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더굿북 Oct 11. 2017

08. 주변의 시선이 두려워요.

<제 마음도 괜찮아질까요>


등장인물
철하 : 마지막 학기를 남겨둔 심리학과 학생으로 밝고 쾌활한 성격이다. 은주, 석영, 지선이 심리상담과 심리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은주 : 중소기업 인사팀에 근무하고 있다. 괴팍한 상사와 마찰이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아버지에 대한 트라우마가 되살아나서 마음이 괴롭다.

석영 : 사회학을 전공하는 학생인데, 교양과목으로 듣는 심리상담 수업에서 몇 년 만에 철하와 재회한다. 복학 전 취업한 직장에서 끔찍한 일을 당한 기억이 있다.

지선 : 미술을 전공한 후 미술 학원 강사로 일하고 있다. 중학교 시절, 남학생들에게 집단 괴롭힘을 당한 경험 때문에 아직까지 남자를 대하는 것이 불편하다.

은영 : 철하의 선배로 대학원생이자 학생상담센터 수련생. 석영이 학생상담센터에서 상담을 받을 수 있게 도움을 준다.

“저도 다른 사람들의 평판을 신경 써야 한다고 들으면서 자랐어요. 그래서 심리상담을 받고 싶지만, 주변의 시선이 두려워요. 제가 심리상담을 받는다는 것이 알려져서 사람들이 저를 이상한 사람으로 보면 어쩌죠?”



사실 은주도 심리상담센터에 오는 사람들이 정말 ‘미쳤는지’ 확인해보기 위해 이곳을 찾은 것입니다. 종종 영화나 드라마에서 심리상담을 받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상하게 표현되곤 합니다. 뜬금없이 소리를 지르거나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 말을 혼자 중얼거리는 모습으로 말이지요. 은주도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자신이 심리상담을 받고 싶다고 지인들에게 고민을 털어놓자 그들의 시선이 예사롭지 않음을 느꼈습니다. 

“맞아요. 물론 은주 씨를 이상하게 보는 사람도 있을 수 있어요. 반면 심리상담을 받기로 결정한 은주 씨를 용기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또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내색은 안 하지만 어쩌면 상대방도 심리상담 받은 경험이 있을 수도 있고요. 그런데 주변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나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포기해야 한다니 왠지 억울하지 않나요?”
“우리 모두 각자의 삶이 있고, 제 행동이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니까. 제가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은주 씨, 정말 멋져요. 지금 하신 그 말은 저도 주변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너무 힘들었던 시절, 집단상담에 꾸준하게 참여하면서 깨달은 사실이에요. 그런데 은주 씨는 저와의 대화를 통해서 금세 깨달았네요!”

그리고 또 한 가지, 많은 사람이 심리상담을 받기 전에 궁금해하는 것이 바로 비밀보장이나 상담 기록이 남는 것에 관한 내용입니다. 심리상담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바로 비밀보장입니다. 이는 상담자의 전문성에 관한 것이자 의무이기도 합니다. 만약 상담자가 내담자의 사례를 교육이나 수련, 저술을 위해 공개하기를 원한다면 반드시 내담자의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이 경우에도, 내담자의 이름과 인적 사항을 바꾸는 것은 기본입니다. 상담자가 상담 사례에 대해 지도감독을 받기 위해서 녹음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역시 내담자의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심리상담은 보험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기록이 외부로 공유되지 않고, 상담자는 심리상담을 위해 최소한의 기록만 한다고 들었는데, 맞나요?
“네, 정확히 알아보셨네요. 다만 상담자 개인이 운영하는 심리상담센터는 상담자만 기록을 볼 수 있지만, 많은 상담자가 근무하는 기업이나 학교 내 심리상담센터, 또 기업형 심리상담센터는 센터 내에서 권한을 가진 사람들도 기록을 열람할 수 있어요.”

이때 열람할 수 있는 기록은 심리상담 내용이 아니라 최소한의 인적사항입니다. 이름과 연락처, 상담을 시작한 날과 끝낸 날 정도이지요. 이런 기록 역시 행정 담당자가 업무를 위해 열람할 뿐, 개인의 호기심 때문에 보는 일은 절대 없습니다. 심리상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비밀보장입니다. 이는 심리상담센터에서 가장 민감하게 다루는 사안이지요.

“선생님 말씀을 들으니 마음이 편해졌어요. 무엇보다 상담을 받으러 오는 사람들도 저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이렇게 시간 내주셔서 감사해요.”

은주는 상담실을 나서면서 센터장과 가볍게 악수합니다. 마치 마음을 전달받은 것처럼 센터장의 손은 따뜻했습니다. 센터장과의 만남이 비록 심리상담은 아니었지만, 자신이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되어서 은주의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혹시 여러분도 심리상담에 대해 궁금하신가요? 그렇다면 은주처럼 용기내서 한번 심리상담센터를 방문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매거진의 이전글 06. 어차피 투표해도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