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더굿북 Nov 06. 2017

02. 에스키모인들이 화를 푸는 방법

<내가 나로 살아갈 자유>



에스키모인들은 화가 나면 무작정 걷는다고 합니다.
화난 마음 그대로 하염없이 걷는 것입니다.


한참을 걷다 화가 풀리면 그 자리에 막대기로 표시를 해둔답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왜 그토록 화가 났는지 분노의 이유를 돌이켜봅니다.
화가 난 이유를 알게 되면 마음은 다시 평정심을 되찾습니다.
이것이 에스키모인들이 화를 다스리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살다 보면 또 화가 치미는 일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그러면 다시 길을 나섭니다.
아무 생각 없이 또 무작정 그냥 걷습니다.
그렇게 가다가 예전에 자기가 꽂아두었던 막대기를 발견합니다.
그것을 보고 지금 자신의 마음상태가 어떤지 진단하게 됩니다.
‘아, 지금 내 마음이 예전보다 더 힘들어하는구나!’
하고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그러곤 계속해서 화가 가라앉을 때까지 다시 걷습니다.
돌아오는 길엔
무엇 때문에 그리 분노했는지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말이지요.

어떤 때는 화가 가라앉을 때까지 걸어도
막대기가 나타나지 않기도 합니다.
그럴 때는
‘아, 내 마음이 전보다 견뎌낼 만한가 보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그런 일상의 삶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서 말이지요.


에스키모인들은 화가 났을 때 싸우거나 회피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화를 다스리려 합니다.
화가 치밀어 오른 현상보다는
왜 화가 났는지 본질을 보려고 합니다.

저는 에스키모인들이 화가 날 때면 무작정 걷는다는 말을 듣고
반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걷는다는 구체적인 행동을 통해 마음을 치유한다는 것이
너무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저 또한 그러한 마음이 간절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화가 날 때가 있습니다.
저 자신 때문에 화가 나기도 하고
다른 이유 때문에 화가 치밀기도 합니다.
그러나 부아가 나고 분노가 치미는 것은
내 마음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원인이 마음에 있다면
마음을 다스리지 않고서는 화를 풀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도 이젠 그렇게 하렵니다.
화가 날 때는 속으로 삭이려고 애쓸 게 아니라
무작정 걸어보렵니다.
아무 생각 없이 그냥 하염없이 걸어보렵니다.
노여운 감정이 가라앉을 때까지 말이지요.

그리고 그 자리에 나만 알 수 있는 표식을 해두려고 합니다.
다음에 또 화가 났을 때
분노의 정도가 어느 수준인지 가늠해보고 싶어서요.
상처받은 내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사람은
결국 나밖에 없을 테니까요.

매거진의 이전글 07. 자습감독 교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