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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Nov 09. 2017

05. 아낄 것과 아끼지 말 것

<내가 나로 살아갈 자유>


음식을 먹을 때 제일 맛있는 것은 언제 드시나요?
맛있는 음식을 먼저 먹는 편인가요?
아니면 주로 맨 나중에 먹는 편인가요?

제 경우엔 아껴가면서 나중에 먹는 스타일이거든요.
맛있는 것을 미리 먹어버리면 아깝잖아요.
그래서 되도록 다 먹지 않고 아껴가며 먹곤 합니다.

옷을 사러 갔는데 마음에 드는 옷이 두 벌 있습니다.
하나는 가격이 5만 원이고 다른 하나는 10만 원입니다.
10만 원짜리가 앞으로 훨씬 더 잘 입을 것은 틀림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결국 가격이 5만 원 싼 옷을 고릅니다.
잘 입는 것보다는 당장 5만 원을 아끼고 싶어서 그런 것이지요.

무엇이든 아낄 수 있으면 아끼는 것이 좋은 일입니다.
굳이 낭비할 필요는 없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때론 좋은 것이라고 해서 너무 아끼다가
쓸 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 경우엔
오래 전에 생일선물로 받은 몽블랑 만년필이 그렇습니다.
가끔 새 책이 출간되고 저자 사인회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좋은 명품 만년필이라고 생각하여
가능하면 쓰지 않고 아끼곤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작 만년필을 쓸 일이
거의 없어져버리는 경험을 하게 된 겁니다.

아끼는 것들이 돈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좋은 물건들도 쓰지 않고 아끼다가
결국 쓰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끼는 것이 반드시 능사는 아니라는 반증입니다.

아끼지 말고 바로 써야 할 것 중에 단연 최고는 시간입니다.
내게 주어진 시간은 아끼려고 하지 말고 팍팍 써버려야 합니다.
오늘 내가 가진 24시간을 아껴 봤자 나중에 쓸 기회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살면서 가장 안타까운 말은
“나중에 하겠다!”는 표현입니다.
‘나중’이란 시간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결코 오지 않는 시간입니다.
나중에 하겠다는 표현은
결국 하지 않겠다는 말이나 다름없는 것입니다.

시간은 아껴두는 것이 아닙니다.
단 1초도 남김없이 모조리 쓰는 것입니다.
마치 귀한 음식을 남겨놓지 않고 말끔히 먹는 것처럼 말이지요.
오늘 하루 24시간을 아낌없이 불태우는 사람이
가장 잘 사는 사람입니다.
인생의 진정한 부자는
돈을 잘 쓰는 사람이 아니라 시간을 잘 쓰는 사람입니다.



그나저나 저도 음식 먹는 스타일을 바꿔야 할까 봅니다.
이젠 맛있는 음식부터 팍팍 먹어치워야 할까 봅니다.
아껴둔 음식 누가 날름 먹어버릴지도 모를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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