지 권력은 어디에나 존재합니다. 권력에 대한 정의 중 가장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것은 독일의 정치사회학자 막스 베버(Max Weber)의 고전적 정의입니다. 베버에 의하면 권력(Macht)은 ‘사회관계에서 한 행위자가 타인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의지를 관철할 수 있는 개연성’입니다. 권력이 있으면 자원이나 가치를 우선적으로 가질 수 있거나 배분할 수 있는 권한을 갖습니다. 자원이나 가치는 유한한데 인간의 욕망은 무한하기 때문에 갈등과 권력투쟁은 피할 수 없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거대 권력을 누가 갖는가에 따라 사회의 모습이 달라졌습니다. 중세시대에는 권력의 중심이 종교였고, 종교 권력은 국가나 국왕 위에 군림했습니다. 근대국가로 들어오면서는 종교와 정치가 분리되었고, 권력은 세속적 국가나 정부가 갖게 되었습니다. 자본주의의 발달과 함께 이번에는 기업의 힘이 커졌고, 경제 권력이 중심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역사적으로 권력은 종교에서 국가로, 국가에서 기업으로 이동했고 각각 교권, 정권, 금권의 형태로 변화해왔습니다. 정보화 혁명을 거치면서 도래한 디지털 시대에는 누가 권력을 갖게 될까요? 그 권력은 또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미래학자들은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면 권력이 국가나 기업에서 파워블로거, 파워트위터리안, 파워페이스북커 등 네트워크를 많이 가진 개인에게로 다시 넘어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합니다. 결국 사람과 사람 간의 연결에 기반하고 있는 네트워크가 중요해질 것입니다.



2015년 세계지식포럼 강연에서 돈 탭스콧(Don Tapscott) 탭스콧 그룹 CEO는 디지털 시대의 번영을 위해 인류는 네트워크를 통해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가치를 주고받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기술 진보로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의 양이 줄어든다면 그 일은 골고루 공유해야지 독점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에어비엔비의 공동창업자 네이선 블레차르지크(Nathan Blecharczyk)는 공유경제 시대에는 신용(Credit)이 아닌 ‘평판(Reputation)’이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네트워크에 기반을 둔 디지털 시대의 개인 권력자는 자신의 평판을 바탕으로 팔로어들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이것이 디지털시대의 새로운 권력 지형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국가는 어디일까요? 물론 중국과 인도입니다. 중국은 2016년 7월 기준으로 13억 7천만 명, 인도는 12억 7천만 명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 국가들보다 많은 인구를 갖고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바로 페이스북입니다. 페이스북은 자그마치 18억 명(월간 이용자 수 기준)의 사용자를 두고 있습니다.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했을 때 18억 인구를 갖고 있는 페이스북의 권력은 엄청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는 페이스북 팔로어가 2017년 3월 기준 8700만 명을 넘었습니다.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2015년 10월 24일 저커버그는 칭화대에서 중국어로 강연을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강연 동영상이 올라오자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조회수가 200만 회를 훌쩍 넘었습니다. 소셜미디어가 대중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이렇게 어마어마합니다. 저커버그의 동영상이나 포스팅에 대중들은 즉각적으로, 그리고 적극적으로 반응합니다. 순식간에 ‘좋아요’가 9만 개를 넘었고, 댓글은 7천여 개나 달렸습니다. 우리는 글로벌 기업 CEO라는 개인이 아니라 인터넷상에서 엄청난 네트워크를 가진 개인으로서의 영향력에 주목해야 합니다.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사용자 수가 많을수록 그 영향력은 더 커집니다. 미국 네트워크 장비업체 3COM의 설립자 밥 메칼프(Bob Metcalfe)는 ‘네트워크의 가치는 사용자 수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메칼프의 법칙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억압적인 국가에서 권력은 총구로부터 나옵니다. 민주적인 국가에서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옵니다. 초연결세상이 될 미래 사회에서 권력은 아마도 네트워크로부터 나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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