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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Nov 02. 2017

08. 에두아르 마네의〈풀밭 위의 점심 식사>

<당신이 알지 못했던 걸작의 비밀>


〈풀밭 위의 점심 식사〉는 1907년부터 장식예술박물관에서 전시되다가 1934년 루브르에 입성했다. 1947년에는 다른 사실주의회화들과 함께 주 드 폼 국립미술관으로 옮겨졌고, 1986년부터는 새로 문을 연 오르세 미술관에 소장되었다. 소장처는 여러 번 바뀌었지만 런던과 뉴욕에서의 전시를 위해 두 번 해외로 나간 것 외에는 항상 파리에 있었다. 이 작품에 주목하고 소문을 퍼뜨린 것은 예술가들이었다. 이 그림이 처음에 겪었던 부정적인 반응들은 마네가 흔히 말하는, 시대를 앞서간 화가 또는 이해받지 못한 천재였다는 사실에 대한 증거가 되었다.


마네는 소위 ‘스캔들을 통한 성공’을 얻었다. 부정적인 반응이 클수록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은 그를 더욱 떠받들었다. 파리에 밤이 찾아오면 바티뇰 거리의 카페에 앉아 있는 마네의 주위를 훗날 인상주의의 대가들이 될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클로드 모네, 에드가 드가, 알프레드 시슬레, 폴 세잔 등이 둘러싸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미술사의 획기적인 변화를 이끌며 대중과 살롱의 가혹한 비난을 받았던 인상주의자들에게, 공개적인 모욕과 끊임없이 맞서야 했던 마네는 정신적인 지주와 같은 존재였다. 마네를 순교자로 만들려는 인상주의자들의 시도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마네가 받은 냉대와 조롱은 사회적인 탄압으로 부풀려졌다. 사실 마네의 생전에도 그에게 긍정적인 비평가들은 있었다. 그 덕에 마네도 편안하게 그림을 계속 그릴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왜 그가 그토록 살롱에서 인정받으려 했겠는가?

훗날 미술가들은 도전적인 작품을 세상에 내놓은 뒤 미술계의 비웃음과 대중의 비난을 마주할 때면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 식사〉를 보면서 성공으로 가는 길이 얼마나 힘든지, 그리고 그 보상이 얼마나 큰지를 되새길 수 있게 되었다. 오늘날에도 스캔들은 충격에 민감하고 심지어 그것을 부추기기까지 하는 예술계에서 확실하게 이름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이다.

-“에두아르 마네의〈풀밭 위의 점심 식사〉-스캔들을 통한 성공” 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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